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인문학 축제]특강- 시 쓰기의 즐거움

게으르니
2018-12-10 12:19
939

문탁 인문학 축제에서 특강이 열린 건 꽤 오랜만인 듯 합니다.

더구나 축제에서 시인의 특강을 듣는 것은 처음이지요^^

축준위 새털의 무조건 들이밀고 보는 섭외작전으로 이루어진 김기택 시인의 '시 쓰기의 즐거움' 특강

시인을 모시기 전 시 좀 읽자는 축준위의 준비로

한 동안 파지사유 벽에 시가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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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택 시인은 처음이다... 나는 별루던데.... 나는 시집을 다 소장하고 있다... 등등의 하마평과

문탁의 곳곳에 시가 나붙는 시간을 지나 드디어 12월 7일 금요일 밤 김기택 시인이 파지사유에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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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에 잔 주름이 선한 기운으로 자리잡은 김기택 시인을 소개하는 새털의 입가에 핀 웃음

그리고 함께 웃는 시인의 여유가 추운 날씨에 웅크렸던 몸을 한결 풀어지게 했습니다.

그에 마주 앉은 이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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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이 시작되고 점점 사람들이 모이면서 특강이 끝날 즈음에는 훨씬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했습니다.

김기택 시인은 느끼는 대로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문법의 파괴를 일삼는 이상한 글쓰기,

쓸모도 없는 글쓰기인 시 쓰기의 의미를 조근 조근 따져 물으면서 우리의 생각을 두드렸습니다.

"시는 언어를 쓰되 언어에서 해방되려는 것이다.

언어를 쓰되 언어가 되지 않으려는 언어이다."

어른과 아이, 강아지의 이미지를 나열하며 느낌에 대해 설명해 주시기도 했숩니다.

"느낌은 진행되고 있는 생명의 상태를 마음의 언어로 번역한 것"

"시를 쓴다는 것은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느낌에 이름을 붙여 주는 일"

"시인은 나이가 들어도 어른이 되지 않는 사람"

느낌을 쓰고 그것이 시로 창조되는 과정을 좇아가는 여러 시인들의 시를 읽어주시며

시 쓰기의 '즐거움'에 대해 알려 주셨습니다.

질문 시간에 

사소한 일상에서 눈에 전혀 띄지 않는 것을 포착하는 힘에 대해 물었더니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시를 쓰려고 하지 않는다. 눈으로 본 것을 쓰지 않는다.

멍 때림의 상태로 있는데 그러면서 본 것과 상관없는 것이 떠오른다."

고 하셨습니다.

세상의 일들에 대해 쓰는 시인의 마음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 일을 겪는 당사자의 어떤 느낌이 전해져 올 때... 그 후로도 그 이미지가 떠나지 않을 때...

써야지 사라진다."

며 '넥타이'를 쓰던 당시의 기억을 반추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시인으로 시를 쓰는

'슬픈' 즐거움과 '괴로운' 즐거움, '무서운' 즐거움의 순간을 나열해 주셨습니다.

"시는 읽기 전까지는 악보 오선지의 음표일 뿐이다.

그것을 읽어서 연주가 되고 리듬이 되어서 읽은 후에 변화가 있다면,

쓸모없지만 중요한 시 읽기가 될 것이다."

"시, 넓게 말해서 예술은

우리를 마비시키는 것과의 싸움이며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마비되기 쉬운 자신과의 싸움이다."

한 시간 반 동안 시를 통해 모든 쓰기를 관통하는 이치를 말씀해 주셨다^^

그 이치를 터득하는 몫은 어디선가 어느 때에 무엇인가 쓰게 될 우리들 각자의 것이고^^

김기택 시인의 특강이 끝나고

시인으로 등단하기 전 김기택 시인의 시를 열 번인나 필사했다는 정현우 가수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목 상태가 안 좋다고 양해를 구했는데^^

가까이서 날 것으로 고음을 듣고 있으니 기분이 조마조마했습니다.

곧 앨범을 낼 계획이며, 김기택 시인의 시를 노랫말로 쓰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습니다.

참, 새털이 하남예술문화센터(?)에서 하는 인문학 강의를 듣는 수강생 분들도

새털의 소개로 이번 특강을 함께 들으러 오셨습니다.

짐처럼 끌고 다니던 책을 미련없이 정리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못 버리고 다시 꽂은 것이 시집이었다.

한 때, 폼 잡고 사 모았던 시집이었다.

그 폼 잡는 가운데 김기택 시인의 시집은 유독 잘 읽히고 마음에 남아 신간이 나올 때마다 샀다.

그런 인연으로 이번 특강에서 시인의 얼굴을 직접 대면하는 것이 반가웠다.

내 앞에 앉았던 히말라야 왈

"강의도 강의지만 전 게으르니 표정 보는게 더 재밌었어요.

놀라다 웃다... 문학소녀의 표정이 지나가기도 했어요."

문학소녀라..... 다 사라진줄 알았던 그 표정이 보였다고?

오랜만에... 잊었던 것들이 눈 앞으로 다시 지나가는 시간이었다.

댓글 3
  • 2018-12-10 14:41

    김기택 시인님 멋지셨어요!!

    시를 쓰지는 못하더라도 읽기는 하면서 살아야겠다 싶더군요.^^

    (게으르니 표정은 못봤지만 앞에 앉은 히말의 집중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더군요.ㅋ)

  • 2018-12-10 14:46

    강의내용을 말로 요약하면 단순하겠지만, 시인의 말과 몸짓을  마주한 느낌은 뭐라 표현할 수 없게 특별하더군요...음...시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새털샘 땡큐!  

  • 2018-12-14 00:55

    공연은 다 못봤고

    대신에 벽에 걸린 시와 파지사유에있는 책을 봤는데 좋더라구요.

    제가 시로 힐링을 잘 받아서 그런지 편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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