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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2019.02.28 조회 324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6 펜타토닉 스케일pentatonic scale을 넘어!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Smells like teen spirit 십대 시절을 떠올리면 나는 학교에 대한 기억보다는 학교 밖에서 친구들과 몰려다니던 것이 주로 생각난다. 그런 기억들은 교실 안의 기억들보다 역동적이다. 밤에 엄마 몰래 집을 나가 친구들과 술 마시고, 건물 지하에 락카 스프레이로 아무 의미 없는 낙서를 하고, 다른 학교 아이들과 쌈질하고, 한 평 남짓 좁은 연습실에 대여섯 명이 모여 Nirvana의 곡을 몇 번이고 합주하고, 마음에 드는 여자 친구와 어떻게든 잘해보려고 노력하던 기억들. 그야말로 smells like teen spirit이었다.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것 같다. 지루한 수업, 똑같은 일상, 내가 학생이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주어진 일들로부터 말이다. 난 똑똑했다. 공부를 하지 않을 방법으로 실용음악을 선택했다. 다들 공부를 하는데, 그건 대학을 가기 위해서였다. 나에게 실용음악은 ‘정당하게’ 학교로부터 멀어질 방법이었다. 입시가 다가오자 학교에선 아예...
김고은 2019.02.08 조회 356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5 왜 그렇게 오래 된 책을 읽어?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 이 글에 나오는 이름은 ‘명식’을 제외하곤 모두 가명입니다.            길드다 멤버들은 2018년 9월부터 11월까지 유투브 미니강의를 진행했다. 유튜브 미니강좌는 각각의 주제를 가진 네 사람이 15분씩, 총 3달에 걸쳐 강의하고 강의 영상을 유투브에 올리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우리 또래의 문제를 옛 할아버지들에게 물어본다는 컨셉의 <할아버지에게 물어보자>를 준비했다. 강의를 하기 위한 강의안을 쓰고, 현장강의 리허설을 하고, 강의를 한 뒤에는 편집정보를 넘기고, 영상을 편집해주는 친구가 편집해주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우리의 예상보다 품이 훨씬 많이 들어갔다. 멤버들 모두가 다른 일들과 함께 준비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부족했고, 특히 나 같은 경우는 고전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삶의 양식으로써의 철학   내 첫 강의의 제목은 <세네카 할아버지, 욜로가 뭐예요?>였다. 나는 세네카를 비롯한 스토아학파의 책을 고전대중지성...
김고은 2018.12.29 조회 422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4 길드다 2018, 마이너스 500만원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 이 글에 나오는 이름은 ‘명식’을 제외하곤 모두 가명입니다.            공부로 돈을 벌겠다고 일층에 길드다 공간을 꾸렸을 때, 우리 앞으로 문탁 네트워크가 있는 이층에서 500만원이 뚝 떨어졌다. 물론 500만원이라는 금액에 대해서는 온도 차이가 있었다. 목공 일을 하는 지원에겐 그다지 큰돈이 아니었을 터이고,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동은에게는 꽤나 큰 액수였을 터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진짜 문제가 되었던 건 500만원이라는 금액이 아니었다. 한동안 나는 이 돈을 받았으면서도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돈인 것 마냥 굴었다. 다른 멤버들도 나와 별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우리는 장장 5년을 같이 공부했지만, 함께 돈을 만져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500만원 앞에 얼어있을 수는 없었다. 무슨 일을 할지 논의하기 위해 엠티를 빙자한 워크샵도 가야했고, 회의를 하면서 밥도 같이 먹어야 했다....
