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차 후기 - 유교로 정치 다시 읽기

고은
2020-05-11 17:05
244

 

 

유교를 다시 불러오기
정말 정말 어렵습니다. 유교를 오늘날로 불러오기는 말이에요. 공부를 해보니까 너무 재미있는데, 아 이거 지금 딱 필요한 말인 것 같은데, 사람들에게 설명하기는 어찌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어려움은 옛 책을 읽을 때 흔히 겪는 어려움인데, 오늘날과 쓰는 단어나 뉘앙스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어려움입니다. 얼마 전에 길드다 뉴스레터에 실을 발췌구절을 얻기 위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다시 들춰보았는데요, 거의 모든 문장이 문장만 놓고 보면 “뭐야 이거 왜이래?”하고 물을 수밖에 없게 만들더라구요. <논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충 원문만 들이대어서는 사람들을 이해시키기가 어렵습니다.
두 번째 어려움은 그간 한국에서 유교가 자리해왔던 역사와 관련됩니다. 저는 특히 또래들과 유교 텍스트들을 읽을 생각을 하면 아득해집니다. 실제로 <소학>을 가지고 10~20대와 수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문장을 이해시키고 납득시키기에 어찌나 조심스러웠는지 모릅니다. 또래 사이에서 유교란 대표적인 꼰대 문화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그것을 뒤엎기는 쉽지 않습니다.

 

유교로 정치를 다시 읽기
배병삼 선생님의 <유교란 무엇인가>에서도 그 고충을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지, 그게 왜 오해인지에 대해서 매우 자주 말씀하고 계십니다. 특히 그간 그 오히개 그간 역사적으로 잘못 형성되어왔다며, 역사적인 문제까지 같이 살펴보시면서 바로 잡으려고 하십니다. 그게 1부 <유교, 오해 풀기>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2부 <유교, 이해하기>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더 반복하고 계시는 내용은 맹자의 여민정치사상에 대해서입니다. 공자와 맹자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긴 하지만, 거진 맹자의 정치사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복은 이 책이 어떻게 유교를 현실에 가지고 오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간 잘못 인식되어온 유교를 바로잡고, 거기에서 정치사상을 찾아냅니다.(특히 맹자로부터) 그리고 책 곧곧에 자리하고 있는 그 당시 현실의 문제와 연결시킵니다. 그렇게 현실 정치를 살펴보는 부분에서는 저자의 화난 목소리, 흥분한 어투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유교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우리에게 정치란 무엇인가>란 제목이 이책에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번 배병삼 선생님의 겨울강의에서도 느낀 것이었지만, 정치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동양고전을 현시대 정치로 가져오시는 데 힘을 쏟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는 약 한 달 전부터 <논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배병삼 선생님의 적극적인 유교 현실로 가져오기를 보면서 저는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댓글 2
  • 2020-05-13 07:45

    이번 후기가 제 차례인 줄 알고 들어왔다가 ㅎㅎ
    아니구나 뭔가 숙제가 줄어든 기쁜 마음으로 정리올리려합니다.

    13장 덕이란 매력이다
    1. 폭력의 시대
    전국시대 사상다들의 주된 쟁론 인간의 본성이었다는 것은 거꾸로 인간과 짐슴의 근본적 차이를 물을만큼 시절이 참혹했다는 뜻
    순자가 말한 세 가지 힘
    도덕의 힘/폭력의 힘/미쳐버린 힘
    순자에 따르면 덕은 인격이나 윤리이기 이전에 힘!
    폭력도 미친 힘도 아닌 제 3의 힘
    공자는"현실정치에의 참여는 지식인의 본래적 의미를 실천하는 것"이라며(p.243) 은둔자의 살을 비판함.

