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6.7일차/ 에코프로젝트와 마음챙김

작은물방울
2021-10-1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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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코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이다.

나는 요새 불교 세미나의 마음챙김에 꽂혀있다.

마음 챙김이란 이런 거다.

내가 고기가 땡길 때 큰 코끼리가 고기를 사오면 사랑스럽다.

내가 배부를 때 큰 코끼리가 고기를 사오면 지구 따윈 생각지도 않고 부인이 실천하는 프로젝트도 신경안쓰는  코끼리다.

같은 고기 사옴인데 어떤 조건에서 나는 화가 나는가....를 살피는 것이 마음 챙김이다.

 

어제 일요일은 백신을 맞고 번아웃 되었다가 겨우 살아난 날이다.

큰 코끼리가 뭐가 먹고 싶냐고 해서 지나가면서 티비에서 본 도가니탕이 먹고싶다고 했다.

정육점에서 그것을 사왔다. 그리고..... 두 코끼리가 같이 먹겠다면서 수육거리를 플러스해서 삶겠다고 했다. 

내가 먹는 고기는 보양식이건만.... 당신의 고기는 왜??더냐?? 라고 화가 일었지만.... 

기운도 없고 마음챙김을 하기 위해.... 올라오는 화를 꾸욱 참고

내가 먹는 고기는 옳고 너희들이 먹는 고기는 틀리다라는 나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알아차림도 잠깐!!!

내가 먹으려는 도가니탕이(그들이 먹겠다는 것은 수육이었지 않았냐구....??)

순식간에 사라졌다.

말캉한 그 느낌은 입안에서 금세 사라졌고  짭쪼름한 간장만 젓가락으로 찍어먹으니 또 화가 올라왔다.

먹는 것 앞에서는 양보가 없는 코끼리들이 밉다.

하지만 먹는 거 앞에서 쪼짠해보이기 싫어 쿨 한척 한다.

큰 코끼리가 요리한 수육이 도착했다. 어머니에게 얻어온 에어프라이기라는 것에다 구웠다는데 겉면이 너무나 탔다.

갑자기 짜증이 올라왔다. 결국 화가 터졌다

"고기 태운거 먹으면 암 걸린다구~ 이 탄 걸 언제 다 잘라내냐?? 아이 진짜!!"

마음챙김이고 뭐고....뭘 챙기려는 생각은 들지 않고 태운 고기에다 화풀이를 모두 했다. 그 이후론 계속 마음이 안 챙겨졌다.

뭐 예상하시겠지만.... 그 이후 큰 코끼리와 작은 코끼리는 술과 탄산음료를 벗삼아 계속 먹고 마셨다. 

 

나는 에코프로젝트를 하는 사람이다. 에코를 하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려하는 것이 아니라.....

월요일 오후가 되어서 화도 가라앉고 다시 마음을 살피며 살겠다고 다짐하며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마음 수련에도 좋다는 요가도 했다.

마음의 평온을 찾은 듯했다.

저녁시간 아이 학교에 설명회가 있어 저녁을 먹지 못하고 학교에 다녀왔다.

오자마자 주방을 스캔하니 코끼리들은   또!!! 또!!!!또!!!! 돈까스를 튀겨 먹었다.

내것은 한개도 남기지 않고 말이다. 

아무래도....

내 마음은 에코프로젝트 동안  만신창이가 될 것 같다. 

 

 

 

 

 

 

 

 

 

댓글 10
  • 2021-10-18 23:55

    근데 에코프로젝트를 하면 고기를 먹으면 안되는 거야? ㅋ

    앞으로 코끼리 두 분께 말해. 꼭 물방울 몫을 남겨 놓으라고~~

    배고플 땐 너무 마음을 챙기려하지 말고 미리 내 몫을 챙기면 좋을듯~~~~^^

  • 2021-10-19 00:12

    ㅋㅋㅋㅋ 너무 웃겨!!

    혼자 조용히 도가니탕 집을 가지.....

  • 2021-10-19 08:07

    식탁이 거의 배틀 그라운드네요.

    물방울 몫을 미리 챙겨요.

    아님, 주방에 오지 못하게 해요.

    여긴 내 영역이야.

    내가 주는 대로, 주는 것만 먹어!  이러면서

    ㅎ.ㅎ

    (그리고 야채로 많~~~~~~이 줘봐요. 코끼리는 주로 채식하는거  아님가요?ㅎㅎ)

  • 2021-10-19 10:5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케 우끼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으네...

    각자 알아서 잘 먹자나...

    그냥 자긴 자기만 신경써... 
    그리고 자기 화는 갱년기 주위기라서 그럴 수 있어...

  • 2021-10-19 14:41

    에코가 마음수양을 시켜주네요 ㅋ

  • 2021-10-19 15:54

    ㅋㅋㅋㅋ

    그 집은 모두가 주방을 자기 무대로 생각하는군요 좋은 거 같긴한데 뒷정리 꼼꼼히 안하면 짜증날듯 그래도 알아서 해먹는 건 부럽

  • 2021-10-19 17:52

    돈까스만 먹었으리라는 안이한 생각을...

    냉동실에 있던 스웨덴식 미트볼도 다 털어먹었다오! 도가니건은 미안! 쏘리!

    • 2021-10-20 14:14

      ㅋㅋㅋㅋㅋㅋㅋㅋ 큰코끼는 각성하라!!!!!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10-20 12:04

    ㅋㅋ 지나치게 솔직하고 반성이 매우 빠른 큰 코끼리!!ㅋㅋ

    이 댓글들 읽으며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가장 웃긴 건 코끼리니 야채 위주로 주라는 댓글.^^ 

    글고 물방울! 꾹꾹 눌러 참는게 마음 챙기는 건 아니라오..ㅋㅋㅋ

  • 2021-10-20 17:37

    댓글들이 진짜 더 웃기네요 ㅋㅋㅋ

    코끼리들과 마음챙김하는 물방울!!! 응원응원!!!  ^^

    요요샘 말씀도 귀담아 들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