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마지막 시간, 미니 에세이데이 후기

고은
2020-10-26 23:33
315

 

논어 세미나가 쉼 없이 달려오고 있습니다. 분기 중간에 쉬는 날이 없이 말이죠.

3분기 마지막 시간에는 미니 에세이를 발표했습니다.

 

 

 

고로께 선생님은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자리 인>이라는 글을 발표하셨습니다.

핑거레트의 <공자의 철학>을 중심으로 예식을 통해 사람이 사람답게(仁)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이 최근에 겪으셨던 부모님과의 일화를 글의 서두와 말미에 붙여주셨는데요,

어머니의 마음 한자락 조차 헤어라지 못하고 계신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셨습니다.

 

"공자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은 무엇이었을까? 핑거레트는 '예' 즉 예식을 통해서라고 말했다. 인간의 '인간다움'은 자기 주위의 존재들과 함께 진지한 마음의 자세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예식행위를 통하여 드러난다. 인간의 존엄성은 개인의 '이성-자유-선택-책임' 등의 일련의 고리 속에서 밝혀지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 주위 사람들과 아무런 마찰이나 갈등 없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더불어 '신성스런 예식?'에 참여하는 데에 드러난다는 것이다."

 

 

 

토용 선생님은 <예기가 될 수 있을까?>라는 글을 발표하셨습니다.

고로께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핑거레트의 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셨습니다.

공자가 자공을 제사에 쓰이는 그릇이라고 평한 일화를 푸시면서 공동체에 어울리는 인간으로 거듭나야 함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까 공자는 자공을 보고 군자가 아니라고 혹평했던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서 예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제자라고 호평했다는 것입니다.

 

"예절이 몸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인내의 시간을 통과하며 성숙한 인격을 가진, 공동체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는 수행된다. (...) 제사에서 쓰이지 않고 단지 장식용으로 호련을 모셔둔다면 그것은 그저 값비싼 재질로 만든 그릇일 뿐 예기가 될 수는 없다. 예기가 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본인한테 달려 있다. 자신이 속한 사회, 공동체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의해 자신의 가치가 실현된다. 즉 자신을 도덕적, 인격적으로 완성된 인간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저는 <춘추좌전>을 중심으로 공자가 살았던 당시의 인물인 안영과 제경공에 대해 살피고

이들과 공자가 어떤 관계였는지를 탐구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이들이 <춘추좌전>과 <논어>에 등장하는 부분을 크로스하며 살펴보았습니다.

제경공은 안영이 무너지면서 함께 무너진 훌륭하지 않은 군주로 평가되지만 저는 그릇이 큰 인물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안영이 공자 등용을 막은 부분에서는 그 둘이 가진 미묘한 차이를 주목해보고자 했습니다.

 

<안씨춘추>에 따르면 안영이 공자와 같은 유자들이 예를 지키다 허례허식에 치우쳐 백성들을 살피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춘추좌전>에서는 안영이 제경공에게 예를 따라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심지어 예로 다스려야한다고 설명하는 그 부분은 공자가 제경공에게 정치에 대해 조언할 때 말했던 '정명론'과 결을 같이합니다.

안영과 공자가 완전히 다른 사상을 가졌다기보단, 현실에서 움직일 때 차이를 가지지 않았었나 추측해보았습니다.

 

 

 

여울아쌤은 <오랑캐 없는 중원은 없다>에서 공자가 오랑캐를 어떻게 생각했을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날 중국의 중화중심주의에서 공자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요,

현재 중화중심주의가 지역적인 중화중심주의라면 공자는 문화적인 중심주의를 주장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공자가 <논어>에서 직접 오랑캐를 언급한 부분을 가지고 오셔서

공자는 자국의 문화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에 따르면 따로는 중화지역도 별 볼일 없다고 여기기도 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는 중원과 주변부를 나누는 방식으로 오랑캐를 구분하지 않았다. 그는 과감하게 오랑캐를 향한 손가락질을 중원의 제후국으로 돌렸다. 누가 오랑캐인가? 그에게는 예법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들이 오랑캐였다. 따라서 오랑캐냐 아니냐 혹은 오랑캐 땅이냐 아니냐는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 그가 두려워한 것은 오랑캐가 아니라 피발좌임하고 오랑캐처럼 사는 것이었으리라."

 

 

 

다음 분기에는 조금 더 스무스한 텍스트들을 읽으며 글을 쓰는 데 집중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논어 세미나는 쉬지 않으므로... 바로 다음 시간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허허

 

 

 

댓글 1
  • 2020-10-27 20:25

    오늘 4분기 시작했는데, 최종에세이 뭐 쓸까 고민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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