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문학 시즌2> 세번째시간 후기 - 쓸모인간

은주
2019-07-03 23:29
233

손인문학 시즌2 세 번째 시간 후기입니다.

오늘은 곰곰, 달팽이, 띠우, 새은, 스르륵, 여수댁, 주연, 줄리, 파란달, 은주 이렇게 10명이 참여했구요,

도도샘은 아이가 아파서 참석을 못했습니다.

오늘 함께 공부한 책은 일리치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2장까지 였습니다.

줄리샘의 발제를 함께 읽고 관련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이 책의 초반부는 근원적 독점으로 인한 현대화된 가난으로 쓸모를 잃은 현대인들의 이야기입니다.

근원적독점이란 사람들이 참여하거나, 참여하고 싶어 하는 의미 있는 활동을 기업의 상품과 전문가의 서비스가 대체해버린 상황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같은 도시의 거의 모든 거리에서 자동차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원하느냐 원치 않느냐는 별개 문제로 자동차가 있다고 하는 것이 거리 구성의 전제가 되어버린 거죠.

이처럼 산업이 발전하면서 과도한 시장 의존이 어느 한계점을 지나는 순간부터 인간의 무력감이 생겨나고 일리치는 이것을 “현대화 된 가난”이라 부릅니다.

일리치는 현대화된 가난이 상대적 빈곤이나, 불평등분배,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낳는 것은 맞지만, 그 중 인간의 무력감에 집중합니다.

우리는 세미나 시간에 쓸모란 무엇이며, 근원적 독점의 경험,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보려는 시도는 무엇이었을까 이야기 했습니다.

○○샘은 문탁에 와서 자신이 참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밥을 하는 것도, 정리정돈을 하는 것도, 거기에 힘까지 딸리는... 그러다 자신만의 쓸모를 발견하게 되었고, 다른 동학들이 찾아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근원적 독점이 쓸모없는 인간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쓸모의 가치를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현대화된 쓸모는 돈을 많이 번다인 경우가 많죠.

또한 상품에 의존하는 산업사회는 일상 언어 사용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행위를 표현할 때 쓰던 말이 대부분 동사였다면 지금은 명사를 쓰고 있다고 일리치는 지적합니다.

☆☆샘은 몇 년전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던 중 자신이 채워넣은 것들이 명사(상품)들 뿐인 걸 알고 깜짝 놀랐으며,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쓰기가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용가치=동사=우리의 행위 vs. 교환가치=명사=상품

일리치는 20세기 중반을 “인간을 불구로 만든 전문가의 시대”라고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례 전문가를 찾습니다. 그러나 그 전문가라는 것이 체험에서부터 얻어진 진정한 이름이 아니라 책으로 공부해서 얻은 자격증이라는 것을 곧잘 잊습니다. 전문가의 등장의 큰 문제는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분류로 전문가집단이 하나의 권력계급이 된다는 것과 나에게 진정 필요한 것을 그들이 먼저 정해 놓음으로써 의존적 인간을 만든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마비되어 버린거죠....

일리치를 읽다보면 “쓰앵님~그래서 어쩌라는 겁니까?”라고 외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대안책은 없는건가요? 한계점을 넘지 않도록 사회적 합의를 거치라고 하면서 우리에게 슬쩍 떠넘기는 것도 같구요. 앞으로 더 토론하고 함께 공부해 보아야 할 거 같아요.

근원적 독점에서 무기력해진 자신을 발견했다면 거기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 의견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자신의 쓸모를 되돌아 보게된 계기나 불편함이라는 쓸모없음을 즐거움으로 바꾸려는 노력등은 모두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여러 좋은 의견과 생각들을 나누었는데 정리를 다 못해서 아쉽네요.

다음 시간은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끝까지 읽어오면 됩니다.

다음 시간 발제와 후기, 진행은 파란달, 곰곰샘입니다.

댓글 2
  • 2019-07-04 00:49

    쓰앵님...너무 재미있는 거 아닙니까? ㅎㅎ

    제가 보기에는 사회가 발제만큼 어려운 일인 것 같은데 

    사회+후기까지, 은주님 고생많으셨습니다. 

    다시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땡땡샘, 별별샘 내일....아니아니, 잠시 후 만나요. ^^;

  • 2019-07-05 21:04

    은주님의 세련된 사회와 진행, 엄지 척요~

    개개인의 경험담이 함께 책 읽고 나누는 시간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니 감사요^^.

    "현대에는 화폐생산능력을 쓸모로 바라보는 인식이 팽배해있는데, 자기유능감을 획득할 수 있는 쓸모를 찾는게 필요하다. 더불어 쓸모에 대한 의미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한 달팽이샘의 한 말씀도 기억에 남았던 시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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