이동은 2018.12.29 조회 329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3 나에게 예술은 글 : 이동은(길드; 다) 문탁에 온 뒤 살아가는 것과 공부하는 것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내가 공부를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씩 잘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순간을 늘려가고 싶다.   1. 예술프로젝트가 만들어지게 된 경위는 이렇다. 그 당시 문탁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가끔 만나서 놀고 이야기를 나누던 청년들의 공통분모가 바로 예술이었기 때문이다.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 하지만 대부분 백수에 다양한 이유들로 지속적인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청년들을 모아서 “판은 깔아 줄테니 너희들은 결과물만 내라!”고 만든 것이 바로 예술프로젝트다. 그리고 나는 이 만들어진 판에 참여했다. 그리고 한 번도 그림을 배우거나 하지 않은 내가 예술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분명 친구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2년동안 진행하고 난 이후엔 이제 예술작업으로 밥벌이를 고민하게 될 정도가 되었다. 나에게 예술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 걸까?        2. 어쩌다 예술을 시작하고 예술 프로젝트는 서로 예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김지원 2018.12.02 조회 526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2 청년 모임, 이제 됐다 : 해봄, 석운동, 길드다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요즘 청년들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취업, 결혼, 출산, 주거 등 현재의 중년들이 청년기에 당연하게 이루어 냈던 것들을 지금의 청년들은 쉽게 이루지 못한다. 스펙 쌓기 레이스는 고되고, 점점 길어진다. 백수도 많고, 나이가 찬 알바도 많다. 아예 정상적인 루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려는 사람들도 있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정상성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취업준비를 위해 인생을, 이 한 몸 바치는 것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를 깨닫는다. 그래서인지 청년은 자주, 걱정 섞인 목소리로 호명된다. 그런데 나에게 ‘청년’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어색하다. 입에 붙지 않는다. 내 입에 붙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 입에서 나올 때도 이상하다. 촌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사회적으로 너무 자주 호명되어서일까, ‘뭔가를 해야 하는 사람’, ‘가만히 있으면 안...
김고은 2018.09.11 조회 497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1 나는 친구가 많다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 이 글에 나오는 이름은 ‘명식’을 제외하곤 모두 가명입니다.                  문탁 네트워크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많다. 10~20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대부분이 40~50대이다. 선생님들과 친구처럼 지낼 때도 있지만, 또래 친구와 완전히 같지는 않다. 가끔 나이의 차이가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선생님들이 자식이나 친정 이야기를 하실 때 나는 고개를 끄덕이긴 하지만, 피부로 와 닿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반대로 내가 애인이나 또래친구에 대한 고민이 생겼을 때 선생님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역시 젊군”과 같은 감탄사나 조언의 말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같이 머리를 쥐어 싸고 고민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기도 하다. 한 일 년 동안 또래 친구가 있었으면...
이동은 2018.09.04 조회 424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0 나의 뉴욕여행 레시피 글 : 이동은(길드; 다) 문탁에 온 뒤 살아가는 것과 공부하는 것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내가 공부를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씩 잘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순간을 늘려가고 싶다.   1. 책으로 뉴욕을 먼저 만나다 어느 가을날, 세미나 쉬는 시간에 문탁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이런 말을 하셨다. “너네들 중에 뉴욕 갈 사람?!” 갑자기 뉴욕이라니? 난데없는 해외여행 제안 놀랐지만 해외에 가본 적이 없던 나는 ‘떠난다’라는 사실 만으로도 신이 났다. 게다가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날씨의 뉴욕이라니! 100일 수행을 함께 했던 고은이와 2030세미나를 함께하던 광합성(이하 합성), 문탁 선생님으로 뉴욕 여행팀이 꾸려졌다. 하지만 뉴욕 여행팀이 꾸려지자마자, 나는 (정확히 말하면 나 혼자) 난관에 봉착했다. 그 이유는 돈이 없어서도, 영어를 못해서도, 여행이 두려워서도 아니었다. 바로 뉴욕여행팀이 꾸려지자마자 시작한 것이 ‘세미나’였기 때문이다. 흔히 여행을 준비한다면 어떤 짐을 챙겨갈지, 현지에 어떤 곳을 갈지, 무엇을 경험할지부터 떠올릴 것이다. 정말로 나는 “책부터 읽어야지”라는 말이 어떤 여행 가이드북을 읽을지 고민하는 줄 알았지, “뉴욕 여행준비”세미나를 위해 같이 책을 읽어보자는...
김지원 2018.07.18 조회 697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9 여전히, 쪽파가 철탑을 이길 겁니다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2015년 4월 17일에 나는 경찰에 연행되었다. 집회 및 시위 법, 도로교통법 위반. 그날은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가 있었던 날이었다. 거센 시위였다. 정부의 은폐 의혹이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사람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거리로 나왔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시위 행렬의 뒤쪽에 있던 나는, 함께 간 친구와 함께 앞으로 조금씩 나갔다. 앞으로 갈수록 시위는 거칠었다. 아니 내가 기억하기에, 시위가 거칠었다기보다는 경찰의 진압이 거칠었다. 간혹 경찰버스 위에 올라가 욕을 해대는 사람도 있었지만, 무장한 경찰 앞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욕이 전부였다. 물대포를 쏘고, 방패로 밀고. 눈 깜짝할 새에 나는 방패 바로 앞에 서 옆 사람과 팔짱을 끼고 있었다. 경찰의 무전기 소리를 들었다. 방패 사이로 물총 같은 것이 나와 내 눈에 액체를 쐈고,...
