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가격>3회차 후기

코스모스
2021-04-0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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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가격』 4장 의례적 선물의 수수께끼 후기

 

지난 수요일에 파지사유에서는 미니 이어가게가 열렸다. 이어가게에 처음 참여하는 친구들은 아무리 중고라지만 너무나 저렴한 가격에 당황한다. 이어가게는 그것만의 가격책정 방식이 있는데 의류의 경우 티는 2000원, 자켓은 3000원, 새 것이거나 좀 좋은 물건이다 싶으면 친구들의 동의를 받아 1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는 식이다. 또 이어가게에서는 문탁공동체화폐인 으로만 거래되다 보니 복이 많은 친구에게는 더 비싼 가격을 부과하기도 하고 마이너스 복이 많은 친구에게는 더 많은 복을 주거나 덜 받기도 한다. 내가 보기에 이어가게에서 물건의 적정가격이란 친구들이 동의하는 가격인 것 같다. 이는 이어가게가 이윤추구가 아니라 선물교환을 목적으로 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르셀 에나프는 “의례적 선물교환은 익명의 관대함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전통으로 내려오는 규칙에 따라 상대를 엄숙히 인정하는 행위이다. 이 증여는 효과가 사회적으로 나타나야만 하는 증여로서, 도덕적 증여에 적용하는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어가게의 거래가 바로 이런 의례적 교환이 아닐까. 

 

마르셀 모스는 의례적 교환을 총체적인 사회적인 사실이라는 말을 새로 고안하여 설명했다. 즉 의례적 교환은 사회의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있고 모든 관계에서 보편적인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것이 선물교환이 모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에나프는 모스가 전통사회의 선물교환 관습에서 증여행위가 답례하는 의무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데에서 교훈을 얻는다. 그러나 에나프는 모스가 주기,받기,대갚음하기의 순환에서 되돌려주는 이유를 먼저 묻고 ‘주기’에 대해서는 설명해내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에나프는 의례적 선물의 수수께끼의 중심에 인정의 필요를 가져다 놓는다. 오직 인간만이 의례를 통해 교환되는 재화를 매개로 상대방의 인정이 발생하며 동맹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선물이다. 최초의 선물 증여를 수행하는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물을 되돌려주는 것이라기보다, 자기 차례가 되어 증여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자율과 자유의 영역이다. 또한 의례가 국지적이며 정황적인 방식으로 구성되므로 상징성을 규정한다.  

상호적인 인정으로서 가장 지속적이며 확실한 것은 결혼 동맹이다.

 

로마인들에게는 '사크라'라는 공동체의 보물을 표상하는 귀중품이 있는데 이는 자기 존재, 기원, 영혼과 영구성을 상징한다. 사크라는 신들이 그 집단을 인정하는 표시이며, 신들과 사람들관의 상호대갚음의 유대를 입증한다. 반면 사람들 간의 선물교환은 선물 안에서의 유대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신들로부터 받은 선물과 사람들끼리 서로 교환하는 선물의 관계는 모두 인정승인과 연관되어있다는 점이다.

 

지난 몇주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결석이 많아 세미나원들이 모두 모이지 못했습니다.

저도 3월에 한번 결석을 했더랬죠~ 

3월은 뭔가 새로 시작하는 일들도 많은데다 우리 세미나는  저녁시간에 줌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특히나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이 많아 세미나 시간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마르셀 에나프가 끌고갈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한 만큼 동학들과 나눌 이야기도 기대가 됩니다.

이제 세미나도 하반기로 접어드는 만큼 세미나 원이 모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

 

댓글 1
  • 2021-04-04 21:51

    이어가게와 연결해서 후기를 써주시니 좋네요~ 증여를 보는 기존의 시각을 넘어서는 내용에 세미나도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특히 블랙쌤이 흥분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질문에 답을 찾았다고 했던 거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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