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스타의 책읽기 <녹색평론 179호> 첫번째 시간 후기

곰곰
2021-08-23 18:15
236

잠깐의 휴식 시간 후 새롭게 뭉친 버리스타 세미나입니다.

멤버 4명이었던 미시적 세미나가 무려 7명!으로 몸집이 커졌어요. 첫 시간에는 백신을 맞으신 오영샘, 넝쿨샘이 참석하시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새로 참여해주신 자누리샘은 주역과 녹색적 담론을 엮어보고 싶다는 큰 포부를 밝히셨구요. 느티샘은 책 속 공부를 넘어 동시대적 감각에 대한 갈증으로 함께 하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개인적으로는 두 분과 함께 공부하는 건 처음이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것 같아요. 🙂  

 

이번 시간에는 산림과 바다를 훼손하는 태양광, 풍력이 진짜 신재생에너지인가에 대하여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필자인 최병성님은 목사이자 환경운동가, 작가로 활동 중이신데, 정부의 그린뉴딜정책과 관련한 환경 문제에 파고들어 이슈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다고 해요. 찾아보니까 오마이뉴스에 <최병성리포트>라고 연재도 많이 하셨더라구요. (하기 첨부한 사진들도 해당 리포트를 참고했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여기저기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 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고속도로 진입 램프 구간이나 휴게소 주차장 지붕 등에 설치된 패널은 괜찮은데, 아름다운 산자락에도, 농지에도, 저수지 수면 위에도 시커먼 패널이 설치된 것을 보면 ‘아,,,괜찮을까...’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지곤 했어요.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1퍼센트에 불과합니다. 기후위기 시대가 오면 농사를 짓지 못해 식량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오래전부터 경고되었지요. 그런데 정부는 전기를 생산한다는 명분으로 전국 농지를 태양광으로 뒤덮고 있다고 합니다.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겠다고 울창한 산림을 밀고 태양광을 무리하게 설치하고, 그때문에 산림훼손, 산사태 등의 문제가 붉어지자, 뒤늦게 산지 태양광 허가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그러자 업자들은 산지 대신 농지로 내려옵니다. 임차농은 평당 1,000원을 내는데, 태양광 업자들은 평당 6,000원을 주겠다고 토지주들을 현혹하니 농지는 사라지고, 농민들은 농토를 잃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영산강이 흐르는 들녘에서 쌀 대신 전기가 풍년입니다. 초록 대신 태양광 패널이 농지를 다 차지하면, 대한민국엔 정말 탄소 중립이 실현될까요? 시커먼 태양광 패널로 뒤덮일 농촌 마을의 미래는 패널의 색깔처럼 암울해 보입니다. 

 

전기가 필요한 곳은 도시인데, 이토록 먼 땅끝(나주시·무안군·영암군·완도 등 전남 지역 간척지)이 대한민국 ‘전기 식민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전기를 도심으로 보내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송전탑을 세우려는 걸까요? 

 

우리나라 전기소비의 구조를 보면, 산업용이 54퍼센트, 상업용이 53퍼센트, 주택용이 13퍼센트를 차지합니다.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주체는 기업이지만, 정작 공장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한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전기료가 싸기 때문에 기업은 굳이 돈을 들여 대체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아요. 필자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전기소비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기료를 현실화하여 기업의 전기 절약을 유도하고, 기업과 공장 지붕에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 해야 한다고요. 그럼에도 전기가 부족하면, 그때 산과 바다, 농지에 설치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저는 몰랐던 사실인데 산림청 주도의 '30억 그루 나무 심기'라는 것이 있더군요. 산림청은, 우리나라 숲에는 30년 이상의 늙은 나무가 대부분이라 탄소흡수 능력이 떨어지니 늙은 나무는 싹쓸이 베어내고 어린 나무 30억 그루를 새로 심어야 한다고 합니다. 얼핏 들어도 황당한 내용인데, 실제로 그런 일이 행해지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필자의 조사에 따르면, 나무 나이 30살이 넘으면 탄소흡수 능력뿐 아니라 탄소저장 능력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그런 건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당장 탄소저감이 필요한 이 시점에 새로 심은 어린 나무는 언제 자라서 큰 나무만큼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탄소는 나무에만 저장되는 게 아니라 산림 내 토양, 특히 표토층에 많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30억 그루 나무 심기 때문에 나무를 베어내고 실어나르기 위해 포크레인이 온 산을 헤집고 다니면서 파괴하는 표토층의 문제는 또 어떻할 셈인지... 

 

태양광, 풍력이 환경오염을 적게 발생시키는 에너지원은 맞습니다. 그러나 살펴본 바로는, 우리의 그린 뉴딜은 방향이 완전히 틀린 것 같습니다. 허가 받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는 난개발 점조직형 개발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계획이 필요합니다. 더 늦기 전에 올바른 ‘방향’으로 틀어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후위기에 대한 우리들의 감수성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로부터 좋은 정책이 나올 수 있고 정부도 안심하고 정책을 제대로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요. 지난번 원전 공론화만 해도, 좋은 논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시민들의 감수성을 높이는 일이 더 중요한 문제임을 경험했으니까요. 저희는 앞으로 생태적인 감수성을 기르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해보자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31페이지-87페이지까지 읽고 만나기로 했어요. 

  • 후쿠시마-계속되는 재앙, 무책임의 자세 - 토토로샘
  • 고준위핵폐기물 투쟁의 전말 - 토토로샘
  • 소형원전이 기후대응에 기여할 수 있을까 - 자누리샘
  •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감시자본주의 - 느티샘
  • 기술포화 시대의 예언자 - 자누리샘

요약 및 정리는 이렇게 정했습니다.

 

 

댓글 3
  • 2021-08-24 07:50

    벗겨진 산,  패널로 뒤덮힌 들판,  앞바다를 보니

    자연에게 참 몹쓸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2021-08-24 23:48

    오~ 후기가 무슨 발표글 수준이네요

    역쉬 곰곰 👍

  • 2021-08-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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