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인문학 2회- 3조후기

루티니
2020-10-11 11:37
239

이사간 이후로 평일날 출퇴근길 루트 설정이 끝나서 늦지않고 주변을 돌아보며 다니고있다. 하지만 주말은 지하철 배차간격이 길어지고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나니 오늘은 결국 세미나에 지각을 했다. 늦어서 조원들에게 미안도 했지만, 이 좋은 날씨에 내가 좋아하는 손곡초등 학교 앞길의 단풍을 눈앞에 두고 여유있게 걷지못하고 정신없이 뛴게 아쉬울 따름이다.

 

2회 세미나는 각자 휴일동안 무엇을 했는지 아이스브레이킹부터 시작했다.

 

기린샘은 추석동안 걸은 일상에 대해 얘기해주셨다. 20년전 아버지와 함께 새벽5시부터 매일같이 걸었던 산길..몇개월만에 십키로의 체중감량을 성공케한 그 산길을 다시 걸어 보셨다는 이야기부터 20년동안 매일같이 같은 등산로를 걸으셨다는 기린샘 아버님의 이야기까지 (기린샘의 성실함이 괜히 나온게 아니구나..) 다양한 걷기 일상의 이야기로 시작하셨다.

 

코투샘은 추석동안 아침 저녁으로 걷기를 했더니 불면증이 사라졌다며 양생프로젝트의 멍.걷이 본인에게 축북이라는 간증(?)까지~ 행복해보이셨다^^

 

매실샘은 식상생재의 삶이라서 혼자만의 걷기를 언제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고민과 함께, 일단 타지역의 스타벅스로 일하는 공간을 옮기는 방법으로 10분에서 20분 걷기도전을 해보자는 의견과 함께...^^

 

나는 나의 걷기가 산책길인지 출근길인지 헷갈린다는 고민에서.. 기린샘의 문탁 출근길에 대한 멍.걷 후기를 통해 이런 생각의 출발이 무엇때문인지 힌트를 얻기도 했다. 습대로 걷는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작은 의문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세미나시간에 나에게 영감을 주었던 말은 기리샘의 3주차 걷기를 하며 느낀 사유였다. 산책을 한다는 것은 외부가 엉기는 시간에 대한 습관을 길러보는 시간일수있다는 생각. 이러한 것은 현재에 더 집중하게 되는 신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촉박하게 문탁까지 57분 에 돌파하느냐 70분에 여유있게 걷느냐...지나가는 곳의 변화를 느끼게 해주는 13 분의 마법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나의 바쁜 출근길이 산책길이 되기위해서는 여유로운 시간, 외부가 나에게로 와서 엉기는 시간이 필요한가보다. 그리고 때로는 나에게 자극을 주기위해 새로운 길의 선택과 또 새로움과 엉기는 시간,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 현재에 집중하는 신체를 길러보는데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주명리와 연결해보면 화기운을 돋구는 개운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세미나시간에 열을 올리며 의견을 나누었던 파트는 보행을 위한 투쟁파트였다. 요즘 아파트들이 보안을 문제삼아 공간을 사유화한다는 것이였다. 난 출근길에 오리역에서 동천역으로 걸어올때 공간의 사유화로 인해 자유롭게 걷을 수 있는 권리를 빼앗겼던 경험을 공유했다. 매실샘은 샘동네 뒷편 산을 가기위해 다른 동네 사람들이 와서 무례하게 행동했던 일들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난감한 이런 문제를 가장 쉽게 해결하는 것이 통행금지가 아니였을까 생각해본다. 복잡하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계속 생각해볼 문제이다.

 

보행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가 다양한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일들과 연결된다는 사실 이 새삼 놀라웠다. 리베카 솔닛의 방대한 자료수집과 연결 능력이 너무나 놀랍다.

 

오늘도 걷기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해보는 좋은 시간이였다. 세미나끝나고 좋아하는 손곡초 앞길도 여유있게 걸었다. 그리고 내가 아늑함을 느끼는데에는 손곡초 담벼락에 있는 사시사철 단풍느낌나는 알록달록 철담장이 일조하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댓글 2
  • 2020-10-11 15:36

    2회 세미나에서 보행의 권리를 위한 투쟁부분에서 조원들의 이야기가 너무 실감나서 좋았어요^^
    그리고 우리가 통제와 관련 얼마나 '쉬운' 방식을 택하는가...
    어떤 일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혹시나 놓치는 것이 없는 계속 경계한다는 것은 어쩌면 '어렵게' 일을 해나가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저도 코투님의 간증 좋았어요~~

  • 2020-10-12 10:55

    주말부터 카페 출근을 두 배로 늘렸더니 훨씬 좋아요! 그동안 보지 않던...난개발의 현장 + 그 너머에 천 산책길도 찾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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