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 논어 3분기 2강 후기: 삶의 무게여

노라
2020-10-30 22:57
138

나는 정말 오랜만에 오프라인에서 수업을 들었다. 코로나를 핑계로 온라인으로 듣는 동안 초보였던 새털은 나보다 실력이 한 단계 올라간 거 같아 조금 초조해졌다. 새털의 재밌는 후기를 통해 그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샘은 파지사유에 모인 22명의 제자들을 정말 반가워하시며 모두에게 거하게 점심을 사주셨다. 역시 오길 잘했다. 우하하하

 

오늘은 태백편 일곱 문장을 배웠다. 증자학파들이 스승‘증자’의 말씀을 논어 속에 남긴 것도 재밌었고, 그 글을 보면서 우리는 증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 좋았다. 그중에서 나는 이 두 문장을 후기에 쓰고 싶었다.

 

子曰 恭而無禮則勞 愼而無禮則葸 勇而無禮則亂 直而無禮則絞

자왈 공이무례즉로 신이무례즉시 용이무례즉란 직이무례즉교

君子 篤於親則民興於仁 故舊不遺則民不偸

군자 독어친즉민흥어인 고구불유즉민불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손하지만 예가 없으면 수고롭고, 신중하지만 예가 없으면 두렵고, 용기 있지만 예가 없으면 어지럽히고, 정직하지만 예가 없으면 강요하게 된다. 군자가 부모를 정성껏 하면 백성이 인에 감흥하고, 옛 친구를 버리지 않으면 백성이 야박해지지 않는다.”

 

역사 속에서 옛 친구를 챙긴 인물과, 옛 친구를 타박한 인물 얘기를 들었다. 인심이 각박해지면 사람들은 이익을 따지고 손해 보려는 짓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공동체 생활이라는 게 약간씩 손해를 보면서 관계를 잘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를 보살피고, 옛 친구를 챙기는 것이 군자가 되는 길 중 하나라고 오늘 배웠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이 좋은가?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다.

 

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증자왈 사불가야불홍의 임중이도원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死而後已 不亦遠乎

인이위기임 불역중호 사이후이 불역원호

 

증자가 말했다. “선비는 마음이 넓고 굳세지 않으면 안 된다. 맡은 일이 무겁고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인을 자기의 임무로 삼으니 또한 책임이 무겁지 않겠는가? 죽은 다음에야 그만두니 또한 갈 길이 멀지 않겠는가?”

 

이 문장은 우샘의 ‘논어 베스트 10’ 안에 들어간다. 자기의 사이즈를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씀과 함께, ‘무거운 책임’이라는 문장을 볼때마다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라는 노래가 생각난다고 하셨다. 우리도 같이 조용히 이 노래를 읊조리며 선비의 마음과 선비의 임무를 생각해 보았다. 우샘의 강의는 논어뿐 아니라 맹자에, 사기, 시경을 넘나든다. 수업을 들으면 군자가 된다는 것과 선비가 된다는 것에 대한 고민과 지금 나의 이웃과 친구와의 관계까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링크- 임희숙 노래http://blog.naver.com/psoohyun5/220709929172?rvid=A489E09EAA616D7A9D939D6A553FBF3DD2BF

 

강의 후 요리사 누룽지님의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우리는 또 한번 감동했다. 역시 오프라인 수업이 짱이다. 꼬박꼬박 게으름 피우지 말고 오프라인으로 참석해야겠다.

 

오늘 이문서당 임시회의(?)에 참여하게 되었다. 내가 쉽게 오고 가는 이 강의를 몇 년동안 계획하고 유지시키고 살피는 고전공방 회원들의 움직임과 노고를 다시 느끼게하는 회의였다.

"예"를 가지고 공손하고, 신중하고, 용기있고, 정직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고전을 공부하는 분들께 리스펙트!!!!

댓글 6
  • 2020-10-30 23:38

    갈 길이 멀다....노라 그리고 나

  • 2020-10-31 00:13

    ㅋㅋㅋㅋㅋ 두 분^^ 이 반응 뭔가요? 두 분이 공동체에서 "관계를 잘 만들어가는" 기술을 옆에서 구경한 경험도 수두룩 한데요 ㅋ

  • 2020-11-01 18:11

    後生可畏가 생각나네요.
    열심히 공부하는 후배들은 두려워할만하다.
    노라, 새털, 도라지...

  • 2020-11-02 21:39

    새털 노라만 갈길이 먼가 ㅋ
    죽은후에야 끝나는데 누구나 마찬가지 ㅎ

  • 2020-11-02 21:54

    난 항상 노라님의 천연덕스러운 유머감각에 리스펙트!!!

  • 2020-11-03 05:09

    그러게요. 이번 장에서 증자님은 은근히 遠자를 좀 쓰시네요.^^
    지난시간에 배운 것 중 저는 犯而不校를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타인 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이 잘못했을 때에도 나 자신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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