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한시기행 4일째 오늘은 예술하는 날

여여
2019-11-05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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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묵었던 숙소를 나와 아침 7시50분에 삼성퇴 박물관으로 출발했다.
성도에서 승합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거리다.
遊客中心(센터, 표 파는 곳) 에서 표를 구입하고 입구 반대편 쪽으로 나오니 새소리가 청명하다.
삼성퇴는 古蜀의 유적지이며 유물이 발견된 곳이다.

중국에는 중원의 황하문명이 주류로 있었지만 이제는 동북지역에 홍산문명, 서남지역에 고촉(쓰촨문명)문명이
5000년에서 7000년전에 존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고촉문명은 1000년을 유지하다가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 후 춘추전국시대에 이르러 촉은 진나라에 병합이 된다.
삼성퇴 박물관은 넓고 조용하고 상쾌했다. 유물관 가는 길이 나무로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었다.
발굴유물 1호 전시관은 보수공사중이라서 관람을 할 수 없었고 2호 전시관만 관람했는데 음... 뭐를 봤는지 잘 기억이나지 않는다.
무지한 내눈이 다른 박물관과 비슷비슷 하다고 보았나보다.
제2 유물전시관을 나와서 제단쪽으로 갔다. 제단은 정방형 3단으로 우리의 사직단과 비슷하게 보였는데 제단위에는
청동모형의 제사장이 서 있었다. 제단 아래에는 두군데 갱에서 제기가 출토 되었고 유물관에서 사진으로 보니
두 무더기의 제기가 그 양이 제단의 제사 규모를 가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청동관에 가면 제 지내는 모형을 볼 수 있는데
실제 복원인지 상상인지 대단하다. 제단에서 고촉의 대표유물인 청동관에 갔다.
세개층의 전시관에서 한개층은 전체가 청동가면이 주를 이루었는데 그 모습, 모양은 비슷하면서 크기가 다 다르다.
다른층에는 새가 앉아 있는 神樹모형과 고촉의 숭배대상인 새모양, 제사장의 원형, 다른 동물들, 청동기 그릇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어제 사천박물관의 청동전시관 하고는 전시 내용이나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명월협으로 가는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히 점심을 그러나 맛있게 먹고 4시간을 지나 명월협에 도착했다.
인터넷에서 명웡협을 치면 바로 명월협잔도라고 나온다.
한중에서  촉의 나라 성도로 오려면 명월협을 지나 검문각을 지나야 한다. 이 길이 금우도인 셈이다.
명월협은 이름처럼 아름다운 계곡이다. 계곡이라 하지만 강을 따라 흐르는 물은 멈춰있는 것 처럼 잔잔하게 흐른다.
왕조를 따라 (한, 당, 송등) 나라가 커지면서 물산의 이동이 늘어나면서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개,보수가 있었겠고
지금은 유람객을 위한 안전한 둘레길 처럼 되어 그 길을 걷는 것 같았다.
잔도는 절벽을 따라 절벽에 구멍을 내고 대들보격인 나무를 끼워 그 위에 널빤지를 얹어 길을 내는 것인데
험한 계곡에서는 산을 넘는 것 보다 잔도를 내는 것이 사람이든 물자든 이동하는데 훨씬 유리 하기 때문에
중국의 협곡에서는 잔도가 여러군데 있다. 그가운데 명월협고잔도는 옛것의 형태가 비교적 잘 보전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는 북문에서 남문쪽으로 걸어갔다. 북문에 들어서면 석면에 새겨진 출사표를 배경으로
제갈량이 북쪽을 바라보며 학익선을 들고 수레에 앉아 있는 상이 있다. 아마도 북벌의 위나라를 보고 있는 듯하다.
내일 올라 갈 검문각이 강유의 장소라면 명월협은 공명의 장소였다.
절벽 옆으로 강을 따라 난 잔도를 걸을 때는 아름다운 둘레길을 걷는 것 같지만 잔도 아래에서 바라 본 잔도의 구조물은
역사의 흔적으로 아득하고 아찔하다. 이 길을 만들었을 사람들과 이 길을 지나갔던 사람들 그들을 더듬어 본다.
이제 우리는 다시 승합차를 타고 조천을 지나 검문각으로 이동하기 쉬운 유황온천이 있는 숙소로 왔다.
명월협과 검문각의 기운 때문인지 어제까지 여행의 유쾌함이 오늘은 다소 마음이 차분하기도 하고 어지럽기도 하다.
그래도 오늘 박물관과 명월협 잔도...예술적인 하루였다!!!

추가로 보너스컷을 올립니다.
이번여행에서 정말정말정말 맛나는 음식을 매일매일매일 먹었어요. 아니 우리가 맛나게 먹었어요.
잘 먹어서가 아니라 여행단 표정 처럼 행복한 한시기행이었습니다.

댓글 4
  • 2019-11-05 10:36

    밑에 사진 가운데 있는분이 성도단체버스 기사님 입니다. 2년전 북경에서 도움 주셨던 현진샘이 쭌언니 여행사에 연락해서 구해주신 분이지요 ㅋㅋ

    서른살 젊은 성도분인 샤기사님은 우리가 걱정스러워 이런저런 도움 주시려고 애쓰셨지요 ㅋㅋ 우리끼리는 걱정이 없었는데 그분은 애가 타서 ㅋㅋ

    너무 고마워서 늘 같이 밥먹고 챙겨주고 했습니다.

    현진샘.쭌언니.샤기사님 땡큐!

  • 2019-11-05 14:56

    원래 이백고리로 예정되어 있던 일정을 명월협으로 바꾼 것은 신의 한 수!
    여행 하루 전 날에 명월협에 꼭 가야 한다며 새로운 일정을 제시한 토용의 설득과
    고심하여 정한 스케줄을 바꾼 영명한 안내자 노라의 통 큰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정이지요.^^
    하은주 말고도 다른 문명이 번성했음을 보여주는
    삼성퇴에서 본 고촉문명의 흔적들은 입이 딱 벌어지게 하는 놀라움을 주었고
    명월협에서는 고인들의 땀과 피가 서린 잔도를 거닐며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무후사에서도 명월협에서도 검문관에서도 제갈공명이 등장하니..
    이번 여행 곳곳에서 제갈공명은 깊은 인상을 남긴 최다 출연자가 아닐런지.ㅋㅋ

  • 2019-11-08 20:00

    예민. 예의. 예술~~

    뭔 암호같네요 ㅋㅋ

  • 2019-11-11 17:18

    삼성퇴박물관 가보고 싶었는데...
    사진 보니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꼭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