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관리자 2020.10.25 조회 127
          김해완 청소년 때 인문학 지식공동체인 남산강학원에 눌러앉아서 오 년간 읽는 법, 쓰는 법, 질문하는 법을 배웠다. 그 후로 쭉 글쓰기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2014년에는 남산강학원과 인문의역학 연구소 감이당이 함께 하는 MVQ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뉴욕에 가서 살짝이나마 세계를 엿보았다. 2017년에는 공부와 실험을 계속하기 위해 쿠바로 넘어갔다가, 공부의 방향을 의학으로 틀게 되었다. 앞으로 신체와 생활이 결합되는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 저서로는 『다른 십대의 탄생』(2011),『리좀 나의 삶 나의 글』(2013),『돈키호테, 책을 모험하는 책』(2015),  『뉴욕과 지성』(2018)이 있다.         좋은 사람, G   G는 좋은 사람이다. 인상은 우악스럽고 언사도 직설적이지만, 사람을 대할 때는 마음을 부드럽게 열어둔다. 머리가 비상한데다가 익살스러운 면도 있다. 젊은 시절에는 ‘올바름’의 외피를 입은 고집이 그의 우정의 경계선을 좁게 제한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과 함께 병색이 깊어질수록 어깨의 힘은 빠지고, 커져가는 외로움에 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법을 익혔을 것이다. 이제는 완연한 노인인 그의 취미는 아침마다 집 청소를 끝내고 대문 앞에 앉아 시가를 피우는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을 건다. 집 앞 공원에서 뛰어 놀던 꼬마들이 종종 목이 마르다며 물 한 잔 달라고 찾아온다.   마을 사람들은 G가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동네의 원주민이다. G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태어났다. 원래는 G의 할아버지가 소유했던 집이었다. 그 후 어린 시절은 부모님을 따라 다른 지방에서 보냈지만, 어른이 된 후 아바나로...
관리자 2020.09.26 조회 304
      김해완 청소년 때 인문학 지식공동체인 남산강학원에 눌러앉아서 오 년간 읽는 법, 쓰는 법, 질문하는 법을 배웠다. 그 후로 쭉 글쓰기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2014년에는 남산강학원과 인문의역학 연구소 감이당이 함께 하는 MVQ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뉴욕에 가서 살짝이나마 세계를 엿보았다. 2017년에는 공부와 실험을 계속하기 위해 쿠바로 넘어갔다가, 공부의 방향을 의학으로 틀게 되었다. 앞으로 신체와 생활이 결합되는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 저서로는 『다른 십대의 탄생』(2011),『리좀 나의 삶 나의 글』(2013),『돈키호테, 책을 모험하는 책』(2015),  『뉴욕과 지성』(2018)이 있다.       “토성의 위성들 사이에 술탄처럼 자리를 잡고 앉아 아주 추상적인 인간을 하나 떠올려 보자. 그러면 인간이 경이롭고 장엄하며 비통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같은 자리에서 인류 전체를 생각하면 당대의 사람들이거나 유전적인 차원에서 보더라도 대부분 쓸모없는 복제품 군상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미천한 신분이어서 고귀한 인간성의 모범 사례와는 거리가 멀지언정 피쿼드호의 목수는 결코 복제품이 아니었다.” (허먼 멜빌, 강수정 역, <모비딕 하>, 열린문학, 107장, 2013)       누군가의 존재감이 미치게 가슴을 파고들 때가 있다. 고귀함이나 미천함과는 상관없다. ‘인간 추상’의 성질 중 하나로 돌리기에는 너무 새로운데, 그 얼굴은 복제품처럼 늘어선 군중 속에 묻히지 않고 긴 여운을 남긴다. 달리 설명할 말이 없어서 결국 그 사람의 이름만 고유명사로, 하나의 개념으로서 남는다. 지난 7년 간 나는 “피쿼드호의 목수”를 찾아다녔다. <모비딕>의 주인공 이슈마엘처럼 광대한 바다를 항해하지는 않았으나, 내가 몸담았던 아메리카 대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