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씨춘추-5회 후기

단순삶
2021-11-08 07:16
291

여씨춘추 세미나 5회는 먼저 『중국제국을 움직인 네 가지 힘』 책중에 진한의 사상과 정치체제와 관련된 1~4장을

논의했다. 이 부분은 진한이 천하를 통일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상이 생겨나고 그 사상들이 서로 대립·논쟁하고

통일·종합되어가는 흐름 속에 결국 유교가 국교화 되는 것을 애기하고 있다. 天사상과 천하 속 인간, 국가체제,

유교의 국교화 순서로 훑어보며 매우 열띤 토론을 하였다.

그 중 도가가 사용하던 '자연'이라는 개념에 대해 뜨겁게 토론했는데 그것은 '스스로'와 '저절로'란 의미로 사용되는

자연을 설명하는 문장서술에 애매함으로 그 의미가 헤갈려서 그랬었다. 『노자』의 '자연'은 도·성인이 가진

주재성·지배성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만물·백성이 자기 힘으로 존재·변화하는 자율성·자발성을 인정하는

기능이 있었다. 그러니까 '자연'은 '스스로'에서 '저절로'의 의미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스스로'는 객체로

도에 의해 존재·변화하는 피주재의 뜻이고 '저절로'는 자기 힘으로 존재하고 변화하는 자율성을 가지고

있음을 말한다. 그러나 『여씨춘추』에서는 '스스로'의 뜻인 '자연'을 쓰고 있는데 이것은 새로운 통일제국의

군주의 세(勢)를 실어주기 위해서 그런 것 같다.

이번주 책인 『중국고대사상사론』에서 언급한 『회남자』의 '무위'는 이치에 따라 일을 하고 바탕에 따라 공을

세우는 것이라고 하며 '스스로 흐르는 것'이나 '스스로 자라나는 것'인 노장(老莊)식의 완전한 방임에 반대하고

유가와 농가, 그리고 법가의 적극적인 현실참여적인 태도라 말한다. 그러니까 '저절로'의 의미를 더욱

확대해석하여 본 것 이라 한다. 토용님도 이 부분에 대해 정리를 해 오셔서 헷갈리는 부분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여씨춘추』는 「팔람」중 「유시람,효행람,신대람」 부분을 읽고 와 애기 나누었다. 제자백가의 좋은 사상은

다 가져와 자기의 입맛대로 바꿔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 내어 그런지 읽기 까다롭다는 의견이 대체로 많았다.

여울아님은 음양가의 있음의 철학과 도가의 없음의 철학 사이의 차이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음양가의 원리에

대해 궁금증을 나타내셨다. 가마솥님은 각 편 중 눈길이 가는 부분들을 정리해 오셨는데 '순응'이란 단어가

많이 보였다. 아마 이번 주 글에서 순응에 대한 부분이 많이 와 닿으셨나보다. 천지에 순응하고,

상대에 순응해서 논설하고...

벌써 5회차가 끝났는데 너무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무엇을 주제로 글을 쓸지 감이 안 잡힌다.

그래서 편명대로 어떤 사상인지 정리하여 사상가대로 한번 훑어보는 것도 좋겠단 여울아님의 제안이 있었다.

 

다음 주, 아 후기가 늦어(^^;;;) 이번 주는 『중국고대사상사론』에서 「진한철학의 특색」과 『여씨춘추』는

「팔람」중 「선식람,심분람,심응람」 부분을 읽어오는 거예요.

댓글 3
  • 2021-11-08 08:49

    읽을 때 별달리 문제의식을 못느꼈는데, 아.. 그 문장 헷갈리게 번역된 거지요?? 지금도 그 문장은 납득이... 암튼 자연도 그 의도에 따라 자발성과 자율성까지 함의하는 뜻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인데, 요즘에는 스스로나 저절로나 평소 문맥에서는 차이를 두지 않고 자발성으로 해석하지 않나요? 이 단어가 또 <대학>에 가서는 문제적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순 있어. 하지만 물을 마시는 건 직접 해야 한다... 는 의미로 자발성을 사용했던 것 같거든요. 유가들의 해석은 스스로에 가까울까요? 저절로에 가까울까요? ㅎㅎ

  • 2021-11-09 04:51

    우리말 뜻으로 보면 '스스로'나 '저절로'가 유의어여서 더 헷갈렸던 것 같아요. 

    일본어 원문을 한번 보고 싶네요. 그러면 좀 명확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어쨌든 '자연'에 대한 의미가 여씨춘추에서는 자율적인 주체가 아닌 어떤 힘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으로, 

    노자에서는 자기 힘으로 존재하고 변화하는 자율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 2021-11-09 09:34

    여씨춘추는 아무래도 진의 통일의 정당성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해석을 해서, '자연'에 대한 해석에서 자율성과 자발성을 빼고 말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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