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15일차 - 소고기뭇국은 1.8㎏CO₂e
진달래
2021-09-20 23:43
155
어릴 때 엄마가 정육점에 고기를 사러 보낼 때 꼭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기름 빼고, 소고기 등심 달라고 해라."
그게 고기를 사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소고기는 생일날 미역국 끓이고, 특별한 날 불고기를 해 먹었다.
-생각해보니 장조림도 먹고, 뭐 다른 것도 해 먹은 것 같은데 ....
예전에 비해 소고기를 많이 먹는다. 전체적으로 고기를 많이 먹는다.
명절이라 탕국을 끓인다.
환경 공부를 할 때 소가 온실가스의 주범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중학생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그럼 빨리 먹어서 없애버리자고 했다.
문득 생각이 나서 기사를 검색해보니 여전히 소가 발생시키는 메탄가스에 대한 기사가 나오는 한편으로
https://www.etoday.co.kr/news/view/2035073
그런 말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하는 기사도 있었다.
http://www.chuksannews.co.kr/news/article.html?no=243296
생각해보면 이렇게 소고기를 많이 먹게 된 것도 얼마 안 된 일이다.
소는 인류에게 오랫동안 먹을 거리보다는 농사를 함께 짓는 데 반드시 필요한 식구였기 때문이다.
세상이 참 빨리빨리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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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할아버지 댁에는 소가 한마리 있었어요,
그 소는 할아버지랑 논 갈고, 김 매고 그랬어요..(트렉터 없던 시절이거든요)
하루중에서 여물을 쑤는건 무척 중요한 일과였죠.
사료가 아닌 여물을 먹으니까 짚단도 소중히 여기셨을거예요.
할아버지께서 애지중지 기른 소 덕분에 그런 기억이 있어요.
요즘엔 이렇게 길러지는 소가 거의 없겠죠.....
메탄가스의 주범으로 몰아대자니 어쩐지 소들에게 미안해지네요. 쌤 말씀대로 소는 식구와 같았는데....
우리집도 특별한 날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가 떠오르는 음식이랄까
명절이라 집집마다 고기요리가 주를 이루었지요
당분간 고기요리는 자제해야겠어요
저도 소고기는 안 사고 지낸지 꽤 되었는데 시댁 친정만 가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채식하면 큰일 나는 줄 아시는 어르신들을 설득하는 건 아직도 쉽지 않네요. 소고기국은 물론 갈비도 먹고 곰탕도 먹고...와... 돌이켜보니 도대체 온실가스를 얼마나 만든건가요 이정도면 어르신들은 핑계일뿐 제 의지 부족인 걸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