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6회차 후기

토용
2020-10-04 20:20
324

『논어』를 입체적으로 읽기 위해 선택한 책 『춘추좌전』. 공자가 修(부족한 부분을 고침)했다는 『춘추』의 주석서이다. 공자와 관련이 있는 소공, 정공, 애공 부분만 뽑아서 읽어도 상당한 분량이지만, 처음에는 그렇게 읽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더군다나 우리가 읽고 있는 이 책은 『좌전』 번역본도 아니고 그걸 풀어쓴 책이라 『좌전』이 어떤 책인지 제대로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춘추』의 삼전 중에서도 한나라 때는 『공양전』과 『곡량전』이 『좌전』에 비해 더 권위가 있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공양전』과 『곡량전』이 이치를 정교하게 규명하여 한나라가 통일 제국으로 발전하는데 제도적, 이념적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다.

구두로 전승되었던 앞의 두 전에 비해 『좌전』은 전국 시대 문자로 쓰인 책인데, 전한 말 유향이 황실서고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옥편을 찾아보면 예문에 『좌전』의 용례가 많이 나온다. 『좌전』에 쓰인 뜻이 그대로 한자의 뜻이 된다.

『좌전』은 『공양전』과 『곡량전』에 밀려서 인정을 제대로 못 받다가, 한나라 멸망 이후 3세기 晉의 두예가 『춘추경전집해』를 편찬하면서 주류로 확고히 자리 잡게 된다.

 

『좌전』은 작자와 저술연대를 둘러싸고 여러 설이 분분하다. 『좌전』을 지었다고 알려진 좌구명은 노나라 태사로 공자와 동시대 인물이다. 『논어』 <공야장> 24장에도 나온다.

“子曰 巧言令色 左丘明恥之 丘亦恥之 匿怨而友其人 左丘明恥之 丘亦恥之”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꾸미고 지나치게 공손한 것을 좌구명이 부끄러워했다. 나 또한 이를 부끄러워한다. 원망을 감추고 그 사람과 사귀는 것을 좌구명이 부끄러워했다. 나 또한 이를 부끄러워한다.)

이것을 보면 공자에게 인정받은 꽤 괜찮은 인물인 것 같다.

 

『좌전』의 저작동기에 대해서는

  1. 공자 사후 공자의 제자들이 『춘추』의 풀이를 제각각 하는 것을 본 좌구명이 올바른 뜻을 밝히기 위해 저술했다.
  2. 사관인 좌씨 집안사람들의 집단 저술이다.
  3. 좌구명은 공자와 함께 노나라에 보관되어 있던 사료를 함께 본 사관이다. 좌전을 지은 누군가가 좌구명의 이러한 위상을 이용해서 그의 이름을 빌려 왔다.

이런 여러 설이 있지만 대체로 『좌전』의 저술 시기를 전국 시대 초로 보고 있다.

 

‘중국 문화의 원형이 담긴 타임캡슐’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저자는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원천으로 이 책을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좌전』을 문학서, 역사서, 병법서, 예서, 교과서, 심지어 논술교재까지 아우르는 책이라고 한다. 거기다가 청소년용이라 그런지 설명이 아주 쉽게 되어 있다. 잘 모르고 있던 것,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을 쉽게 설명해주어 나름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에 『좌전』을 읽다가 말았었는데,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기』와는 또 다른 맛이 있을 것 같다.

 

 

 

댓글 2
  • 2020-10-05 08:25

    음~ <좌전> 다시 읽어야 겠죠?

    • 2020-10-05 09:59

      yes!!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98
묵가는 왜 소멸했을까?
여울아 | 2023.06.27 | 조회 222
여울아 2023.06.27 222
197
후기 : 묵자와 공리주의 (1)
토용 | 2023.06.17 | 조회 231
토용 2023.06.17 231
196
묵자가 진나라의 기틀을 다졌다구요?? (1)
여울아 | 2023.06.07 | 조회 247
여울아 2023.06.07 247
195
후기 : '묵경'과 과학기술 (1)
토용 | 2023.06.06 | 조회 226
토용 2023.06.06 226
194
묵자는 반전주의자인가? (2)
여울아 | 2023.05.26 | 조회 233
여울아 2023.05.26 233
193
후기 : 묵자의 천(天)과 귀(鬼) (1)
토용 | 2023.05.22 | 조회 190
토용 2023.05.22 190
192
<절용>, <절장>, <비악>을 중심으로  (1)
여울아 | 2023.05.03 | 조회 341
여울아 2023.05.03 341
191
후기 : 묵자 사상의 키워드 兼 (1)
토용 | 2023.04.27 | 조회 212
토용 2023.04.27 212
190
묵자가 백이 숙제의 자손이란 말인가?(후기) (1)
여울아 | 2023.04.24 | 조회 232
여울아 2023.04.24 232
189
<묵자> 후기 : 묵자는 누구인가 (1)
토용 | 2023.04.17 | 조회 250
토용 2023.04.17 250
188
장자 에세이 모음 (2)
토용 | 2022.12.21 | 조회 293
토용 2022.12.21 293
187
[2023 제자백가세미나] 전쟁과 평화의 시대, 묵가와 병가 읽기 (2)
여울아 | 2022.12.20 | 조회 864
여울아 2022.12.20 864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