    2. 덕은 힘이다
    공자는 폭력과 폭행의 시대에 맙서 힘의 종류와 작동 원리를 연구한 사람
    천리마 기의 비유 : '기'를 명마로 꼽는 것은 그 속력이 아니라 말 탄 사람의 뜻에 맞춰 배려하는 힘, 곧 덕때문.
    덕은 힘이되 폭력은 아니며, "덕으로써 사람을 복종시키면, 그 마음으로부터 기뻐서 참으로 복종한다"고 봄

    3. 비유와 역설
    오늘날에도 그 시대에도 덕을 직접 설명하기는 어려워 야러 비유를 사용함.
    "덕으러써 정치를 행함은 '비유컨대' 북극성이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데도 주변의 많은 별들이 그를 향하는 것과 같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이다. 풀 위로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게 되느니!"
    공자 덕치의 역학을 바람과 풀에 비유
    노자는 덕을 설명하기 위해 '역설의 방법'사용
    "큰 덕을 갖충 사람은 자신의 덕을 의식하지 않는다ㅡ 구러기에 정말로 덕이 있는 사람이 된다. 반면 박덕한 자는 덕을 의식하고 잡착하기에 덕이 없다. 최상의 덕은 억지로 하지 않는데도 되지 않는 일이 없다."

    공자 "덕은 고독하지 않다. 반드시 그 이웃이 있기 마련이다."

    낯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기꺼워하며 몰려오는 것이 공자가 보는 정치, 곧 덕치의 힘
    배병삼은 이를 자신의 속을 비워 주위의 쓰레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에 비유
    태픙 또한 같은 이치
    강한 힘은 자기를 낮출수록, 중심을 텅 비우고 고요하게 유지할 적에 터져나온다는 '힘의 역설'

    4. 태풍, 계곡 그리고 덕성
    <시경> '대아 탕지십'편 <상유>
    큰 바람은 굴을 겆고 있는데,
    텅 비고 큰 골짝이로다.
    이 좋은 사람은
    저식들을 선하게 만드는구나.

    퇴계, 율곡
    골짜기를 이름 삼은 이황과 이이
    조선의 유교는 개인의 도덕성 함양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전망 내포
    "제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거나 억압하지 말라. 외려 스스로를 비워내고 상대방을 포용하고 감싸라. 그리하면 물이 계곡으로 몰려 내려오듯, 비워둔 그 자리로 사람들이 몰려오리라. 또 그것은 마치 낮고 텅 빈 골짜기애서 자아진 바람이 결국애는 천하을 휘감는 태풍과 같은 위력으로표출되리라"
    매력 : 남들이 스스로 끌려오는 힘
    덕의 거처는 남의 말을 들어주는 '귀'와 상대방을 이해해주는 마음씨 그리고 아픔을 품어주는 배려에 위치
    덕치란 내가 남을 능동적으로 다스리려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나를 낮추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또 함께 더불어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 속에 사람들이 끌려드는 것

    5. 오늘도 살이 숨 쉬는 덕의 힘
    미국 기업경영 전문가 짐 콜린스의 연구 '평범한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을 일군 경영자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
    자신들의 이야기를 삼가고 다른 이들의 공헌이 대해 이야기함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경청하고, 동등하게 대하며, 적대세력조차 끌어안는'사례
    예술에서의 덕의 힘 - 김석출 선생의 동해안 별신굿 연주

    힘을 주는 게 아니라 힘을 빼는 법을 배웠다.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침묵하는 법을 배웠다. 힘을 주고 내지르는 것만이 아니라 힘을 빼고 억제하는 것으로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이먼 바커,<시사IN>155호(2010년 9월 4일자)

    13장은 덕이란 매력이다,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내게 친구가 많지 않은 것은 적극적으로 사귀지 않는 나의 성격도 있겠지만 어쩌면 덕의 부족이 그 아래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본다.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품고 덕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충분히 덕을 이루어 상대가 자연스레 나의 영향을 받는다는 건 생각만해도 기쁜 일이다. 논어 읽는 여자가 되어 그런 삶의 가장자리라도 만져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 2020-05-14 12:48

      재잘님 ! 이건 저저번주 있었던 4회차 후기에요! 이번 후기는 5회차 후기랍니다.. 제가 숙제하면서 재잘님 덧글을 옮겨놓을게요. 이번 후기를 잘 부탁드립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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