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2주차 후기 2조

정의와미소
2020-11-04 00:45
297

 이번 세미나는 가을을 한껏 즐길 수 있었던 인디언 샘의 평창 집에서 함께 걷고, 명상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리고 뜨뜻한 황토방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1박 워크샵 코스로 진행되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긴 이야기를 하며 책 읽은 것 이상의 더 큰 공감대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전체 워크샵으로 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 기회를 기다려 보기로!

 

이번 주 읽었던 내용은 여성의 몸에서도 유방, 생식력, 임신과 출산, 모성애에 관한 내용들이다. 가부장적인 사회가 만들어낸 사회적 편견들에서 여성들의 감정들과 질환에 영향을 미친 것 중 특히 유방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자기 경험을 대한 이야기를 둥글레샘이 하면서 세미나를 시작했다. 오역과 오타를 수정해 주신 둥글레샘의 전문 지식을 인정하며, 화장이나 유방이 가지는 성적 의미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인 점을 인정하자는 의견과  우리는 유방을 존중하고, 유방이 우리 몸의 가치있는 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자는 노스럽의 주장에 대해 공감했다.

 

생식력 부분에서 다뤄진 낙태에 대한 이슈는  최근 당근 마켓에 영아를 팔겠다고 올린 한 미혼모의 사건을 통해 낙태와 미혼모의 양육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게다가 마침 임신 14주 이내의 낙태를 하려는 여성에게 건강 보험을 지원하는 법을 추진하는 뉴스가 나온 시점이었다. 여성의 성에 대한 자기 결정권과 남성 권력 중심의 사회제도 안에서 종교계의 생명윤리 주장에 대한 의견, 진보와 보수의 의견 대립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지만 결론은 낙태금지법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낙태라는 용어를 임신 중지 같은 새로운 용어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여성의 몸 자체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서  의미를 담은 용어로 말이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남성 혐오, 여성 혐오가 늘어나는 가운데 서로 진영에 대한 이해와 타협점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가 페미니즘을 더 깊이 공부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페미니즘에 대한 공부를 통해 우리도 우리의 몸에 대한 이해를 키워야 세상의 편견들과 맞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겪은 샘들은 그 과정에서 겪었던 신체적 변화와 중독된 사회구조 안에서의 어머니 역할에 관한 얘기를 해 보았다. 아이의 출산을 경험한 이야기는 다 달랐지만 나도 그다지 모성애가 많다고는 말하기 어려웠다. 지금 이 시대의 모성애는 아이들을 자본주의 사회에서 만들어낸 이미지대로 키워내는 것이 모성애가 많다는 것으로 보여지는 시대인데, 왠지 거기에 부합하지 못한 것이 모성애가 부족한 것이 되고 아이에게 미안함을 가지게 된 것 같아 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미 아이들을 잘 키워낸 인생 선배이신  인디언샘은 아이의 본성대로 아이의 기질에 맞게 도움을 주는 것, 아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내 방식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고의 모성애라는 좋은 말씀을 해 주셔서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결혼이라는 사회 제도안에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편견들이 ,결혼 여부를 떠나 모든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여성의 몸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내면의 지혜를 따르고, 무엇보다도 여성들끼리의 신박한 연대를 이루는 것을 도모했으면 좋겠다. 여성들만의 공감대을 가진 공동체에서  함께 공부하고, 놀고, 걷고, 배추도 기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그 이상의 무엇을 꿈꿔도 좋고. 하여튼 잘 살았으면 좋겠다.

 

단풍이 아름다운 평창에서  함께 한 세미나를 추억하면서 후기를 마치며....

 

댓글 2
  • 2020-11-04 16:15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뭔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요즈음 이에요. 1박2일동안 서로의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공감하고 위로하며 진정한 힐링을 한것 같아요. 결혼. 출산, 육아를 해내면서 많이 힘들고 아프면서 지나온 세월의 이야기들이 모두 내 이야기처럼 다가왔던것 같아요.
    평창은 정말 예쁜 곳이더군요.
    인생 최고의 단풍이었어요 ~~~^^

  • 2020-11-06 23:53

    역쉬 정의와미소님 정리 잘하심... ㅋ
    덕분에 단풍 구경하고 올 가을이 마무리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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