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일기>2조 후기: '우리의 길동무, 존재 장치로서의 몸에 관해서란다.'

스르륵
2020-11-17 21:01
152

이번 시간은 다니엘 페다크의 소설  몸의 일기›를 읽는 첫 시간이었다. 어릴적 우리가 일기장을 숨기려고 난리를 친것도, 어쩌다 친구의 일기장을 발견하면 가슴이 콩닥 뛰었던 것도 알고보면, 그 일기장 안에  온갖 비밀스런 속삭임이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소설 속 주인공은 그런 은밀한 내면일기를 거부하고 당당히 평생을 관찰한 자신의  '몸의 일기'를 써내려간다.

 

나는 일단은  '몸'에 대해 관심이 없는 편에 속하는 것 같다. (몸이란 것이 가지는 그 광범위성을 따지자면 관심이 없을리는 없겠지만서도..) 그래서 우선 '몸'의 '일기'라는 것이 쫌~ 신선했다. 아직도 내면 일기에서 허우적대는 나로서는 몸의 일기는 담백하고 뭔가 다른 차원의 신기술같이 느껴졌달까. 물론 몸의 메세지를 통과하는 일은 결국은 자신의 내면과도 만나게 되는 일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목의 통증과 사고의 전환을 연결하고자 하는 에피소드를 적었고, 둥글레샘 역시 몸과 친구가 된다는 것과 감정의 배설 도구이기 십상인 내면 일기를 벗어나 감정과 몸의 관계성을 경험해 보는 몸일기를 시도해 보고 싶다는 메모를 적었다. 둥샘은 꿈일기도 적고 있다. 몸 일기도 응원!!!ㅎㅎ

 

그리고 코스모스샘의 메모는 우리 모두가 격하게 공감한 주제다. '딸, 아들과 나누는 성에 관한 이야기', 무엇보다 딸과의 대화에서 느끼는 성에 관해 요즘 시대 딸들이 느끼는 안전에 대한 공포는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이 자유롭게 묘사하는 성고민과는 너무나 대조된다고 우리모두 느꼈기 때문이다. 부모랑 성을 이야기 할 수만 있어도 성공한 성교육이다,  남성이 역차별 성공격(?)을 당하는 일도 있다, 순진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부모들이다 등등의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나는 이 지점에서 갑자기 푸코가 생각났다. 우리는 성에 대해  제대로 된 저항을 사유할 수 있을까..

 

인디언샘은 '기록'으로서의 일기에 주목을 하시며 자신의 몸의 일기를 적어오셨다. 여러 가지 사건과 경험들이 기록됨으로써 재인식되어지는 힘을 새삼 느끼셨다고 했다. 나는 은유가 말한, '글은 언제나 자기 생각을 의심하는 일이고, 말은 자기 확신을 전하는 일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몸이든 정신이든 객관화하는 일은 언제나 쉽지는 않지만 기록이 우리를 자유케하는 날이 언젠가 오겠지?~~

 

정의와 미소샘은 주인공의 몸의 일기에서 쾌활함을 읽는  대신 어쩌면 '몸이 없었던' 아빠와 '돌봐주지 않는' 엄마 사이에서 불행한 아이였지는 않았을까 생각하셨단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이 바로 어쩌면 정상성의 가족주의 신화가 아닐까(그런 의미에서 다시 생각되는 사유리의 비혼모 출산 소식!!) , 비올레뜨 아줌마가 엄마이고 마네스 아저씨가 아빠였을 것이다.... 등의 이야기들과 어쨋건  '남의 일기'는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스르륵이 딸들의 '일기'를 훔쳐 본 후 딸들이 엄마 볼까봐 일기를 쓰지 않게 된 안타까운 사연과 둥글레가 아직도 일기를 쓸때면 엄마가 훔쳐 보는 것 같다는 웃픈 사연ᆢ)를 논하며 전원 출석, 전원 메모로 즐거웠다! 

 

평장에서 1박2일 '몸'으로 부대낀 사이여서 인지 세미나 분위기가 뭔가 더 편안하고 새롭게 느껴진 것..은 나만의 착각은 아니겠죠?^^ 다음주에는 또 몸에 대한 어떤 새로온 시선들이 나올지 기대된다.

댓글 5
  • 2020-11-18 12:02

    충실한 후기시네요 ^^
    소설 주인공이 가족주의에서 벗어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엄마의 부재를 비올레뜨 아줌마가 채워주고 일찍 돌아가셨지만 아버지의 영향력은 부재로 느껴지지 않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소설입니다~
    이번 주도 기대되요~~

  • 2020-11-18 13:09

    야금야금 재미있게 읽고 있는 소설이에요^^
    우리 조 세미나에서도 자식과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는가? 그런 얘기 비슷하게 했어요.
    근데 입이 잘 떨어지지 않네요.

