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의몫4,5부 후기

송이
2021-03-1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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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몫 4-5부 후기

 

‘저주의 몫’ 세미나가 끝났습니다.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내면서 발제가 후기를 쓰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다가 문자를 받고서야 ‘아차’했습니다.ㅠㅠ 그러나 이미 일주일이 지났고 ‘저주의 몫’ 마지막 세미나였는데 무슨 논의를 했는지 기억이 희미합니다. 물론 인간의 잃어버린 내밀성, 현재 우리들의 소비문화, 사물의 완성(인간과 사물의 완전한 합치) 등등 ,, 어려운 문제였지만, 스스로 정리가 되었으면 생각이 났겠지요.

 

‘저주의 몫’. 읽기는 했으나 여전히 내 언어로 정리가 안되는 책입니다. 꼼꼼히 두세 번 쯤 정독을 했으면 이해가 되었을까요?
증여론을 읽고 싶은 욕심에 시작한 세미나였고 아직 저의 일(급여를 받고 하고 있는)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1월~ 3월. 이 시기는 일을 계획하는 시기입니다) 진행되는 세미나라 선듯 신청을 해보았답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네요. 작년에 코로나로 모든 활동의 지연과 어려움을 겪고 난 후라 모두 일찍 서두르는 것일까요? 2월 말부터 일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반가운 일입니다) 저는 제가 해야만 하는 일과 순전히 저의 개인 생활인 문탁에서의 세미나를 병행할 수 있을까? 저는 다시 갈등을 시작합니다.

(죽기 살기로 나를 소진시키는 삶의 태도는 몸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치면서 진작 정리했습니다. 욕심나는 일들을 별려놓고 한 두개는 중도하차하는 일은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요. 이 갈등에 적용해 봐도 되는 것인지는 몰라도 ‘획득, 생산, 보존, 소모’사이에서의 갈등처럼 여겨집니다. 문탁에서의 세미나는 하고 싶은데 시간에 쫒기면서 나는 엉뚱하게도 저주의 몫, 잉여의 소모에 대해 현실적으로 학습하는 기분입니다.)

 

잉여의 소모. -우리는 획득. 생산, 보존이라는 일차적인 필요성에 의해 지배받는 타산적인 평온의 세계에 산다. 그러나 바타이유에 의하면 그 평온은 거짓 평온이다. 정밀한 의식으로 보면 우리기 살고 있는 세계는 파멸에 이를 수 밖에 없으며, 사회들의 생존 자체도 비생산적 소모의 규모를 비중있게 늘릴 때에만 가능하다. 소모의 개념을 문명사 해석의 열쇠로 보는 바타이유의 결론은 이렇다. ‘생산과 획득은 역사적 발전단계에 따라 형태가 다르며, 따라서 역사의 이해를 위해서는 생산과 획득의 형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생산과 획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모에 종속된 수단들에 불과하다’

 

4-5부 내용을 요약 정리할 자신은 없고 그 날 논의한 내용을 떠올리는 것도 어렵고 숙제는 해야겠고, 어찌할까를 고민하다가 발제한 내용과 여러분들이 올려주신 메모 중에서 몇 문장을 올려보는 것으로 후기를 대신하고자합니다.

  • 고립된 개체와 일반적 이익의 모순

일반적 관점에서 보면 분명히 정할 수 없는 어떤 시점, 어떤 장소에서는 성장이 포기되고, 부가 거부되고, 그리고 가능한 번식 또는 개별적 투자 이익이 포기되어야만 한다.

-고립된 개체의 속성을 어떻게 극복하고 일반적 이익을 얻을 것인가?

 

  • 바타이유는 성장만을 좇는 인간들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한다.

“대개의 인간들은 생존의 목적이나 존재 이유에 만족하지 못하고 성장을 추구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그러한 성장에 매몰된 나머지 존재는 때로 자율성을 잃고 만다. 사실 성장은 자원이 소비되는 순간과 관련시켜볼 때만 확인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은 확인하기가 어렵다. 의식은 그런 순간과 대립적이기까지 하다. 의식은 순전한 소비와 달리 무가 아닌 어떤 것, 무엇인가를 획득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그 순간과 대립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자아의식이란 성장이 소비로 끝나는 순간의 결정적 의미에 대한 의식이며 다른 아무것도 더 이상 의식하지 않는 의식이다.”

 

  • 그런데 성장 운동은 끊임없이 중단되며,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잠시 기다려야 한다.

발전이 정지되면 성장을 위해 쓰일 수 있는 에너지가 아무 대가없이 순수하게 소비될 수밖에 없다. 생명이나 부는 무한증식 할 수 없으며 언젠가는 성장을 포기하고 소비를 해야 하는 순간을 맞게 되어있다는 점이다

 

  • 마르크스가 물질적 궁핍의 해소를 인간소외의 극복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것으로 혼동했다는 바타이유의 비판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가령 공산주의 사회가 되어서 생산수단의 공동소유와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그때는 정말 '소비를 위한 생산' 또는 '잉여생산물의 소비' 또한 개개인의 자유에 따라 행해질 수 있을지 모른다. 공산주의는 이윤이 아니라 각자의 필요에 따라 생산하는 경제체제를 말하는 것이고, 여기서 필요는 생물학적이고 물질적인 필요로 좁게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소비할 필요를 추구하기위해 잉여 생산이나 과잉 에너지가 사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댓글 2
  • 2021-03-15 09:16

    송이쌤 금금금 보내신다고 했는데 눈치코치 없이 부탁드렸어요~ 죄송;;
    정말 바쁘신 가운데 후기 써주셔서 감사해요...
    핵심 문장들까지 정리해주셔서 문제의식이 다시 한 번 환기됩니다.
    어려운 책이라 한번에 소화하기 어렵지만, 일독했으니 언젠가 다시 펼쳐 볼 때 또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겠지요...

    이제 선물에 관한 책 가운데 최고봉이라는, <진리의 가격>이 우리 앞에 있네요.
    조금만 더 힘내서 함께 가요^^

  • 2021-03-15 12:40

    저번 세미나에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참석하지 못해 너무 아쉬었습니다. ㅠㅠ
    저도 주말내내 <저주의 몫> 4, 5부를 정말 쩔쩔매며 읽었어요. 진짜 알듯 말듯..모호 그자체.
    세미나도 참석못하니, 내용은 어느새 제머리에서 탈출해버렸네요. ㅋㅋ
    인류학 세미나 시즌1을 정리할 때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이제 <저주의 몫> 은 일단 접어두고, < 진리의 가격> 읽기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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