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에세이 개요

여울아
2020-08-04 11:12
264

인은 공동체의 역량이다

 

이번에 나는 어진 마을(里仁)에 꽂혔다. <논어>에서 어진 사람(仁者)이든 어질다(인하다)든 숱하게 보았던 표현인데, 어진 마을은 왠지 낯설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인(仁)은 사람의 품성에 가깝기 때문에 개인적인 수행과 도덕성쯤으로만 치부했는데, 어떻게 인으로 마을을 이룰 수 있었을까? 

 

리인 편 1장 "풍속이 어진 마을이 아름답다."라는 구절을 리드문(文)으로 삼고, 리인 편 나머지 문장들이 어떻게 인을 공동체적인 윤리로 구성해 나가는 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이번 분기에 공부했던 슈워츠와 그레이엄의 관점에서 인을 점검해본다.

 

공자는 애제자 안회가 인에 능통하기에 스승인 자신을 넘어섰다고 여러 차례 칭찬했다. 그런데 막상 리인 편에서 선생님의 도를 전하는 사람은 증삼이다. 김시천은 <학자들의 수다>에서 공자가 안회를 편애(?)하는 이유는 어리고 비천한 제자에 대한 연민으로 풀이하고 있다. 안회보다 더 나이 어린 제자이며, 노둔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증삼이 어떻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는지도 리인 편을 중심으로 탐색해본다.

 

 

댓글 3
  • 2020-08-04 11:32

    이거 어째 각 문단마다 논문 한 편씩 나올 질문 거리인데요.. 흐음. a4 2쪽 분량에 우겨넣어볼게요.

  • 2020-08-04 11:38

    그레이엄은 이성과 논리에 의지하는 합리주의적 입장에서 동양사상을 살펴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1장 <천명적 세계질서의 붕괴>는 하늘에 의존하던 고대 중국인들이 어떻게 하나의 '인간'이 될 수 있었는가 하는 물음 속에서 전개되고 있는듯 하다.
    가장 비합리적인 공자로부터 시작해서, '주체성의 발견'이라는 제목을 단 송견으로 끝나는 목차를 살펴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그레이엄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전히 그레이엄과 같은 시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사실일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번 마무리 글에서는 1~2페이지로 그레이엄의 합리주의적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이에 대한 돌파구로 삼고 싶다.
     
     
    <목차>
    1. 비합리성 속에서 합리성을 발견하다 (공자)
    2. 고대 중국의 합리적 논의가 시작되다 (묵자와 양주)
    3. 본격화된 합리적 논변과 주체의 탄생 (궤변론자들과 송견)
     
     
    cf. 아이디어
    "우리가 보기에 공자는 대안들 사이의 선택이라는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경쟁적 교의들의 등장과 함께 선택은 개념의 전면에 포진한다. (...) 핑가렛이 <논어>에 결핍되어 있다고 간파한 교차로의 은유는 묵자와 양주에 의해 다양하게 이야기되는 어떤 일화 속에 모습을 보인다."(113)
    공자에겐 선택이란 것이 없었는데, 후에 공자와 대립하는 학파들이 선택을 내세우며 등장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합리적 논리는 사실상 '선택'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 2020-08-04 13:16

    나는 공자 사상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갑골문의 이야기가 함께 나오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풍우란을 읽으면서 논어에서 나오는 하늘의 네 가지 측면에 대해서 읽을 때만 해도, 하늘이 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가에 대해서 단순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슈워츠나 에드워드에서 공통적으로 명과 귀신, 영혼들, 조상들, 그리고 결국에는 이것들이 하늘로 이어졌다. 나는 이런 논리의 흐름이 흥미로웠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런 사상의 배경에는 갑골문이 있었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다.(물론 이 연결에 있어서는 더 살펴봐야 한다.)이런 얘기들을 정리해보고 싶다.

    1.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담은 갑골문 (종교와 갑골문의 연결)
    2. 공자 사상의 배경이 된 신(영혼? 귀신? 조상?)
    3. 하늘이 보여주는 것(귀신-종교-천명의 연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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