    • 2020-11-18 14:29

      저도 요번 세미나 얘길 빗대어 전하며 딸들과 성 이야기를 모처럼 해봤어요. 모솔이라 영양가(?) 있는 이야기는 없었지만 뭔가 우리때와는 확연히 다른 결의(?)가 느껴져 좀 놀랐지요ᆢ

    • 2020-11-18 22:59

      ㅋ 제가 새털의 메모를 읽고 매모의 소재를 정했걸랑요~^^

  • 2020-11-18 23:03

    몸으로 부대낀 사이란 말이 맘에 드네요~
    몸으로 부대낀 친구들과 몸의 일기를 읽고 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ㅋㅋ 좋네요^^

글쓰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알림]
[알림] 자기배려 실전편3<멍 때리고 걷기 10주 프로젝트>
기린 | 2020.09.22 | 조회 254
기린 2020.09.22 254
[알림]
[알림] 자기배려 실전편2 <몸에 대한 사유> 조별 세미나 안내
새털 | 2020.09.20 | 조회 283
새털 2020.09.20 283
[알림]
[알림] 7월18일 푸코를 마무리하는 미니에세이데이 (5)
양생프로젝트 | 2020.07.06 | 조회 291
양생프로젝트 2020.07.06 291
[알림]
[알림] 1학기 마무리와 2학기 스케줄 공지합니다
문탁 | 2020.06.30 | 조회 198
문탁 2020.06.30 198
[알림]
[알림] 6월6일, < 성의역사> 시리즈 완독기념 갈무리데이!! (5)
문탁 | 2020.06.02 | 조회 286
문탁 2020.06.02 286
[알림]
[알림] 2020 양생프로젝트 : 자기계발에서 자기돌봄으로 - 푸코&사주명리 (36)
관리자 | 2019.12.23 | 조회 2337
관리자 2019.12.23 2337
[모집]
[모집] 인문약방세미나2: 인문의역학 (4)
인문약방 | 2021.01.08 | 조회 396
인문약방 2021.01.08 396
[모집]
[모집] 인문약방세미나1: 몸과 인문학 (2)
인문약방 | 2021.01.08 | 조회 329
인문약방 2021.01.08 329
[모집]
[모집] 2021년 양생프로젝트2: 단짠단짠 글쓰기클래스 (23)
인문약방 | 2021.01.08 | 조회 1039
인문약방 2021.01.08 1039
[모집]
[모집] 2021년 양생프로젝트1 : 몸과 마음에 대한 탐구 (22)
인문약방 | 2021.01.08 | 조회 970
인문약방 2021.01.08 970
111
[2021 튜터 前記 ①] 해러웨이, “Make Kin Not Babies!”, 멋져부러^^ (2)
문탁 | 2021.01.14 | 조회 180
문탁 2021.01.14 180
110
이거슨 에세이데이가 아니다 이거슨 우정과 감응의 신화적 시간이어따!!! (8)
문탁 | 2020.12.21 | 조회 326
문탁 2020.12.21 326
109
<양생프로젝트> 최종에세이 (17)
새털 | 2020.12.18 | 조회 383
새털 2020.12.18 383
108
12월 19일 에세이발표 공지
새털 | 2020.12.18 | 조회 223
새털 2020.12.18 223
107
에세이 초안 2 (8)
루틴 | 2020.12.15 | 조회 149
루틴 2020.12.15 149
106
에세이 초안(목요일팀) (10)
둥글레 | 2020.12.10 | 조회 175
둥글레 2020.12.10 175
105
양생프로젝트 최종 에세이 개요 (11)
둥글레 | 2020.12.04 | 조회 136
둥글레 2020.12.04 136
104
<몸의 일기> 3회차 전체 세미나 및 <멍걷 프로젝트> 소회 나눔 후기 (7)
musa | 2020.12.02 | 조회 162
musa 2020.12.02 162
103
<몸의 일기> 3회차 메모 (4)
인디언 | 2020.11.27 | 조회 64
인디언 2020.11.27 64
102
<몸의 일기> 2회차 - 1조 후기 (4)
초희 | 2020.11.23 | 조회 96
초희 2020.11.23 96
101
<몸의 일기> 2회차 -2조 후기 (4)
둥글레 | 2020.11.22 | 조회 95
둥글레 2020.11.22 95
100
<몸의 일기> 2회차-3조 후기 (8)
루틴 | 2020.11.21 | 조회 129
루틴 2020.11.21 129
99
<몸의 일기> 2주차 메모 (7)
라라 | 2020.11.20 | 조회 88
라라 2020.11.20 88
98
몸의 일기 1주차 후기 (2)
매실 | 2020.11.19 | 조회 119
매실 2020.11.19 119
97
<몸의 일기>2조 후기: '우리의 길동무, 존재 장치로서의 몸에 관해서란다.' (5)
스르륵 | 2020.11.17 | 조회 152
스르륵 2020.11.17 152
96
<멍때리고 걷기 8주차 pick> 함께 걷기 1탄 그리고 (4)
양생팀 | 2020.11.17 | 조회 108
양생팀 2020.11.17 108
95
<몸의 일기> 첫번째 메모 (11)
새털 | 2020.11.13 | 조회 140
새털 2020.11.13 140
94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마지막 3주차 후기 (8)
먼불빛 | 2020.11.11 | 조회 115
먼불빛 2020.11.11 115
93
<멍때리고 걷기 7주차 pick> 걷기를 따라 가니 제주까지? (2)
양생팀 | 2020.11.09 | 조회 111
양생팀 2020.11.09 111
92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3주차 메모 (8)
라라 | 2020.11.06 | 조회 80
라라 2020.11.06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