단짠단짠 글쓰기 '짓기와 거주하기' 1부- 후기

은가비
2021-04-04 23:11
436

  갑작스레 개인적 사정으로 현장에 참석하실 수 없었던 엘림 샘과 줌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온라인으로 참석하시는 엘림 샘과 함께 오늘의 클래스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병행된 수업이었다.

  이번주부터는 리처드 세넷의 '짓기와 거주하기'를 읽기 시작했다. 대다수의 분들이  '도시'라는 공간에 대해 조금은 전문적으로 설명해 나간 이 책이 약간 읽기 힘들었다고 하셨다. 나 역시 처음 보는 도시계획자들의 이름을 따라가며 내용을 이해하기에도 벅찼다. ㅜㅜ  우리는 도시에서 살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거주하기만 했지,  잘 알지는 못했던 것 같다. 겸목 샘은 책의 내용들을 순서대로 쉽고 짤막하게 정리해주셨다. 먼저 '비틀린', '소박한', '열린', '시테', '빌' 등이 이 책의 핵심 단어들이라고 알려주셨고, 이것들의 의미들을 쉽게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도시계획가들의 이름과 그들이 추구하고자 했던 도시의 모습과 지향점들을 요약적으로 알려주셨다. 다시 한 번 내용을 정리하니 책의 흐름을 이전보다는 더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세넨은 도시계획이 탄생되고 도시계획가들이 지향했던 도시의 가치와 그것이 구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세넨은 그 도시를 계획했던 도시계획자들의 의도와는 달리 그 도시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에 주목한다. 도시계획가 세대가 방식은 달랐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빌'을 달성하지 못했던 한계와 그들이 등한시했던 한 가지 요소, 그것은 '시테'를 구성하는 군중, 바로 그곳에 사는 인간 집단임을 지적한다. 우리는 도시계획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도시 안의 우연들과 시테의 복잡성들에 대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으로 만남의 장이 이루어지는 현상에 대하여 과연 이것도 '시테'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함께 의견을 나눴는데, 줌(zoom)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직은 어색하고 불편하다고 하시는 분도 계셨고, 이미 그것이 너무나 당연시되어 우리의 삶 곳곳에서 공적, 사적인 소통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것 역시 사실이라고 하시는 분도 계셨다.  가상공간이 또 하나의 '시테'로 탄생하고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는 여러 사례들도 함께 나누었다. 또한 서로가 살고 있는 도시의 '빌'과 '시테'를 소개하고, 도시의 삶 속에서 자신의 가면과 불안을 지닌 현대인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공간과 장소는 결국 그곳에 담겨있는 사람들과 군중들에 의하여 그곳의 공기와 성격이 결정되며,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도시는 살아숨쉬고 변화하며 또 소멸해가고 다시 또 탄생하는 생물인가보다.

일요일마다 모이는 이 '시테' 속에서 내가 계획하지 않았던 어떤 것들이 만들어질지 기대해보고 싶다.

 

 

 

 

 

 

 

댓글 7
  • 2021-04-05 07:57

    비틀린/열린/소박한 과 함께 세넷이 생각하는 키워드는 '우연한 발견'의 순간들인 것 같아요. 계획과 달리,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만들어내는 것과 그것에 인간이 적응하고 변형해가는 것! 이 알 수 없는 활력에 세넷은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져올 불안과 공포가 있고 설렘과 기대가 있죠. 어쩌면 한끗 차이인 이 양극단을 우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이 점이 <짓기와 거주하기>를 읽는 동안 이야기나눠야 할 부분 같습니다. 월욜 출근하실 텐데 일욜 밤 늦게 후기 올리느라 은가비님 피곤하실 것 같아요! 이번 한 주도 잘 보냅시다^^

  • 2021-04-05 08:20

    도시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보면서 또 어디로 갈지 모르는 현재를 살고있는 우리는 정말 불안과 공포와 동시에 기대와 설렘을 가질수 있는것 같아요

    우리의 삶을 함께 고민하는 우리의 시테를 우선 잘 만들어가보면 좋겠습니다^^

    부지런한 은가비샘

    좋은 후기 감사해요~~

    • 2021-04-05 09:51

      제가 올해 휴직중이라 여유좀 부리고, 하고싶었던것들을 기웃거리고 있어요. ㅋㅋㅋ

      수업 때마다 겸목 샘 말씀 들으며 머리와 가슴에 부딪히는 단어들이 종종 있네요.. 

      어쩜 우연히..가볍게.. 옆의 구멍들을 찾아.. 올해를 가보고 싶습니다 ㅎㅎ

  • 2021-04-05 09:08

    줌으로 듣느라 놓친부분들을 잘 정리해주셔서 저도 어제 수업을 다시한번 정리할 수 있어 좋네요! 감사드립니다^^ 저도 낯선 감각의 책이라 어려운부분들이 잇었는데 겸목샘이 중요 포인트를 짚어주시고 정리해주신 후 저희의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럼 다음주엔 꼭! 뵙겠습니당~~^^

  • 2021-04-05 10:03

    제 느낌엔 어제 모임에서 유난히 웃음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제 조금씩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있고, 책이 참 어렵다고 모두 공감했고, 겸목샘의 설명을 통해 "아, 그런 내용이었구나" 이해할 수 있었고, 각자 사는 곳에 대한 이야기와 정보를 나누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은가비샘이 발제문을 읽어주실 때 내용도 내용이지만 읽어주시는 진실한 톤 때문에 더욱 공감이 되었던 것 같은데 좋은 후기도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공부하고 느끼는 것들을 실제 실천하며 살고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에 많이 감탄했습니다. 저의 삶은 주말 공부와는 상관없이 따로 가고 있는데, 저도 이 모임을 통해 공부와 삶을 일치시킬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2021-04-05 11:58

    이번 단짠 텍스트들의 제목은 무척 딱딱해 보이지만,  생각지 못한 당연시 살아왔던 삶의 대한 질문들과 혼란스러움.. 그럼에도 발견되는 각자의 삶과의 마주침들을 허심탄(?)하게 이야기가 깊어지면서, 텍스트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는 거 같아요~ 긴장되는 각자의 길에서 일요일 오전모임은 단짠다움 같아요~ 은가비샘의 발제에서 느껴지는 "자유"에 대해 더 이야기 듣고 싶었는데 마지막 구절이 들은거 같네요^^ 계획되지 않는 길에 대한 기대!! 은가비쌤의 잠깐 멈춘 이시간을 자유롭게 누려보시는 모습 저도 기대됩니다!!

  • 2021-04-05 22:32

    이번 세미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라는 동일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이라 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어요. 도시개발의 역사를 알게 된 것도 재미있었구요. 무엇보다도 샌델의 이야기보다 좀더 희망의 끈을 볼 수 있어서 세넷의 글이 흥미로워요.^^

    우리가 사는 '빌'을 도시계획자들에만 맡기지 말고, 빌과 시테가 조화로운 사회가 되도록 열린, 소박한  '시테'를 창안해 낼  방법을 공부해나가면서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ㅎㅎㅎ  그리고,  겸목샘이 인상깊게 읽으셔다는 제인 제이콥스의 '미국인의 죽음과 삶' 도 함께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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