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용 13일차 - 나들이 했어요

토용
2021-10-25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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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들 생일이었다.

맘같아서는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한 상 가득 차려주고 싶었지만....

겨우 미역국과 고사리 나물을 해줬다. 어려서는 먹지도 않던 고사리 나물을 왜 찾는지 ㅋㅋ

그래도 건나물이라 가벼워서 챙겨왔다. 

아침을 먹으면서 아들이 하는 말이 왜 생일을 축하해야 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단다.

자기 의지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축하받을 일이냐고. 태어남 자체가 자기가 애써서 성취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하긴 부처님도 태어남이 苦라 하셨는데, 그럼 생일 축하는 해야 되는 거야, 말아야 되는 거야? 

 

아침을 먹으면서 날씨가 좋으니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뮌헨은 남쪽이라 그런지 확실히 날씨가 맑고 별로 춥지 않은게 우리 가을이랑 비슷하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뮌헨 근교 호숫가를 가기로 했다.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싸고, 커피, 과일까지 챙겨서 나갔다. (토토로님이 식당을 한 번 가보라고 했는데...)

전철 한 번 갈아타고 30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무슨 이유때문인지 전철 운행이 되지 않아 3번이나 갈아타고 갔다. 

아마도 일요일이라 선로 공사를 하고 있을수도.

독일에서 이런 일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 이젠 뭐 궁금하지도 않다. ㅋㅋ

 

 

호수가 참 깨끗했고, 햇빛이 너무 강해서 눈이 부셨고, 한적한 곳에서 도시락 먹으면서 수다 떨었고, 많이 걷다가 왔다. 

 

 

걷다가 놀이터를 두 군데 봤는데, 모두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다. 

놀이터도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게 굉장히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댓글 5
  • 2021-10-25 06:24

    거기도 날이 좋군요

    하늘도 쨍하고

    엄마 뱃속에서 열달 무사히 보내느라 애쓰고 좁은 산도 뚫고 나오느라 애썼는데 노력이 없었다니 뭔소리

    지금은 병원에서 많이 도와주니 쉬운 일로 보일는지 모르지만 옛날엔 태어나다 죽은 아이가 더 많아 잘 태어나는 것이 엄청난 큰 일이었을 거예요

    재현이 생축 !!!

  • 2021-10-25 07:03

    저도 기특한 아들 생축!!!!

     

    나무로 된 놀이터에선 정전기가 없겠네요.(놀이터에 애들이 없네요..이 날만 그런건가..)

    우리나라의 흔한 플라스틱으로 된 놀이터는, 겨울철에는 불빛이 튀기는 정전기때문에, 놀이기구를 만지기도 싫답니다. 그래도 애들은 놀긴 하더만요. 나무로 만들어진 놀이터에 자연스레 쌓인 낙옆. 인상적이네요.

     

  • 2021-10-25 08:55

    정말 좋은 엄마군요...

    고사리를 챙겨가다니.... 

    어릴 땐 생일이 저도 싫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 삐뚤어지고 싶은 나이니까 ㅋㅋ

    뮌헨 교외 이쁘네요... 재현이도 엄마랑 좋은 날에 산책해서 좋았겠네요

  • 2021-10-25 10:49

    우와~  댓글에서 무한한 애정을 느낍니다.

    새벽밥 지어먹고 바로 보시나봐요....... 👍

     

    근데 보다보니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나무로 만든 놀이터며.... 좀 멋져보이는 건 어쩔 수 없네요.. ^^

  • 2021-10-25 12:08

    드디어 나들이를ㅋㅋ 즐겁게 보내고 계시죠.. 

    공생자행성에서 매일 만나니 근처에 계시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모습에 얼굴도 나오게 올려주세요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