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삼아 함께 걸었다-04

도라지
2022-05-1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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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 인생을 시즌제 드라마처럼 생각할 때가 있다.

 

문탁에서 공부를 시작하고부터는 시즌 4에 해당한다. 시즌 4 안에서도 어떤 다정한 사람들은 별안간 사라져 없기도 하고 여태 함께 등장하지 않다가 갑툭튀하는 인물들도 있다. 시즌 4는 불현듯 시작됐다. 시즌 2의, 불타는 청춘의 격정적인 로맨스에 비하자면 자극적인 에피소드도 없고 교양 다큐적인 요소가 주로 많지만 참고 보면 휴머니즘을 고양시키기에 이만한 것도 없다.ㅋ

 

 

오늘은 일삼아 셋이 함께 걸었다.

탄천을 걸을까 했지만 피부 미백에 한참 날이 서있는 나의 저항으로 인해 우리는 산으로 갔다. 느티쌤과 여울아쌤과 나. 쌤들은 내 아들2의 서당 선생님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아들2의 서당 선생님으로 쌤들을 알았을 때, 쌤들을 향한 내 마음엔 경외심이 가득했었다. 지금은? 어떠냐구요?

감정을 표현하는데 인색함이 전혀 없는 나로써 쌤들을 좋아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허나 오글거리는 멘트는 속에 간직하기로 한다. 행여 궁금하다면 시즌 5를 기대하시라~~~

 

   

 

쌤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허리도, 어깨도, 그 어디도 안 아팠으면 좋겠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걸으면서 쌤들의 건강을 꼬박꼬박 기도하는 마음을 더해  걷기로 했다.

 

빛나는 목표를 가지고  텃밭을 일구고, 소창을 쓰고, 함께 걷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행동이 감기의 회복을 기다리는 사소한 희망같은 것일지라도

같이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주저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친구들의 건강이 소중해졌다. _()_

 

댓글 7
  • 2022-05-13 19:51

    와~~ 세 분 사진!! 너무 예뻐요~^^

  • 2022-05-13 20:20

    ㅎㅎㅎ 교양다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바람을 알아서 듬뿍 담아갑니다. ^^ 감사합니다. 

  • 2022-05-13 21:22

    갑자기 내가 소중해졌습니다.. ㅎㅎ

    도라지 걱정시키지 말아야지...

  • 2022-05-13 22:13

    산의 빛이 너무 좋네요!! 산의 푸른 기운이 소중한 그대들에게 듬뿍 스며들었기를... 

  • 2022-05-13 22:34

    얼굴은 불곰처럼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숲은 너무 푸르렀습니다. 고소한 도라지의 얘기도 어느새 두루뭉실해진 여울아의 웃음도 좋았습니다. 또 함께 걸어요

  • 2022-05-13 23:17

    우와~~  찐 사진이어라~~  세 분 멋짐요. 

  • 2022-05-18 09:50

    와~~ 도라지의 시즌4 넘 좋아요..
    세 분의 케미도 요렇게 알콩달콩 사랑 넘칠 줄 몰랐네요.

    공생자행성에 사랑이 가득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