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차 후기 - 풍우란이 본 공자

토용
2020-04-15 01:45
262

풍우란이 본 공자

 

풍우란은 철학자의 조건으로 ‘그 사상이 수미일관한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소견(vision)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에 걸맞은 첫 번째 철학자로 공자를 선택하였는데, 중국에서의 공자의 위상은 소크라테스가 서양철학사에 끼친 영향과 비슷하다고 본다.

 

풍우란은 공자를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첫째 교육자. 공자는 속수 이상의 예물(매우 저렴한 수업료)을 가져오는 사람이라면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가르쳤다. 교육의 목표는 나라를 위해서 일할 인재 양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학파를 위한 특정 이론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육예(시, 서, 예, 악, 춘추, 역)라는 각종 과목을 가르쳤다. 그 결과 3000여명이 넘는 제자들 중에 덕행이 뛰어난 자, 정치적 능력을 보인 자, 학식이 출중한 자들이 배출되었다.

 

둘째 보수주의자. 공자는 드러내놓고 주의 문화를 칭송하였다. 천하무도의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주의 문물제도를 당대에 다시 구현하고자 열망했던 공자는 스스로 문왕과 주공의 유업을 계승하는 일을 과업으로 삼았다.

 

셋째 계술을 통한 창작자(以述爲作). 공자는 교육자로서 가르치기 위해 기존의 전적들, 특히 육예의 과목들을 취사선택하고 재해석 하여 새롭게 편찬하였다.(매우 훌륭한 교과서를 만들었다는 것) 『시경』 『서경』을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주역』에 주석을 단 「계사전」 「문언전」 등은 해설서로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다.

 

서당 강의 없이 세미나만 하니 앙꼬 없는 찐빵 같은 느낌이다.

또한 기존의 세미나 방식과 좀 달라서 신선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고.

그동안 함께 공부했던 공방 친구들이 아닌 것도, 고은이와 동은이랑 새로 오신 분과 함께 하는 것도 좀 어색하다. 이 책에서 화합(和)이란 다른 것에다 다른 것을 조합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 세미나도 끝까지 잘 화합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다음 시간에는 『우리에게 유교란 무엇인가』를 읽습니다.

프롤로그 - 여울아

1장 - 토용

2장 - 고은

3장 - 재잘

4장 - 동은

5장 - 재잘

댓글 3
  • 2020-04-16 15:40

    그쵸.. 다른 것들의 만남일 때 생산하지만 같은 것에 보태면 둘 다 못 쓰게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대에는 신이 국가제도를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춘추시대에 이르러서는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든 예악,제도가
    어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바로 이 화합(化)이라고 풍우란은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2020-04-20 19:29

    풍우란이 뭐라고 하나 궁금했는데,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워요.
    저도 토용쌤, 여울아쌤과는 세미나를 처음 해봐서 어색하고 신기하고 그렇네요.
    다음 시간에 뵈어요 :]

  • 2020-04-21 07:52

    아직은 생각이 짧고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는데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배워가고 있다.

    내가 두번째 세미나에서 생각한 것들
    삶과 분리된 철학은 오히려 허튼 소리일 수 있다 생각하지만 모든 철학의 개념을 내 일상으로 이해하려한다면 나의 시야는 더 좁아지고,
    내 그릇을 넘어설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던 시간이었다. 나에게 적용해보되 해석을 내 범주 안에서만 하지 않도록 다른 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할 필요를 느꼈다.

    무엇보다 임금다운 임금에 대해서 신하다운 신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시간.
    화합과 뇌동의 차이, 과연 선거를 통해 당선된 많은 이들 중 논어를 읽어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
    갑자기 그런 궁금증이 생겼다. 이러한 세미나는 사실 그들에게 더욱 절실한 것이 아닐까?
    일주일에 3일은 정책과 정치를 생각하고 이틀은 세미나를 한다면 나는 반가울 것 같다. 시민들과 함께 한다면 더 좋겠구나.

    다시 화합과 뇌동으로 돌아오자면 나의 편이 많아지는 것 같은 느낌, 한쪽으로 확연히 힘이 쏠리는 상황을 우리는 경계해야 할 것 같다.
    문명과 문화는 발전의 방향이 보이는 것 같은데 과연 그것을 누리는 인간의 다른 생각에는 더 나아짐이 있었을까?
    정치에 있어서는 몇 천년 전의 생각을 넘어서는 것은 차치하고 따라가지도 못한다는 느낌도 드는데 이는 나의 지식과 이해가 아직 부족해서일까......

    많이 들어왔지만 행동으로 인문학과 고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나의 의지로 처음 접한 사람이 강유원이다.
    그는 누군가의 강의를 듣고 해석서를 보기 이전에 날것의 텍스트로 저자와 만날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1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논어 강독을 급하게 등록 해놓고도 생각은 멈추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나 혼자, 안간힘을 써가며 읽어보려는 욕심을 그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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