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평 181호 마지막 후기 - 소로, 월든, 마을작업장

관리쟈
2021-12-15 17:39
319

 

녹색평론이 공식적으로 휴간에 들어가면서 , 공식적으로 계간지로서의 녹색평론을 읽는 마지막 시간이었다.

더 꼼꼼하게 읽게 되는게, 휴간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고, 그 간 노고에 대한 예의이기도 한 것 같다

 

<소로에게 보내는 다섯 번째 편지>는 나희덕 시인의 연재로, 이번 다섯 번째 연재는 소로의 월든 오두막 이후의 일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주로 월든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소로의 월든과 마을작업장 월든의 관계, 마을작업장의 비하인드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진지하게 질문을 해서였다. 지난 시간에도 복의 비하인드를 궁금해하더니..아무래도 이번에는 뭐라도 이야기를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역사와 사건도 있지만, 그런 이야기도 했지만,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었다. 소로의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처럼 마을작업장은 소로의 그런 정신을 담고 싶었다고. 잘 설계되고 잘 통제되는 정부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면, 실제로는 기대할 수가 없으므로, 스스로 삶을 설계하고 살아가는 삶, 자립의 삶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것이 마을작업장 월든이 소로의 월든으로 이름짓게 된 계기였다.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라는 말은 소로의 <시민 불복종> 첫머리에서 동의를 표하는 것으로 나온다.

소로는 무정부주의와는 선을 그으면서, 작은 정부, 타자의 고통에 귀기울이는 정부, 아마도 최소한의 공동체적 역할을 담당하는 정부를 그렸던 것 같다.

그런데 정부가 180도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한 개인으로 저항하는 것 또한 의무라고 한다. 그것은 타자의 고통에 귀기울기는커녕, 고통을 야기하는 정부라면,

다른 방식으로 그 고통을 돌아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저항은 사실 인간, 비인간을 막론하고 문명의 구조적 폭력 앞에 놓인 고통에 대한 깊은 공감력을 바탕으로 한다.

어떤 행동이든지, 이 공감력을 바탕으로 할 때만 타자의 고통에 다가가고, 함께 가자는 울림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그건 정의나 복지의 문제계가 아닌 것이다.

마을작업장이 생태문제를 더 깊이 자기문제화하기 위해 구조를 바꾼 것도 바로 이런 생명에 대한 공감력을 키우고 나누기 위해서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누구 말처럼 이 때야말로 녹색평론이 할 일이 많을 때인데, 휴간이어서 너무 아쉽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 일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일도 아니니 충전도 필요할 터이다.

 

당분간 일년 동안 공부할 시사성+생태+공부를 담당해줄 기간지를 찾기 위해 섭렵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고, 그 전에 다음 시간부터는 <숲은 생각한다>를 공부합니다. 발제 없이 전원 메모하기로 했지요?

댓글 6
  • 2021-12-15 18:38

    <숲은 생각한다> 책 정말 좋아요~~~ 굿!

  • 2021-12-15 20:22

    세줄이 아니군요ㅋ

  • 2021-12-15 22:55

    기대고 싶은 정부가 아닌데 자꾸 관성처럼 의존하고 싶어지네요.. 저의 게으름과 나태한 마음이 문제일까요?? 녹평세미나에서 공부하면서 저의 신체를 변화해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숲은 생각한다> 너무 어려워요ㅠㅠ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 2021-12-16 07:13

    우리 세미나 샘들, 친구들이 공부와 활동 이력이 다양해서 좋아요. 자누리샘을 통해 문탁 태동기의 서사를, 엘림샘을 통해 젊은이들의 고민을....등등등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우리 계속 잘~ 해봐요  ㅎㅎㅎ

     

     <슾은...> 이 책.. 저도  어려워요^^;;;

     

  • 2021-12-16 09:55

    작업장 월든의 역사를 되돌아 보니 좋았어요. 문탁의 변화과정이고 실험의 과정들, 그 속에 또 넝쿨이 있고 토토로가 오영이, 우리가 있더라구요. 

  • 2021-12-16 12:44

    녹색평론의 아쉬움은 다시 이어질 182호를 기다리며 달래야겠죠. <숲은 생각한다>도 녹색평론을 읽는 우리들의 연장선이겠죠? 그런데 너무 어려운건 어찌할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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