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역사 1 -D조 후기2

둥글레
2020-03-26 14:10
303

<성의 역사 1>을 읽고 가장 와 닿았던 말은 “성, 모든 것의 근거” 였다. 나는 분명히 이런 담론에 한 때 포획되었던 사람이다. 성의 억압으로 나의 진실 일부가 왜곡되었다고 믿었다. 이 말이 불러오는 해방과 자유라는 미래에 끄달려 정신분석과 심리상담이라는 상품을 직접 구매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그러나 돌아보면 분명 성의 억압 하에 있던 어린 시절이 있었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서 성에 대한 여러 담론에서 진실을 찾고 싶었다. 푸코는 이 성의 억압이라는 표상과 성생활의 장치의 기묘한 관계에 대해 밝히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이 위험하다거나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얘기되어야 한다거나 등 여러 가지 침묵이 있었는데 이것들이 오히려 담론를 떠받치고 담론에 스며드는 전략의 일부를 이룬다는 푸코의 말에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억압의 가설이 해방과 자유라는 미끼에는 꼭 필요한 조건이다. 무엇보다 이 두 쌍은 내 스스로를 권력의 내부에서 외부로 위치시킴으로써 즉 나를 권력의 피해자로 설정함으로써 문제의 핵심을 못보게 한다. 

 

내 개인적인 삶의 환경-태어나 한 달만에 가톨릭 세례를 받고, 주변이 다 가톨릭 신자이고, 고해성사를 하기 전에 늘 죄를 샅샅이 조사하고, 성에 대해 늘 죄의식을 갖고, 국뽕이 심했던 군부독재시기에 초딩, 중딩 시절을 보내고, 약학을 공부하게 되는 등-과 성생활이 권력의 장치가 되어가는 (16)17-19세기의 과정이 거의 비슷하게 펼쳐졌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6-17세기 반종교개혁에 따른 고해의 회수가 증가되고 자기성찰이 강화되었다. 이와 함께 특히 성에 관련된 ‘생각으로 지은 죄’까지 “모든 것이 말해져야 한다”는 과정을 통해 성의 “담론화”가 형성되었다. 

18세기의 성은 “경찰”의 문제가 되는 데 즉 국가 통치의 문제가 된다. 성은 공공선을 위해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담론화가 이루어 진다. 이는 부르주아지의 혁명 성공, 공화정의 수립,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부르주아 계급이 정치경제적으로 부상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제 성은 교육학, 의학, 경제라는 지식의 대상이 되어 끊임없이 담론화가 된다.

19세기에 성은 특히 의학적인 차원에서 정치적인 기획에 연결된다. 성과 질병 또는 비정상성이 연결되어 국가의 미래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육체에 부과된 규율 권력과 인구에 부과된 생체 권력에 포섭되고 그 권력을 행사하면서 살아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내 안에 형성된 “성의” 관념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상상적이었나를 새삼 느꼈다. 성-욕망이라는 망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성생활의 장치에 대한 반격의 거점이 육체-쾌락이라고 푸코는 아주 심플하게 말하고 있지만... .

댓글 2
  • 2020-03-26 14:20

    우리 조는 1~3장까지 물방울이, 4~5장은 둥글레가 메모 해와서 얘기를 했는데
    입모아 두 번에 나눠서 할 걸 그랬다는 후회를 했다는...
    저를 비롯해서 다들 깊이있게는 읽어오지 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문탁샘의 강의가 절실해지는 부분..)

  • 2020-03-27 12:10

    음...물방울 후기에도 댓글을 달았지만....
    관건은 '성과 진실'인디....

    둥글레 후기의 첫번째 단락의 내용이 저한테는 알 듯 모를 듯 다가오네요. ^^
    내일 혹은 담주 좀 더 이야기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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