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논어 미리 읽기] 안연 편의 명문장들

인디언
2021-01-27 11:28
579

 

 

<안연> 편은 공자 정치사상의 핵심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안연, 중궁, 자공, 자로 등 수제자들과 인(仁)과 정치를 둘러싼 문답들이 있고,

당시 노나라 군주 애공이나 실질적인 권력자 계강자, 그리고 제 경공 등이 정치에 대해 공자에게 묻고 답한 것들을 보면, 세금이나 송사, 치안 등의 현실 정치와 공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정치가에 대한 견해가 팽팽히 맞서는 것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논어』를 안 읽었어도 알 만한 유명한 문장들, 한번 볼까요?

 

극기복례(克己復禮) - 안연이 인(仁)을 묻자 공자님이 ‘극기복례하면 인이 된다’고 말씀하시죠. 그러자 안연이 그 세목을 또 물어요. 공부 잘하는 사람들은 꼭 질문을 이어가더라고요. 공자님은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행동하지도 말라’고 하는, 소위 사물(四勿)을 이야기하시죠. (안연 1장)

 

군군 신신 부부 자자 (君君 臣臣 父父 子子) - 제 경공이 공자님께 정치를 물어요. 공자님은 이렇게 말하죠.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운 것이라고! 제 경공은 이 말을 잘 알아듣고 이해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를 등용하지는 않죠. (안연 11장)

 

정자정야(政者正也) -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를 물었을 때 ‘정치란 바른 것이다, 위정자가 바르다면 누군들 바르지 않겠는가’라고 계강자의 면전에 대고 지적하신 공자님. (안연 17장)

 

 

군자지덕풍 소인지덕초(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 계강자가 공자님께 정치에 대해 계속 묻습니다. 도둑떼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 무도한 자를 죽여 질서 잡힌 세상을 만들면 어떻겠냐. 공자님은 ‘당신이 탐욕을 부리지 않으면 백성이 도둑이 되지 않을 것이고, 당신이 선하고자 하면 백성들도 선하게 될 것이다’ 라며, ‘통치자는 바람, 백성은 풀이니, 풀 위로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게 되어 있습니다.’라고 위정자의 수신(修身)을 다시 한번 강조하십니다. (안연 19장)

 

()은 애인(愛人), ()는 지인(知人) - 공자의 운전기사 번지가 인(仁)과 지(知)를 묻습니다. 공자님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인이고 사람을 아는 것이 지혜’라고 말씀하시는데 번지는 그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해 다시 여쭈어봅니다. 스승은 ‘사람을 제대로 알고 등용하는 것’에 대해 다시 말해주지만 번지는 고개를 갸우뚱, 결국 자하에게 다시 물어보지요. 공부는 번지처럼 모르는 게 있으면 알 때까지 놓치지 않고 계속 질문하기! (안연 22)

 

군자이문회우 이우보인(君子以文會友 以友輔仁) - 증자의 말씀입니다. 군자는 문(文)으로 친구를 사귀고 친구를 통해 인을 돕는다. 신영복 선생님께서 이 문장에서 ‘이우학교’의 이름을 지어주셨다죠. (안연 24)

 

<안연>편 한 편에만도 명문장이 참 많습니다.

여기서 의문 하나.

안연은 진정 벼슬에 뜻이 없었고 그저 가난한 채로 자기 집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을까?

<위령공> 편에 보면 안연이 나라 다스리는 법을 물어보는 장면이 있다. 공자님의 답이 여타 정치에 대한 답과 약간 다르다. 하나라 달력을 쓰고, 은나라 수레를 타며, 주나라 의복을 입고, 순임금과 무왕의 음악을 쓰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나라 음악은 음탕하니 내쳐야 한다고 한다. 정나라 음악이 왜 음탕한지는 『시경』 정풍(鄭風)의 가사가 호색적인 내용이 많아서 인지, 지금은 알 수 없는 그 리듬이나 멜로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위문후의 스승이 된 자하가 스승 공자의 말씀을 조금은 상세하게 정리하고 있다. ‘정나라 음악은 흔히 한계를 넘어 사람의 마음을 음란하게 만들고, 송나라 음악은 여색에 빠져 사람의 마음을 탐닉하게 합니다. 위나라 음악은 박자가 빨라서 사람의 마음을 번거롭게 하고, 제나라 음악은 소리가 편벽하여 사람의 마음을 교만하게 합니다. 이 네 가지는 모두 색욕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덕망을 해칩니다.’(『예기』 「악기」 탕누어 『역사, 눈앞의 현실』 504쪽 재인용)

<안연>편을 두루 보다가 안연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정나라음악이 음탕하다는 공자님의 평가가 궁금해 여기까지 이어졌다.^^

공부는 원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되어 있지 않을까?

 

2021년 새해가 시작한지도 벌써 한달이네요.

입춘 지나고 설날 잘 보내고 이문서당에서 만나요~~~

댓글 2
  • 2021-01-27 13:12

    잘 몰랐는데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안연편이 명문장의 보고였네요. 후논어가 기대됩니다~

  • 2021-02-01 13:55

    요즘 <안자춘추>를 보면서 제경공과 안영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고 있어요.
    이렇게 주변의 이야기를 같이 보니 <논어> 속 이야기들이 훨씬 생동감있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후논어>에서 펼쳐질 이야기들이 더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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