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여울아
2021-10-12 03:47
177

<여씨춘추>를 처음 접한 회원들의 감상과 메모를 훓어보겠습니다. 

 

가마솥님은 여불위가 진왕 정과 권력투쟁에서 법가의 강력한 군주론과 신도가(新道家)의 사상이 어떻게 겨룰 것인지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십이기를 읽기 시작했을 때는 음양오행 사상이 불편함?을 주었다고 합니다.

하기도 그럴 것이 왜 숫자는 8이고 맛은 신맛이고 냄새는 누린내인지...

각종 별자리와 복잡한 계절의식은 과연 정치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입니까. 

 

그래서 가마솥님은 왜 이 책을 여불위가 편찬했는지를 공부하는데 집중하셨습니다. 

특히 오행사상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음에 따라 그 이치를 반영한 정령(政令)을 실행하는 것이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어, 완전한 삶에 이를 수 있다는 월령사상에 주목하셨는데요.

태양은 최고의 위치이고, 그 위치에 따라 사시(四時)가 결정되지만 사시의 운행은 오행이라는 이치에 의해서 수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위계는 제왕의 권력을 정당화하면서도 동시에 그를 통제하는 양면적 성격을 갖게 됩니다.

여불위가 월령사상을 제왕의 이미지 정치에 사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셨는데요.

저는 이미지 정치라는 말이 오늘날에는 말만 있고 정책은 따르지 않는 속 빙 강정이나 국민 기만처럼 여겨져서

과연 <여씨춘추>에 적절한 표현인가 의문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에 수록된 수많은 행동강령들은 적어도

정책과 이미지를 분리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와 반대로 단순삶님은 아주 신이 나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별자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고,

천자의 거처가 봄에는 청양, 즉 동쪽 방향의 북쪽실/중앙실/남쪽실인 것조차 흥미롭다고 하실 정도로

특히 매월 정령(政令) 파트에 관심이 많다고 하십니다... 

복잡하고 세세한 내용들을 표로 작성해오신 것만 봐도 얼마나 신바람 나셨는지.. ㅎㅎ

앞으로 <여씨춘추> 스프레드시트로 작성해서 다같이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r3Qma9Etw8S6QPByuF2YgLWEn_RsfKrFsGUnSh4FJKg/edit#gid=0)

 

토용님은 십이기의 시작(정월)을 맹춘으로 잡은 것은 하력(夏曆)을 따른 것인데,

진나라는 10월인 맹동을 정월로 사용했는데, 왜 <여씨춘추> 편찬자들은 하력을 썼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찾아보니, 춘추전국시대는 주력(周曆), 하력, 은력 3가지를 사용했는데, <춘추>,<맹자>, <좌전> 등은 모두 주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중국이 워낙 땅이 크다보니 지역마다 각기 다른 책력을 사용했던 것 같은데,

통일제국을 염두에 두었을 때 하력이 가장 많이? 혹은 영향력이 컸던 것 아니겠냐는 얘기를 했었는데요.

찾아보니, 은력은 고정되지도 않고 제사를 중심으로 한 달력이었고, 하력은 농사일에 가장 잘 맞는 달력이었다고 합니다.

여불위답게 실용적인 선택을 해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통일 후 진왕은 주력을 사용했고, 한무제때 하력으로 변경)

 

저는 십이기 구성에 관심을 좀 가졌습니다. 십이기에서 춘하추동 각 사시는 맹춘기/중춘기/계춘기처럼 3개월로,

각 기마다 첫 편은 월령(정령), 나머지 네 편은 계절에 맞는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봄이라는 계절에 맞게 주로 생명과 그 생장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그 이치에 따른 온전한 삶,

양생에 대해 집중을 했습니다. 여기서 양생이란 본성대로 장수하는 것, 천수를 누리는 것입니다. 

저의 질문은 양생이 위아(爲我)와 어떻게 다른가였습니다. 다음 기회에 위아를 좀더 공부할 필요가 있겠지만,

양생이 개인주의와는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이 저의 질문이었습니다. 제왕들의 개인적인 양생에 관한 삶의 태도가

국가 경영에도 영향을 준다는 입장은 양생이 사익과 공익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장들에서 또 묵가와 유가의 견해가 혼재되어 모순적이기도 합니다.

이런 모순적인 주장이 한 책에 공존하는 것이 허술한 것도 같지만 한편으로는 다양성, 실용성 면에서는 훨씬 효과적이겠지요^^

 

 봄의 대략적인 구성과 분류를 염두에 두고 다음 여름으로 넘어가면 읽기가 훨씬 수월할 것 같습니다. 

봄(春) 1 2 3 4 5
맹춘기 음력 정월-군대를 동원하지 않는다 본생-음양가/도가/양생 중기-음양가/도가/양생  귀공-유가(公) 거사-묵가(私)
중춘기 2월 - 새싹을 보살피고 외로운 사람을 보살핀다 귀생-음양가/도가/양생  정욕-음양가/도가/양생  당염-묵가(尙賢) 공명-유가(仁政)
계춘기 3월 - 단비가 내릴만한 時行과 노역 징발 진수-음양가/양생  선기-도가/양생(無爲) 논인-도가(無爲) 환도-음양가

 

마지막으로 봉옥님이 이번 주부터 합류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미국에서 다니러 온 큰 딸의 체류가 길어지고 봉옥님이 미국에 다녀올 가능성도 있어서 이번 분기는 참석이 어렵다고 하셨거든요. 

암튼 환영합니다~ 봉옥님~

 

이번 주는 본문은 십이기 중 여름, 맹하기/맹중기/맹춘기 3편을 읽습니다. 

2차 텍스트는 하버드 중국사 진한편 1장(여울아), 2장(단순삶), 3장(가마솥)을 읽습니다. 

발제는 없고, 각자 메모를 준비합니다~

댓글 1
  • 2021-10-12 09:53

    봄날이 중요하냐는 제목에 깜짝.

    우리 세미나가 인기만발한 줄 알았네.

    봄날이 그 봄날이 아닌 것을

    맹하기를 읽을 때에 알았다네.

     

    그나저나   하버드 중국사도 발제가 아니고, 메모 이지요 ?

    발제하자니 역사이야기이라 어떻게 하나 감이 안와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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