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송시지~

자작나무
2021-03-28 21:42
196

 

"당대 시인의 시는 연소한다.

시가 태어나는 시간, 그것은 어수선하게 죽음으로 향하는, 인생에서 귀중한 시간이다.

그 순간을 응시하여 감정을 처넣는다. 감정은 응집하여 분출하고 폭발한다.

응시하는 것은 대상의 정점뿐이다. 거기서 당시의 격렬함이 나온다.

집중적이다. 다만 시선의 폭이 좁다. 

송시는 다르다.

인생을 긴 지속으로 본다. 긴 인생에 대한 다각적인 고려가 있다. 거시가 있다.

눈은 시가 태어나는 순간에만 못 박혀서는 안 된다.

또 대상의 정점만을 응시하지 않는다. 넓게 주위를 둘러본다.

고로 평정하다. 혹은 냉정하다.

적어도 그것을 기본 바탕으로 한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격렬함과 평정,

그것들이 당시와 송시를 가장 대조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원인이다."

요시카와 고지로, <송시개설>

 

세미나가 드뎌 시작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그 처음으로 송대 역사에 관한 서머리를 읽고, 

그런 뒤에 요시카와 고지로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책입니다. 할아버지의 감수성이 있지만, 

한시를 옛날식으로 일본식으로 읽은 흰머리의 할아버지가 생각나는 책입니다. 그가 말하는 것은

뭐랄까, 오랫동안 한시를 읊조려왔고 그런 역사에서 자기 나름으로 시를 읽어내는 노하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그의 해석은 지금의 그리고 나의 해석과는 맞지 않을지라도, 시를 읽어내는 하나의 가이드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그의 책은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열심히 읽고 있어요^^

*다음 시간에는 <송시개설>의 소동파부분을 읽습니다. 

선옥샘, 123쪽에서 179쪽까지 예요, 읽어 오세요.~~

항상 여러분 환영, 관심있으신 분의 방문 환영~~

금요일 오후 1시 30분, 파지

 

 

댓글 1
  • 2021-03-30 10:53

    중국 역사상 가장 문화적인 나라였던 송宋.

    남송과 북송을 합쳐 310년 동안 대내적으로 평화로웠던 시대.

    대외적으로는 다사다난했으나 내란은 거의 없었던,

    무력을 사용하지 않은 가장 피비린내 나지 않는 시대. 송.

     

    지식인이면서 시를 쓰지 않고 철학을 이야기하지 않는 이가 거의 없었던 송대.

    이전 시대보다 넓은 눈으로 그리고 좀 더 절실하게 또 세밀하게,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한 이들은

    의론議論으로 시를 쓴다. 理로서 시를 쓴다는 비평을 들었다.

     

    이 시기가 바로 중국철학의 최전성기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북송의 주돈이, 정호, 정이.

    남송의 주희에 이르러 완성되는 철학의 계보, 道學이 있기 때문이다.

     

    시의 대가, 철학의 대가들은 서로 좋은 관계 혹은 반발하는 관계를 가지며

    아주 어마어마한 분량의 시를 남겨 놓았다.

    구양수, 매요신, 왕안석, 소식, 육유.

     

    다음 주 드뎌, 송시의 대표 주자 중 한 명.

    소동파, 소식의 시를 접하게 된다. 두구둥~

    몰디브에서 모히또 말고

    항주에서 서호를 바라보며 동파육 먹을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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