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씨춘추-4회 후기

여울아
2021-10-29 15:16
217

하버드 중국사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친족과 종교, 문예부분>

친족에서는 당시 진한시대 여성의 지위가 갖는 이중성(모순)을 부각시킨 저자의 시각이

날카롭다는데 모두 동의를 했었지요. 그가 주장하는 이중성이란 여성의 지위가 부계친족 내에서는 남성의 부속물이지만

가구 내에서는 어머니로서 아들에게 상당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말합니다.

<열녀전>과 기타 에피소드를 근거로 해서 친족내에서 어머니에게 요구되는 것은 사사로운 사랑이 아니라

공의였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이외 진한시대 남녀노소와 관련한 의례와 통념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오히려 현대 중국보다 더요^^ ㅎㅎ

 

주나라 초기의 의례가 함께 연회를 즐기는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친족관계를 강조했다면,

전국시대 말에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분리가 상장례의 주된 목적이 되었다.(351p)

 

진한시대 종교와 관련해서 단순삶님은 이 당시 산 자와 죽은 자, 보이는 세계와 그렇지 않은 세계 등

점차 분리하기 시작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이것을 지난 학기 인류학 세미나에서 공부한 유동적 지성의 회복과

연결했는데요. 우리 자신이 보이지 않는 것들의 세상과 연결된 자연적 존재, 우주적 존재라는 것을 깨달아야

대칭성 사고, 유동적 지성을 회복할 수 있다.... 근대 이후 우리는 무언가 계속 분리하고 경계 짓는 것에 익숙해져서

전체성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이었습니다. 

 

가마솥님은 중국의 경전을 탐구하는 듯이 하더니만, <여씨춘추>가 그래서 언제 완성되었느냐는 

답을 찾겠다고 서핑을 서핑을... 어마무시 하게 하셨더라구요. <사기>, <한서> 등 각종 경전 기록을 탐색하셨네요. 

그 발단은 이번 주 읽은 <십이기>의 서의 때문입니다. 여기에 진황8년, 즉 즉위후 6년이라는 기록이 나오거든요. 

여불위가 당시 촉나라로 쫒겨난 후인지 여부도 여전히 논쟁이라고 합니다. 어쨌거나 통일전 20년전 쯤에 

편찬을 시작했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동의가 있었습니다. 

 

<여씨춘추> 겨울편 - 맹동기/중동기/계동기

주로 상례의 간소함과 선비의 지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왜 하필 겨울은 죽음을 주로 다룰까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문이었는데요. 

음양가들에게 겨울은 사망을 주관하는 계절이기 때문에, 여불위가 죽은 자를 편히 모시고 검소하게 장례를 치루는 것을

강조하는 묵가의 주장을 소개하고 있는 것은 당시 호화의례가 사회문제가 되었던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외의 나머지 편들은 모두 선비의 지조, 절개, 청렴을 다루고 있는데, 이들의 주장이 유가인 듯 유가 아닌 듯 하다는

의견이있었습니다. 책에는 논어의 칠조개 등의 학파의 주장을 싣고 있는데, 이들은 유협의 무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토용샘은 귀신처럼 줌 화면에 얼굴만 둥둥 떠있고 세미나시간에 한 마디도 할 수 없었지만  

메모를 통해 유협의 무리들이, 뭔가 경전을 읽은 조폭의 무리들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해서 혼자 속으로 박장대소. 

아주 적확한 표현이었습니다. 전국시대 말 여불위에게는 글만 읽는 유생 나부랭이보다는 유협의 무리가 더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다음 주는 <중국 제국을 움직이는 네가지 힘> 1장을 읽습니다.  <여씨춘추>는 팔람을 시작합니다. 

유시람, 효행람, 신대람까지 읽습니다. 

 

댓글 2
  • 2021-10-30 05:34

    시대상황에 따라 士의 정의가 조금씩 다르게 변주되는 것이 재밌네요.

    좀 무서우시겠어요. 귀신 같은 얼굴이 떠있어서 ㅋㅋㅋ

  • 2021-11-03 08:27

    인원이 줄은데다 토용님까지 멀리 가셔서 매주 발제하는 부담이 있네요..ㅎㅎ

    이번주는 마음이 너무 바빴어요. 

    왜캐 내용도 방대해요...제자백가 이것저것 섞어놓아 아주 더 생각할게 많은거 같고 

    아주아주 머리가 아픕니다. ㅋㅋㅋ

    머리 돌아가는게 하는데는 아주 짱입니다.

    머리가 핑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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