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필요한 시간

기린
2020-04-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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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키친이 문을 닫은 지도 3월, 4월에 거쳐 달을 넘기고 있습니다.

은방울이 굴러가며 차렸던 밥상의 최대 수혜자들이 겪는 곤란도 점점 가중되고 있는 즈음입니다~~

그 수혜자들, 이른바 '환과고독'(鰥寡孤獨)이라 불리는 그룹^^

문탁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밥먹는 1인 살림의 우현과 동은과 기린.

우리는 은방울 키친이 닫힌 시간의 틈을 내어 밥당번을 정하고 밥을 챙겨 먹기로 했습니다.

점심에 밥과 국을 준비하면 세미나가 있는 날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싸온 반찬으로

그렇지 않은 날은 남은 반찬들과 일품요리(우현의 짜글이?,동은의 토마토달걀볶음)로 한끼를 해결합니다.

그동안 차려졌던 공동 식탁의 풍경과는 차원이 다른 '소박한' 밥상들입니다^^

그래도 주는대로 먹는 맛이 나름 좋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 언제나 은방울키친이 문을 여나 다시 헤아리게 된다는..

이럴 때 '서프라이즈'가 펼쳐진다면?

 

월요일(4월27일) 저녁 밥상에서 실제 '서프라이즈'가 펼쳐졌습니다요~

얼마전 '무진장'에 요런 톡이 올라왔습니다~~~

"월요일에 이름난 문탁셰프께서 저녁을 해 주신다고 합니다.

(...) 슬픔의 정서는 기쁨의 정서로 극복해야 하신다며 자청하셨어요."

올해는 문탁에서 '밥 잘 사주는 누나' 역할을 자처하셨던 그 문탁님? ㅋ 이번에는 밥 잘 해주는 쉐프로?

월요일 오후 한아름 장을 봐 와서 시작한 '요리'들이 속속 밥상에 올랐습니다.

그 중 비주얼 담당 요리부터 한 번 볼까요?

 

 

떡볶이를 사랑한 단호박이라고 할까요? ㅋ

그후로도 줄줄이 이어진 요리는 이렇게 한 상 풍성했습니다.

새우 감바스, 연어 샐러드, 단호박떡볶이 그라탕, 호박 부추전, 묶은지 볶음, 명이나물까지 ^^

(못 드신 분들을 위해 요리명을 일일이 알려 드립니다~)

무진장 총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먹는 낙(樂)을 제대로 누렸습니다.

 

"새우 감바스 맛 제대론데, 샐러드는 연언데?"

"아~~ 이런 밥상 얼마만이야~~~~!"

"역시 밥은 남이 차려준 밥상이 쵝오~~~~"

"찬결(작은 물방울을 따라 온)이는 먹을 복도 많지~ 찬실이도 아닌데~ㅋ"

"지금 먹은 양만큼 더 있어~~~ 떡볶이 더 먹어~ 많아~"

 

정말 오랜만에 대식가의 위력을 발휘하여 세번이나 접시를 채웠던 저녁이었습니다.

그간의  '슬픔' 을 날려보내는 '기쁨'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밥'이 필요한 시간을 선물해준 문탁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댓글 3
  • 2020-04-28 18:51

    다음날 점심까지도 문탁샘 저녁밥상의 위력은 이어졌다.
    위대한 밥상이다.
    우리가 밥심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인데
    밥상이 안 차려지니 기운이 떨어진다....

  • 2020-04-28 23:14

    음.. 사진으로 다시 보니 더욱 흐뭇하네요.
    고맙습니다. 잘 먹었어요~~

  • 2020-04-30 08:19

    맛도, 비주얼도,환상이었어요.
    무엇보다 정성이 감격이었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