김고은 2018.07.10 조회 514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8 공자씨, 그동안 오해가 많았습니다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1. 정신 차리고 보니 동양고전공부 중 동양고전공부를 시작하게 된 건 우연이었다. 정신 차리고 보니 한자로 된 책이 내 손에 쥐어져있었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동양고전공부를 시작한지 2년이 지나있었다.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렀지만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 같진 않다. 문탁 네트워크의 원문을 암송하는 세미나에서 『논어』로 한 페이지짜리 글을 쓰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을 가져가면 고전공부를 같이하는 사람들은 맥락을 잘 파악하지 못했다하고, 같이 활동하는 친구들은 꼰대 같은 문장을 들고 왔다며 눈총을 준다. 사실 내 친구들만 동양고전을 보고 ‘꼰대 같다’며 눈살을 찌푸리는 건 아니다. 인터넷에 『논어』나 공자에 관련된 정보를 찾다보면 세대별로 동양고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40~50대의 사람들은 글을 쓸 때 원문을 꽤나 자주 인용하는데, 보통 자신의 의견에 권위를 부여하느라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오역이 빈번한 글은 물론, 『논어』를...
이동은 2018.06.26 조회 479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7 문탁에 처음 오는 친구들에게      글 : 이동은(길드; 다) 문탁에 온 뒤 살아가는 것과 공부하는 것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내가 공부를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씩 잘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순간을 늘려가고 싶다.   1. 백수는 좋지만... 동천동으로 이사를 온 건 고등학교 졸업을 한 직후였다. 그 때의 내 상황은 오지 한 가운데 뚝 떨어진 것과 같았다. 이 동네엔 내 친구도, 학교도, 친척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나에게 ‘해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의미했다. 하지만 그렇게 당황스럽거나 힘들어하진 않았다. 원래 돌아다니는 것 보다 집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했기에 나는 그 즈음부터 집에서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뭔가 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문득 떠오르긴 했지만, 그런 생각은 천천히 지나가는 구름을 보다 어느새 구름과 함께 날아가곤 했다. 그 때 생각했다. ‘백수는 좋구나...’ 당연하게도 엄마는 집에서만 지내려고 하는 나를 견디기 힘들어하셨고, 집에서 쫓겨나지 않으려면 나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을 해야 했다. 하나, 입사시험을 계속 보고 취업한다. 둘, 뭐든 좋으니 뭐라도 해라!‘ 맞다. 백수가 아무리 좋다고...
김지원 2018.06.14 조회 551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6 인생이 한 번뿐이라면 조금 더! 다양하게 : ‘욜로YOLO’라는 명명에 대하여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5년간 일했던 목공소를 그만둔 것이 8개월이 넘었다. 실업급여도 끊겼다. 나는 반쯤은 공부하는 백수지만, 반쯤은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아무래도 스스로 하는 일이라 돈 관리나 시간 관리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일하는 시간에 비해 벌이는 전보다 좋다. 그런데 왠지 여유가 생겼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시간도, 벌이도 분명 더 나아졌는데 통장 잔고는 여전히 쓸쓸하다. 왤까? 내가 비싼 평양냉면을 너무 많이 먹었나? 나는 내가 벌고 쓴 돈이 얼마인지, 내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를 계산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헉. 이럴 수가. 누구는 월 50만원을 적금을 붓는다는데, 나는 월 70을 노는데 쓴다. 요즘 사람들은 이런 소비생활을 두고 ‘욜로’라 부른다. 욜로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김고은 2018.05.20 조회 552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5 참견의 힘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문탁 네트워크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들어온 내게 내려진 첫 미션은 ‘수행’이었다. 수행승도 아닌 내게 수행이라니, 이게 웬 말인가! 사실 이 수행은 내가 아닌, 나와 동갑내기 친구 동은이에게 내려진 지령이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동은이에게 문탁쌤이 말했다. “100일 동안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만 하면 너는 곰에서 사람이 될 수 있어.” 그런데 때마침 동은이와 또래인 내가 대학을 자퇴하고 갈 곳이 없어졌으니, 나도 수행에 동참해보라는 제안을 받게 된 것이다.     1. 쓰레기봉투만 찾지 못한 게 아니라    수행 하루 일과는 아주 단출하다. 아침 아홉 시까지 문탁 네트워크에 도착하기 위해 일곱 시 반쯤 집에서 나온다. 보통은 한 시간 남짓이면 공간에 도착하지만, 이른 시간엔 출근시간이 겹쳐 삼십분이 더 걸린다. 도착해 문을 열고 청소를 마치고나면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공부방에 틀어박혀 있기로 다짐하곤 한다.   여느 때처럼 화장실 청소를...
