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문학 문학편> 7월 마지막 후기

뫼비우스의 띠WOO
2020-07-31 10:23
52

캐나다 어느 시골길 따라 함께 걷는 마음과 띠우

 

앨리스 먼로(Alice Munro)는 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정평이 나있는 작가다. 인물의 심리상태를 명료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성장기로 대변되는 온타리오 시절과 보수적 색채가 짙은 토론토 거주 시절, 1960년대 사회혁명을 겪은 이후로 구분된다는 평을 받는다. 우리가 이번 시간에 읽은 두 편,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과 <물 위의 다리> 속에서도 온타리오라는 지명은 계속 언급되었다. 마음님은 지도를 펼쳐 소설 속 캐나다 지명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읽어오셨다.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는 십대소녀들인 새비서와 이디스가 벌인 장난에서 시작된다. 가정부 조해너가 새비서의 아버지 캔 부드로에게 호감을 가진 것을 알게 된 둘은 캔 부드로의 이름으로 조해너에게 연애편지를 보내는데.... 제목은 새비서가 알려준 놀이다. 종이에 좋아하는 남자 애 이름과 자기 이름을 적고는 서로 같은 철자를 지워버린 다음, 남은 글자 수에 맞춰 손가락으로,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을 차례로 말하면서 세어 나가다 마지막에 걸리는 단어가 그 남자 애와 나 사이의 운명이라는... 세밀한 묘사와 단편이 주는 긴장감이 계속 이어지는데다가 우리와는 다른 문화적 사회적 환경의 차이가 분명히 느껴져서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물 위의 다리>는 더욱 몽환적인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어느 날인가 그녀가 그를 떠난 적이 있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활동가로 살아온, 그러나 현재 몸이 많이 많이 아픈 지니(그녀)는 닐(그)과 부부다. 그들은 집에서 지니를 돌봐줄 (학대와 폭력속에 성장한) 헬렌의 동생 루이스를 맡고 있는 양부모의 집에 들르게 되는데... 지니의 심리적인 흐름이 그곳의 묘사와 더불어 세밀하게 표현된다. 저녁 무렵 지니는 매트를 만나 물 위의 다리를 지나게 된다. 내내 답답하게 전개되었던 소설은 그래서 더욱 묘사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리고 첫문장, 그가 그녀를 떠난 적이 있다는 말이 한 번이 아니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에 나는 엘리스 먼로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나머지 작품들을 읽어가면서 그녀의 다른 글도 읽어보고 싶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번 주에는 곰곰님과 블랙커피님이 멀리 다녀올 일들이 있어서 마음님과 둘이서 책도 읽고 작업도 했다. 나는 그 사이에 마스크를 두어 개 만들었고, 마음님은 여름이불을 수선하셨다. 부들부들해 보이는 이불이 여름철과 잘 어울려 보인다.

 

      

 

요즘 마음님과 오랜만에 공부도 하고 활동도 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내놓으시기도 하고, 월든 활동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가는 과정들이 좋다. 그래도 곰곰, 블랙님을 빈자리를 생각하며 조금 들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다음 주 두 분이 앨리스와 어떻게 만나고 올지 기대하면서~~ㅎ

 

그사이 한쪽에서는 재봉틀들이 골골한다. 살살 달래가며 일하다가 중국어 끝나고 들른 지금님을 붙잡아 도움을 받았다. 손인문학이 월요일에 있다 보니 중국어팀과 꼭 만나게 된다. 잠깐 간식타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다.

 

 

다음주에는 <어머니의 가구>와 <위안>을 읽고 만난다. 기분좋게 활짝 웃으며 만나야지.

댓글 2
  • 2020-07-31 21:33

    와우!!! 이 책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캐나다 어느 시골길 따라 함께 걷는 마음과 띠우"
    아! 이 얼마나 서정적인 표현인가~^^ 역쉬 띠우샘은 문학가가 확실하다.
    근데, 그대의 마스크 사진은 왜 없소? 나한테는 급하게 내놓으라고 하고선...
    음... 이번은 그냥 넘어가겠소 그대의 다정한 표현에 기분이 좋아서 ㅎ
    오늘밤은 캐나다 어느 호젓한 시골길을 나란히 걷는 꿈을 꾸고 싶네요
    블랙샘, 곰곰샘도 부르고, 지금샘, 노라샘도 불러서 함께.
    아! 엄청 시끄러울 것 같은데...ㅋㅋㅋ

  • 2020-08-04 21:44

    저도 불러주시어요~~~ ㅠㅜ
    마음은 문탁에 있습니다.
    캐나다 시골길 함께 걷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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