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5회 후기입니다. 莊姜의 柏舟와 共姜의 柏舟를 읽고...

뚜띠
2019-08-31 01:56
63

내게 시경을 읽는다는 것은 ...

곁들여 마음에 담을 공자님 말씀이나 맹자님 말씀도 없거니와 설령 옛적에 들은 적이 있다하더라도 떠올려 새길 수준이 아니니.

그저 2500여년전 중국 땅에 살던 이가 쓴 시를 한번 읽어볼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2500여년전의 시라 하더라도 어느 부분은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공감이 되기도 하고 어쩔 때에는 하품이 날정도로 어이가 없거나 갑갑해서 책을 탁 덮고 싶을 때도 있더라.

일단 이번 수업 중에 나는

汎彼中流라는 심청전의 한 대목을 들어보라는 선생님 말씀을 받들어 안숙선과 성창순 안향련 명창들의 汎彼中流를 들어보았다. 선생님께서는 밥이 안 넘어갈 정도라고 하시던데.. 역쉬나 아는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느낀다더니... 그나마 안향련명창의 汎彼中流는 조금 가슴이 에이는 듯도 하더니만,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 전 부친 심봉사의 70 生男을 축원하는 대목에서 확!!!! 깨어버렸다. 아 삐뚤어진 심성이여...

여튼 인생이란, 잘못된 신념을 잘못된 줄도 모른채 움켜쥐고 만경창파에 흔들리는 배처럼 우왕좌왕하며 살아가는 것인가..

또 하나는 귀족의 아내를 지칭할 때 남편의 호칭과 결합해 莊公의 아내인 姜氏는 莊姜, 共伯의 아내인 姜氏는 共姜으로 지칭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태자 共伯은 자리에 오르기 전 동생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 동생이 武公이 되었으며 鄘風 柏舟의 강씨또한 그 후 어찌되었는지 모르니 어쩌면 共姜이 아니라 武姜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기세좋게 시를 썼으니 평생 수절을 했을까. 아니면 柏舟의 비감함을 살려 강에 몸을 던졌는지. 아니면 스리슬쩍 武公의 그늘로 들어갔는지는 배움이 짧아 확인이 되지 않는 바이다.

그럼에도 共姜은 守節의 대명사로 후세에 회자되기도 한 모양이니 열녀를 기리는 비에서 간혹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면 阰風의 柏舟를 읽어보자.

莊公의 아내 莊姜이 쓴 시다.

莊姜은 제나라 東宮 得臣의 여동생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강씨가 시집온 뒤 남편과의 관계가 뜻대로(?) 되지않자 그 마음의 부대낌을 풀어낸 시가 柏舟이다.

그런데. 요즘의 시대에도 있는 사람들의 혼인은 복잡다단한 계산서를 달고 이루어지는 것이 다반사일진대. 그 시절의 齊나라의 귀족이 衛나라로 시집을 올적이라면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럼에도 무에 그리 서운한 것이 많았던지. 여튼 구구절절 시경에 시를 남기셨으니. 사랑도 명분도 다 갖고 싶고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캐릭터인것 같기도 하다.

柏舟의 각 장에는 莊姜이 님의 사랑을 얻지 못한 자신의 처지가 슬프고 님께 서운하며 자신의 신분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못하고 있다는 분한 마음이 굽이굽이 담겨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강에 정처없이 떠있는 배에 자신의 심정을 비유하더니. 잠도 잊고 술로도 유희로도 풀어낼 수 없는 슬픔을 노래한다.

두 번째 장에는 님의 마음을 거울에 비추듯 헤아려 사랑을 받고자 하나 여의치 않고, 혈연에게 하소연을 했으나 퉁박만 받은듯하다.

세 번째 장에는 신분이며 외모에서 빠질 것이 없는 자신이 애면글면 님에게 매달려 일희일비하는 것에 자존심 상했던지. 그 마음을 굴려버릴 수 있는 돌처럼 혹은 두르르 말아 치워버릴 수 있는 자리처럼 거두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어디 그런 것인가, 번뇌가 깊을수록 더욱 끈질기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을 터이다. 이장에서는 石과 席을 쓴것, 不可轉, 不可卷 不可選 처럼 비슷한 소리를 배치한 표현이 재미있었다.

네 번째 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莊姜의성격이 느껴진다. 분함에 잠 못 이루다 벌떡 일어나 가슴을 쳐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다섯째 장에서 莊姜은 정처인 자신을 해에 빗대어 후궁들에게 수모를 당함을 격하게 분노한다. 그러나 제나라 귀족으로 꿀릴 것 없는 자신이 당하는 불합리한 처지에 대한 분노는 결국 여성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체념으로 끝나게 된다.

鄘風 柏舟를 읽어보자.

위나라 태자 共伯과 혼인을 하기로 한 혹은 한 제나라의 강씨 共姜이 쓴 시이다.

이시의 汎彼柏舟는 정혼자가 죽어서 의지할 곳 없어져버린 신세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잣나무의 곧고 강한 특성과 연결해서 정혼자의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절개를 상징하는 것 같다.

이시는 대부분이 반복되며 각 장에서 두 글자만 바뀌는데. 첫장에서 在彼中, 實維我, 두 번째 장에서 在彼河實維我 두부분이다.

시의 진행은 정처없는 자신의 신세에 대한 한탄과 임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수절에 대한 굳은 다짐으로 이루어진다.

죽기를 다짐하며 정혼자에 대한 수절을 고집하던 그 여인은 어찌 되었을까?

설령 그 마음이 오래가지 않았더라도

흘러가는 강물에 떠있는 잣나무 배에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노래하던 그 순간 만은

진실이었을 것 같다.

사족하나, 소리 내어 여러번 읽을수록 髧彼兩髦가 주는 어감이 선생님께서 하신 만두머리라는 표현과 섞이어 동생에게 제거당한 비운의 共伯을 자꾸 귀염귀염한 이미지로 떠오르게 하는, 공부못하는 주제에 안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부작용이...

댓글 1
  • 2019-09-03 08:27

    제가 철이 없던 시절...비련(실연)의 여인이 되어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더랬어요 ㅋㅋㅋ
    사춘기때 아파서 병원에 한번 입원해 보고 싶었던 것... 그런 것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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