김지원 2018.04.22 조회 837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4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목수다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나는 왜 하필 많고 많은 일 중 목수 일을 하게 되었나? 우연히 그렇게 되었다. 목공소가 문탁 바로 옆에 있었고, 내가 전역할 당시 마침 일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남들이 알바 하듯,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용돈을 주지 않았지만 나는 술도 마시고, 친구들도 만나야했다. 그럼 왜 5년씩이나 목공일을 했나?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누구나 그렇듯,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에 친구들이 내가 목수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지었던 표정은 한마디로 ‘경외심’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환상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혹은 우쭐함을 더 오래 즐기기 위해) 목수가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친구들에게 설파했다. 그러나 친구들에게 설파했던 꿈의 직업과 달리 나에게도 월요병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몸이 안 좋다는 핑계로 출근을 빼먹은 날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5년은...
이동은 2018.04.17 조회 622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3 나는 어떤 사람인가? : 무지(無知)편   글 : 이동은(길드; 다) 문탁에 온 뒤 살아가는 것과 공부하는 것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내가 공부를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씩 잘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순간을 늘려가고 싶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아직도 나는 나를 설명하기 위해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렵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이것저것’ 하며 ‘그럭저럭’ 살아왔기 때문이다. 나를 명확하게 설명해줄 직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는 일 없이 놀고만 있는 것도 아니니 나는 백수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러니 나를 설명하려면 그동안 나에게 있었던 나름의 굵직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름보일러의 충격   나는 중학교를 4년 동안 다녔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1년 동안 대안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내가 다녔던 대안학교는 지리산 산내마을에 위치해 있었다. 아침마다 걷던 등굣길은 아파트에서 산자락으로 변했고, 수업은 골라서 들었기 때문에 수업이 없는 빈 시간엔 처마 밑에서 낮잠을 잘 수도 있었다. 이런 변화가 낯설기도 했지만, 그 시절에 나는 흔하지 않은 경험을 한다는 생각에 좋아했다.   ...
김고은 2018.04.03 조회 627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2 말을 찾아 삼만리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일반중학교에서 대안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을 때, 그 소식을 듣고 날 바라보던 성택이의 표정을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이런저런 친구들과 두루 잘 어울렸는데, ‘일찐’이라 불렸던 성택이와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유일하게 3년 간 같은 반을 하며 서로의 모습을 보고 자랐던 사이였다. 복도에서 마주친 성택이는 나에게 대안학교에 가냐고 점잖게 물었다. 그러나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지금이야 대안학교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만 당시에 대안학교는 문제아들이 가는 곳이란 인식이 팽배했다. ‘나도 안가는 대안학교를 네가…? 왜…?’ 내가 가는 대안학교가 어떤 곳인지 알았던 몇몇 선생님들도 의아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자기주장이라곤 없어 보이는 평범한 모범생이 왜 대안학교에…?’    중학교의 첫 국어시간이었다. 우리는 삼형제에 관한 전래동화를 배웠다. 교과서에서는 첫째와 둘째 이야기만 소개해놓았으므로 셋째 이야기는 각자가 상상해서 써야했다. 모두가 대충 넘기는 활동이었지만 나는 성심성의껏 이야기를 지어냈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아니 이런, 내가...
김지원 2018.03.20 조회 930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1 수단이 되는 삶, ‘왜?’라고 질문하기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5년 간 다니던 목공소를 그만두고, 현재 준 백수(반쯤은 프리랜서)가 되었다. 내 삶은 불확실성 속에 놓여있다. 나는 기껏 모아놓은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을 퇴사 직전 유럽여행에 모두 썼고, 부양해야할 가족은 없지만(어쩌다 보니 함께 살게 된 개 한 마리가 있긴 하다.) 내 가족도 나를 부양해줄 수 없다. 말인 즉, 매달 월세를 내야하고, 생활을 위한 벌이를 해야 한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가 가지지 못한 것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생각해본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은 간단하다. 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고등학교 졸업장과 사지 멀쩡한 몸, 그리고 5년 간 익힌 목공 기술이다. 누군가는 내가 가진 것을 듣는다면 충분하다 말할지도 모르겠다. 5년 치 목공 기술은 아무나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