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親복습단]논어글쓰기 14차- 세상 따뜻한 남자, 공자님

바람~
2020-11-26 12:14
85

子罕 9장 子見 齊衰者 冕衣喪者 與瞽者 見之 雖少必作 過之必趨

자한 9장 자견 자최자 면의상자 여고자 견지 수소필작 과지필추

 

세상 따뜻한 남자, 공자님

 

   공자님은 상을 당한 사람과 관복을 입은 사람, 맹인을 보면 그가 어릴지라도 반드시 일어나고 지나갈 때 빠른 걸음으로 가셨다. 상을 당한 사람에게 슬픔을 함께 느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하셨던 공자님은 喪에 있어서 공감의 달인 같다. 슬픔을 함께 느끼는 것 말고 절차나 관습을 따지는 일이 뭐가 중요할까. 관복을 입은 사람에 대한 예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지만, 지금의 정치상황에 대한 나의 선입견일 수도 있겠다. 나랏일을 하거나 정치를 하는 사람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기에 그 노고에 예를 표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그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국민을 위한 일을 하는 참된 일꾼’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요즘은 경의가 아닌 비난을 받아도 아까운 이들이 너무 많아서 동의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맹인에 대한 공자님의 예에서는 동정이라기보다 인간에 대한 ‘惻隱之心’이 느껴진다. 맹인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향한 배려의 마음이 없다면 우리 사회가 참 살기 팍팍할 것이다. 요즘처럼 삭막하게 느껴지는 세태에서도 한 번씩 볼 수 있는 훈훈한 풍경은 이런 배려의 마음을 가진 일반 시민들의 실천 덕분이다. 모두 함께 살아가는 동시대인으로서 공감하며 연대하는 마음의 뿌리는 ‘惻隱之心’인 것 같다.

   공자님이 禮를 표하는 방법도 새겨볼만하다. 마차를 타고 가시다가도 일어나 예를 표하고, 지나갈 때는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셨다고 한다. 사실 내 일이 아니면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다가 멈춰서 예를 표하셨구나... 그들이 나이가 어리더라도 상관없이 예를 표하셨구나...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마음이 엿보인다. 상황에 따라 모른 척 해주는 게 나은 때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도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서 나온 행동이라야 할 것이다.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셨다는 부분도 배려어린 행위로 짐작된다. 당사자들이 민망해할 수도 있고, 예를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 아닐까. 이런 예의 표현은 따뜻한 마음을 갖지 않고서는 힘들 것 같다.

   논어를 처음 배울 때 언젠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말의 출처를 찾아 기뻤다. 자칭 ‘好學者’인 공자님을 만나며 반갑기도 했다. 중년에 논어를 공부하는 나를 보며 왜 하냐는 딸들의 질문에 나는 자랑스레 ‘공자님처럼’ 나도 ‘호학자’라서 그렇다고 답하곤 했다. ‘四書 읽은 여자’를 내심 자랑스러워하곤 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정도의 공부를 가지고 감히 ‘호학자’라 칭할 수 없음을 부끄럽게 깨닫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한편의 이 문장이 쏙 들어왔다. ‘호학’을 말하기 전에 ‘배운 사람 혹은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인간적인 따뜻한 마음, 즉 ‘측은지심’을 가져야 하는건 아닐까.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그 따뜻한 마음을 예로 실천해야 하는건 아닐까.

   공자님은 仁과 德, 禮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남겨주셨다. 제자들과의 문답이나 평에서는 좀 가혹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편애도 장난 아니다. 그럼에도 평소 공자님의 일상을 보여주는 이런 구절은 ‘인간 공자님’을 느끼게 해준다. 혼자서 수양해야 할 많은 덕목도 언급하셨지만,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이런 禮는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공자님이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이런 모습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공자님의 일상에서 배울 대목이다. 논어를 두 번째 공부하면서 이런 구절이 더 눈에 들어온다. 따뜻한 공자님, 좋아요~^^

댓글 5
  • 2020-11-26 12:17

    이번주에 수업한 내용에서 글을 썼기에
    3분기 6회차 수업후기를 대신합니다.

    글을 쓰려고해서인지...
    이번 수업은 한장 한장 다 재미있고 집중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무엇보다 첫번째 문장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앞으로도 따뜻한 공자님을 만날 수 있는 문장을 기다려봅니다^^

    • 2020-11-27 14:23

      1타쌍피, 꿩먹고 알먹고^^

      • 2020-11-29 21:53

        빙고~^^

  • 2020-11-29 16:05

    공직자와 상주, 그리고 취약계층을 같은 범주에 넣은것이 재미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2020-11-29 21:56

      그러게요...^^
      늘 정치에 참여하고싶었던 공자의 마음이 비친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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