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2주차 후기 3조: 마늘 빻기, 하찮은 일인가?

콩땅
2020-11-05 07:02
358

3조는 서로의 근황을 질문으로 세미나를 시작하였다.

코투샘의  부석사 여행 뒷이야기, 기린샘의 고민(운영위원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 어떻게 공동체를 꾸려가야 하나? 서로 조건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 콩땅의 soccer mom 이야기,  마지막으로 매실샘의 온라인 독서모임 분투기로 이어졌다. 사회학책을 읽는 온라인 모임의 고충은 책도 안 읽고, 리뷰도 안 쓰는 회원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였다. '안 읽고 안쓰려면 모임에서 나가라'를 어떻게 전달해야할까였다.  이런 회원에게 기린샘의 일침! 이것은 또 다른 무임승차다. 맹자의 자포자기, 즉 자기를 포기하고 자기를 속이는 것과 같다. 눙치고 가는 자기 습관을 들여다봐야한다고 하였다. 오호~ 역쉬 맹자 읽은 여자야.

 

2주차 읽기의 내용인 성적 욕망, 외음부, 질, 유방, 임신과 출산, 모성애와 관련되었다. 

여성의 욕망,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인데, 남성의 욕망과 남성의 소유로 지배를 받는 주체를 잃은 여성.

매실샘은 아기에게 젖먹일 때 남편이 " 그거 내 껀데~"라는 말에 분노했다고 했고, 기린샘은 서른이 넘어서야 '처녀성'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처녀성을 결혼전에 잃으면 우물에 빠져 죽어야 되는 줄 아셨단다. ㅋㅋ 도대체 누굴위해 그걸 지키는 건데!  왜 우리는 우리몸인 유방을 만지고 성기를 들여다보는 것에 불편할까? 남자들은 매일 수시로 튀어나온 성기를 만지고, 보고, 즐기는데........ 

 

임신과 출산을 의사에게 의존하고, 섹스는 남성의 리드하에 이루어지고,  '땅의 어머니' 역할을 많이 중요시하는 모성애와 관련하여

여성은 오랜기간 동안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이끌려서 자신의 몸과 삶에 대한 능동적 치유의 능력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음을 이야기하다가,

우리는(현대 여성은) 무엇을 더 잃어가고 있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요즘 주부들은 마늘을 까서 빻아서 사용하지 않는다. 마늘을 빻으면 "어머, 언니! 나는 결혼하고 부터 마늘 빻아 본적이 없어. 빻은 마늘을 사지."  명절 차례 지낼 때 밤을 치지 않는다. 동서가 " 형님~, 힘들게 뭐하러 밤을 치세요. 깐 밤을 사지." 깐 밤은 허옇고 푸석해서 맛도 없다고 항변해 본다. 요즘 인터넷 장보기나, 동네 반찬 가게, 마트를 보면 meal kit이 음식도 다양하고 간편한 조리로 우리의 선택을 많이 받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인테리어에서 싱크대의 공간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한다. 주방의 역할이 작아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가 생각난다. 행복과 풍요로움을 즐기던 사람들한테 시간을 빼앗아 목숨을 이어가는 회색 신사들이 나온다. 미래를 위해서 시간을 저축하느라 예전의 따스한 정을 잊고 점차 차갑고 삭막한 사람들이 되어가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프로세스를 거친 재료와 음식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 절약한 시간으로 무얼 하려는 걸까? 독서를 더 하려고? 일하여 돈을 벌려고? 잠을 더 자려고? 유튜브를 더 보려고? 

시간을 절약하여 더 여유로운 삶을 사는게 아니라, 우리는 마늘 빻기 능력, 음식하는 능력을 하찮게 여겨 그 능력을 팔아서 산 시간으로  더 빈약하고 영양가 없는 음식으로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댓글 5
  • 2020-11-05 07:50

    난 마늘 빻아서 써요^^

  • 2020-11-05 08:55

    한꺼번에 마늘을 빻아서 소분 후 얼려놨다가 녹여서 씁니다.
    나름대로 정성들여 집밥을 해먹고 있어요. 당연히 시간이 많이 들지만, 그 순간에 집중하려 합니다. 매끼 갓한 밥 김을 쐬며 ‘건강해져라. 아프지마라’ 주문을 걸면서ㅎㅎ키에르 케고르는 “삶에서 중요한 것은 우연하고 사소한 것들이다”라고 했는데, 따뜻한 음식을 지어 먹으며 깨닫습니다. 이 순간이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ㅎㅎ

  • 2020-11-05 19:01

    ㅋㅋ 그날의 세미나 분위기가 다시 떠오르는 후기^^ 남은 텍스트도 후끈 시원 유쾌하게 합시다~~

  • 2020-11-06 08:54

    이런 재미난 이야기가 오갔군요~~이번주는 갑니다~~^^

  • 2020-11-06 23:50

    다양한 얘기들이 오갔네요~
    저두 집에서는 때우는 게 아니라 식사를 만들고 차려서 먹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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