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튜터 前記 ①] 해러웨이, “Make Kin Not Babies!”, 멋져부러^^

문탁
2021-01-14 09:51
143

20년 전쯤 나는 사이보그였다.

 

하하...놀라지 마시길...내가 뭐 <소머즈>였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때, 큰 애를 모 대안학교에 보내게 되었을 때, 어쩔 수 없이 이 동네로 이사 오게 되었을 때, 대안학교는 학교가 아니라 학생-교사-학부모가 모두 함께 공부하는 학습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어여쁜 꿈’을 아직은 순진하게 가지고 있었을 때, 하여 학부모 커뮤니티 활동을 나름 열심히 할 때, 그 때 그 커뮤니티에서 쓰던 내 닉네임이 ‘사이보그’였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왜 하필 ‘사이보그’였을까? 아마 그 공동체에 팽배해있던 어떤 분위기, 즉 휴머니즘이랄까, 가족주의랄까, 낭만주의랄까, 뭔가 그런 올드한 정조(情調)에 좀 반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뭔가 닉네임을 정해야 했을 때 나는 의식적으로 가족, 민중, 진보, 자연...이런 것과 가장 거리가 멀어보이는 단어, 바로 ‘사이보그’를 택했다. 맞다,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선언문>의 바로 그 ‘사이보그’였다. 

 

 

린 랜돌프, 사이보그 (1989)

린 랜돌프가 형상화한 사이보그는 고요테 가죽을 쓰고 가슴에는 칩을 부착하고 고양이와 비슷한 손가락으로 컴퓨터를 두드리는 유색인종의 여성이다.

인간이자 동물, 동물이자 기계, 그 무엇도 아니고 동시에 그 무엇이기도 한 ("하나는 너무 적다. 그러나 둘은 너무 많다")  바로 그것이다.

 

 

돌아돌아 (이 긴~~ 이야기는 또 다음에 하자) 다시 해러웨이를 손에 들게 되었는데 해러웨이는 그때도 어렵고 지금도 어렵지만....역시, 그녀는 너무 멋지다.

 

오늘은 우선 맛보기로 (다들 <양생프로젝트>에 오시라고 꼬시는 중이다!!) 그의 개인사를 조금만 소개한다. (아래 내용은 『한장의 잎사귀처럼』에 나온 것을 요약한 것으로 보이는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에서 인용한 글이다.)

 

 

“해러웨이는 훌륭한 이론가인 동시에 자신의 이론대로 삶을 살아온 행동가다. 해러웨이의 삶은 그의 삶과 이론을 둘이 아닌 하나로 만드는 과정이다. 파리 유학 시절에 마르크시즘의 영향을 받은 해러웨이는 예일대학에 다닐 때 활동가와 학자들을 위한 공동부락에서 다양한 배경과 개성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거주했다. 공동부락에는 아프리카계 흑인과 백인이 섞여 있었고, 미혼모, 동성애자, 마르크시스트 등 다양한 권리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여기서 해러웨이는 첫 번째 남편 제이 밀러를 만난다. 당시 제이는 역사학을 전공한 대학원생이었다. 그는 막 커밍아웃을 한 게이였고 게이 인권운동의 한 획을 그은 스톤월 항쟁사건으로 불붙은 급진적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공동부락에서 제이를 만날 즈음, 해러웨이 역시 여러 여성과 데이트 중이었다. 제이와 해러웨이는 성지향이 달랐지만 정신적 친밀감이 맺어준 사랑으로 결혼을 결정한다...

해러웨이와 제이는 함께 살았지만 몇 년 후 별거에 들어간다. 제이는 필리핀계와 멕시코계의 혼혈인 로버트와 사귀었고 해러웨이는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그의 수업 청강생이었던 러스틴을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해러웨이와 제이는 각기 애인이 생긴 뒤에도 계속 함께 하기를 결정했다. 제이와 그의 연인 로버트 그리고 해러웨이와 러스틴 네 명은 캘리포니아 주 힐즈버그 외관 지역의 토지를 함게 구입해 공동생활을 시작한다......

이러한 그들의 관계는 특히 로버트의 에이즈 투병생활을 함께 겪어내면서 더욱 더 굳건해진다. ...해러웨이와 러스튼은 제이와 함께 로버트를 돌보았다. 로버트의 사망 후 제이 역시 같은 병을 앓는데, 해러웨이와 러스틴은 이번에도 그의 죽음 직전까지 함께 했다.....

해러웨이와 러스틴은 로버트의 사망 10주기이자 제이의 사망 5주기 때, 로버트와 제이의 가족들과 작은 파티를 열었다. 추도식은 제이가 소중하게 가꿨던 그들 모두의 과수원에서 열렸고, 수확한 복숭아를 함께 나누면서 그들이 지나온 삶을 추억했다.” (102~105)

 

 

 

2016년에 제작된 해러웨이 다큐, <Donna Haraway: Story Telling for Earthly Survival> ( 2019년 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양생프로젝트 개강날 혹은 그 즈음 적당한 날에 공동체 상영을 해보려고 이 튜터, 지금부터 애쓰고 있습니다. 호호호

댓글 1
  • 2021-01-17 09:54

    이 다큐 소문이 자자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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