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생프로젝트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1회차 세미나 후기(1조)

musa
2020-10-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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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생프로젝트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1회차 세미나 후기(1조)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크리스티안 노스럽, (주)한문화멀티미디어, 2000년 

2020년 10월 24일 토요일(참석자:라라, 새털, 무사, 초희, 결석자:먼불빛, 단풍)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에 대한 총평은 ‘그리 어렵지 않게 술술 읽혔다. 여성의 몸을 알아간다는 측면에서 꽤 유용했다.하나의 모멘텀이 된 책이다.’ 등 읽기에 어렵지 않았고 꽤 좋았다는 평이 주였다. 

 

초희는 책 내용에 대한 의구심으로 말문을 열었다. 병인과 질병이 1:1로 매칭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그동안 ‘아파서(자주 체하고, 월경통이 심하고, 어깨가 뭉친다.) 억울하다’ 정도로만 생각했지 ‘왜 아플까’에 대해서는 간과했는데, 이 책을 읽고 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몸을 치유하려는 태도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한다. 마음이 바뀌어 몸에 영향을 준 경험(마음을 들여다보는 2주 코스인 ‘아바타’ 참가. 심지어 미쿡에서 영어로 진행하는.)을 소개하며 월경통이 줄어들어 신기했다고. 라라샘은 이 ‘아바타’ 코스에 대해 불교의 ‘수행법’과 비슷해 보인다며 정토회에서 주관하는 ‘깨장’(깨달음의 장)이라는 4박 5일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라라샘에게는 자신의 ‘꼬라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한다. 

 

단풍샘은 메모에서 중독된 사회 구조에서 가장 공통된 특징 가운데 하나로 ‘의존성’에 집중하며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며 불편했던 경험을 나눠줬다.돌이켜보니 타인이 평가하는 내모습이 나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의존성에 근거한 내면의 소리에만 귀 기울였기 때문으로 자기분석했다. '내면의 인도자’는 물리적인 몸보다는 불교에서 말하는 ‘담마’, ‘진리’와 연결되므로 집착을 버린다면 어떤 괴로움에서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조심스런 다짐을 내비쳤다. 감정을 느끼고 표출하는 이른바 ‘감정의 시대’에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무심, 평상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공감하며 참석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라라샘은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보다 저자의 <폐경기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를 읽고 더 공감이 갔다며 문탁에서 ‘폐경기 여성’이라는 주제로 더 얘기해보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했다.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성차별을 겪고 자란 많은 여성들처럼 ‘나는 엄마처럼 하(되)지 말아야지’ 했지만, 은연중 딸에게 ‘여자애가~’라고 말하고, 분노를 되물림하는 자신을 보며 무의식에 각인된 성장환경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깜짝 놀랐던 경험을 나눠줬다. 라라샘 자신도 ‘세상의 대열에 참여하기 위해서 내면의 욕구와 충돌하는 남성들의 방식을 모방’(201쪽)했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고 배려할 수 없었고, 그렇게 하는 것이 나라는 존재를 증명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고 한다. 기혼여성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 중 하나인 ‘고부관계’도 ‘여자와 여자의 우정과 연대’로 극복했지만, 결국엔 시어머니도 아들 편, 즉 가부장의 승리를 목도했던 순간 라라샘이 느꼈을 씁쓸함이 전해졌다. “가족은 베이스캠프일 뿐이다.스위트홈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정상에 오르거나 내려가기 위해 준비하며 잠시 쉬는 곳 정도로 생각한다면 지금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나 ‘가족의 위기’와 같은 갈등과 오명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 라라샘의 제언이다. 새털샘은 넷플릭스의 미쿡 시트콤<모던 패밀리>소개했다. 이시대의 ‘모던 패밀리’가 궁금하시면 한번 보시길 권한다. 후기를 쓰면서 보고 있는데 은근 재밌다.

 

새털샘에게 이 책은 한마디로 ‘모멘텀’이란다. “모든 병은 메시지다.”라는 문구가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보게 했다고.샘이 앓았던 질병들을 나누며 자연치유과정에 대한 믿음과 함께 병에 대한 두려움도 컸기에 몸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았던 경험도 소개했다. 작년에 참여한 <월경페스티벌>에서 ‘언니들의 병원놀이’라는 대안적 페미니즘 의료활동을 하는 젊은 여성의사의 무월경 경험을 들으면서 샘의 고3시절 무월경 1년을 떠올렸는데, 작년 문탁 공간에서 월경과 폐경에 대한 논의를 생산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올해는? 내년에는?” 하는 기대감과 함께. 준비 안 된 임신으로 낙태할 곳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큰 딸 지인의 사연을 전해 들은 후 우리 여성들이 월경, 임신, 낙태에 대해 ‘가족’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사는 현실이 참 ‘어처구니 없다’고 말한다. 집 안에 들어온 화장실(양변기) 덕분에 과거 임금님에게나 가능했던 용변상태 살피기(?)가 누구에게나 가능한 시대에 살면서 말이다. 

 

무사는 친구 두명의 여성생식기관 투병 사례를 소개했다. 차크라2와 관련된 인간관계, 경제적 안정 등에 대한 고민이 병으로 발현된 것인지, 아니면 운이 조금 더 나빴던 것인지 가늠해봤다. 비혼 친구들의 ‘부인과’ 질병 투병 이후 친구 몇몇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봤고, ‘산부인과’라는 진료과목의 명명이 다른 것과 다르다(보통 아픈 부위로 네이밍한다. 치과, 이비인후과 등등)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껏 여성의 몸에 대한 연구는 충분치 않았고, 원인이 분명치 않은(대다수 질병이 중독된 가부장 사회구조에서 기인했을지 모를) 여성들의 다양한 질병들이 ‘노처녀 히스테리’나 ‘중년 여성 만성통증증후군’ 으로 퉁쳐져 사소하게 취급되었기 때문에 여성생식기관과 여성의 질병은 좀더 소리내어 말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 3
  • 2020-10-26 20:24

    우리가 엄청 많은 얘기를 했구나!!!

  • 2020-10-27 20:48

    오! 여러 세대가 모여있어서인지 다양한 얘기들이 나왔군요...

  • 2020-10-28 05:32

    오, 재미난 얘기들이 많았군요.. 아쉽~ 이번주에는 꼭 참석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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