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스타의 책읽기> 도넛경제학 1장 후기

달팽이
2021-06-30 19:01
333

지난 시간에는 녹평 178호를 끝내고 녹평과 녹평 사이 틈새 책으로 정한 도넛경제학을 읽고 이야기 나누었다. 179호가 올 때까지 두 주 동안 이 책을 읽고, 또 179호와 180호 사이 빈틈에 이어 읽고, 그 다음 틈새에도 읽을 예정이다.

도넛경제학은 케이트 레이워스라는 영국의 여성경제학자가 쓴 책이다. 저자는 유엔과 옥스팜에서 일했고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 환경변화 연구소 선임 초빙 연구원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도넛경제학은 GDP중심의 주류경제학으로는 더 이상, 금융시장의 폐해, 세계적인 불평등, 기후위기, 인구위기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출발하여, 도넛모양의 영역 안에 경제 시스템이 자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사람들의 생존과 존엄성 보장을 위해 필요한 12가지 사회적 기초를 충족하는 동시에 지구 생태계 보호를 위한 9가지 생태적 한계를 넘지 않는 도넛 영역에 경제가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진보는 ‘역동적 균형 상태로의 진입’이며, 인간의 필요와 권리라는 내적한계와 지구가 견뎌낼 수 있는 환경스트레스의 외적한계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 지구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제에서 우리가 찾아내야 할 것은 GDP가 아니라 바로 ‘피어나는 생명의 망 속에서 번영하는 인간’이라고.

저자는 우리가 도넛 안에서 살기 위해서 고려해야할 핵심요소 5가지를 인구, 분배, 열망, 기술, 거버넌스로 들고 있다. 인구는 적정선에서 증가를 멈추어야하고, 불평등은 도넛 안과 밖으로 경계를 넘어 삶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원인이니 분배를 통한 평등을 지향해야한다. 도시에서 소비를 열망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다른 삶의 방식을 만들어내야 하고, 인프라를 구축할 때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인류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세계 차원의 좋은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도넛 이미지는 우리에게 지구행성의 일원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윤리적 실천의 지침을 시각적 자극으로 제공한다. 어머니 대지나 가이아이론과 같은 서사적 설명보다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이 우리 인식에 꼭 박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도넛 경제 그림을 뿌듯하게 자랑하고 있다.

다음 시간에는 2장과 3장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도넛경제학의 세부사항을 하나씩 살펴보게 될 것 같다.

 

댓글 4
  • 2021-06-30 19:31

    "피어나는 생명의 망 속에서 번영하는 인간."

    이거 왜 이리 안외워진답니까.

    피어나는 생명의 망, 그 속에서 번영하는 인간.

    이렇게 외워볼까요......

  • 2021-06-30 22:55

    경제학을 도넛 모양으로 상상하고

    현재의 경제정책들은 샌드위치의 고명처럼 좋은 말만 그럴듯하게 나열할 뿐이라는 대목에서

    저희는 '빵'이라는 공통점을 찾아내고 좋아했었죠. ㅋㅋ 

     

    저자는 근대 학문들이 그러했듯, 경제학도 과학의 지위를 얻고자 하는 과정에서 가치와 목표에 대한 중요한 질문은 사라졌고,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듯, 목표 잃은 경제학의 둥지에 'GDP 성장'이라는 뻐꾸기 알이 엉뚱하게 그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고 합니다. 

    그 뻐꾸기 알에 중독되어 '성장' 없이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는 지금의 우리에게

    다른 지표와 가치들을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해 집니다.  

     

     

     

  • 2021-07-01 12:36

    얼마전 TV에서 기후위기와 관련한 강좌에서 <도넛의 경제학>이 나와서 궁금했어요.

    빌려서 읽어야겠네요.

    세미나 끝나고 빌려주세요~

  • 2021-07-02 01:04

    녹평178호 중 홍기빈의 <도넛 경제학> 리뷰를 보고, 의문점이 너무 많이 들어 읽어보기로 한 < 도넛 경제학>.

    읽기를 잘 한것 같네요.

    1장보다, 2장이, 2장보다 3장이 더 재밌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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