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문학-철학 늦가을 세미나후기

달팽이
2020-11-16 15:13
325

코로나가 주춤한 틈을 타 손인문학-철학 세미나를 다시 열었습니다.

유네 첫째, 둘째가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나가게 되니 유에게도 조금 여유가 생겨 다행입니다.

늦가을 세미나에는 쿠키무이를 정리하느라 진을 빼고 잠시 휴식을 취한 오영샘도 합류했습니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 유의 조금 읽기 수월한 책으로 하자는 바램을 십분 받아들이면서도,

또 모두가 읽고 싶을만한 책을 고르다보니 레베카 솔닛의 책 두 권이 선정되었습니다.

하나는 많은 분들이 이미 보셨을 <멀고도 가까운>입니다. 또 한 권은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입니다.

11월 첫주부터 시작하여 이미 두 번의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멀고도 가까운>을 반 읽었네요

가벼운 에세이인가 하고 읽다가, 읽을수록 이야기들이 맞물려 만들어내는 그 내용의 풍부함에 놀라고 있습니다.

첫주엔 딸을 시기하는 솔닛 어머니의 이야기를 나누며,

유와 친구 같은 유의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해,

어머니와 물리적,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다보니 어느새 동생들이 어머니를 돌보게 되어

미안함을 느낀다는 오영샘의 이야기까지,

모녀사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네요.

솔닛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고 말하면서 책을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마법의 문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짐작하시겠지만 오영샘도 어린시절 책읽기에 푹 빠진 소녀였다고 해요

아이들이 고무줄 놀이나 공놀이를 하고 있을 때 같이 하자고 할까봐 그 자리를 피했다고요

그리고는 책으로 파고 들었다고. 그 모습이 너무 잘 그려져서 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솔닛은 어머니의 마당에서 딴 살구를 거실 바닥에 늘어놓고 그것이 부패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삶과 죽음, 순간과 영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순간을 잡아두려는 노력과 그럼에도 사라지는 것들

정물화에 담긴 순간의 박제, 살구의 생명을 늘리려는 살구시럽 만들기

사람들은 자신을 삶을 어떤 서사로 매번 다시 구성합니다.

순간은 계속 흐르고 서사는 새롭게 구성됩니다. 

역사는 구성되는 서사입니다.

우리는 어떤 서사를 구성해가고 있는 걸까요?

우리는 우리의 삶을 만드는 이입니다.

"만드는 이가 된다는 것은 다른 이를 위한 세상을 만드는 일, 그저 물질적 세상뿐 아니라 그 물질적 세상을 지배하는 이념의 세계, 우리가 희망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꿈까지 만드는 것이다." p95

 

책읽기에 이어진 손작업에서는 유는 작은 동전지갑을, 오영샘은 수 놓기를, 코스모스는 가죽베낭을 만들고 있습니다.

 

목요일 오전에 월든에 오시면 손작업하는 세사람과 유의 이쁜 세째 기현이를 만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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