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스케치- 우리는 무슨 원정대 일까요?

무르 바울(일본식 발음으로)
2020-02-0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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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편의점이 멀어 맥주한잔을 못먹었다

 

 

 

 

 

 

 

 

 

 

라고 끝났을 줄 알았죠??? ㅋㅋ

 

코스모스가 후기를 올리고 다들 잠자리에 누워 소곤대던 늦은 밤에

누군가가 방문을 열었다.

너무나 신이 나 있던 노라였다. 그 뒤엔 사실은 더 신나있지만 티를 못내는 띠우가 있었다.

구글 맵이 있으니 편의점에 가보자는 것이었다.

갑자기 내 안에 피가 흥겹게 흘러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의외로 엉덩이가 가벼운 뚜버기도 일어났다.

그리하여 우리는 맥주 원정을 떠났다.

 

일본의 작은 소도시 스즈카의 밤공기는 너무나 상쾌했고 밤하늘에 별들이 가득 반짝거렸다. 

그리고 너무나 조용했다.  

가로등도 없고 고양이도 없고 집들도 비슷비슷했다. 우리는 미로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자동차의 생김새 집들의 모양을 머리 속으로 넣어가며 편의점으로 전진했다.

 

맥주를 얻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길이 없는 곳에 다다랐고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왔을 때

또 다른 길을 찾았다.

그 길 앞에는 이런 팻말이 씌어 있었다. "들어가지 마시오"

그 팻말을 보고도 뚜버기는 어둡고 컴컴하고 으스스한 골목을 앞장서 걸었다.

우리도 따라가며 아마 저 팻말은 저수지에 들어가지 말라는 것일꺼라며 후들거리는 다리를 옮겼다.

우리가 무서워하는 것을 보며 띠우는 낄낄거렸고

이런 말도 했다. "이런 곳엔 꼭 시체가 있지"  그 말에 노라쌤은 나의 뒤로 몸을 숨기고 팔짱을 끼었던 것 같다.

칠흙같은 밤이었고, 앞이 보이지 않았고, 너무 고요했고, 그래서 어깨가 움츠러 들었지만

조금 많이 즐겁기도 했다. 수학여행 때 무서운 학주를 따돌리고 몰래 탈출한 것처럼

그렇게 해서!!!!!  짜잔!!!!!!

 

 <보이는가? 우리가 얼마나 기뻐하고 있는지>

 

우리는 맥주를 득~~ 하였다.

 

맛있는 맥주를 먹고 잘 일어나서

오전에는

애즈원 커뮤니티의 소개를 듣고  어머니 도시락을 방문

 < 도시락집 앞에서>

 

 <도시락집 앞에서  올려다 본 하늘> 

 

 

          <샤토야마 숲(마을 숲): 이곳에서 숯을 굽고 버섯을 기른다. 아이들의 놀이 동산이기도 하다>

 

이후 허브와 조이를 만나고

오후에는 사이엔즈 스쿨을 견학, 스즈카 근처의 마을 숲 사토야마를 방문했다.

숲에서 약간 추웠던 몸을 온천에 들어가 말랑말랑하게 풀고

저녁에는 커뮤니티 분들과 이야기하는 시간~

 

가장 인상적인 기억은

코스모스 후기 마지막 사진에 나오는 다케짱의 이야기였는데....

사람의 진심을 담으려는 마음이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는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말로는 자세히 설명하기가 어려워  그 때 했던 메모를 적어본다.

 

우리가 이 사람은 이렇다. 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탓하거나 비난하기 쉬운데

먼저 이렇다하는 판단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방뿐만이 아니라 나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그럴때만이 우리가 만나는게 아닐까.....

그 때만이 마음의 뚜껑을 열어

마음이 춤을 추는 상태를 만들지 않을까....

 

이상 둘째 날 스케치.

사요나라~~

 

 

댓글 10
  • 2020-02-02 13:07

    재밌는 후기 아리가또~~

  • 2020-02-02 14:04

    광합성 결혼식 때 한번 들어와보고 그 이후로 처음 들어와보는 문탁 누리집이네요. 다들 잘 가셨으려나 궁금했는데 후기까지 볼 수 있네요. 그래서 ‘이 동네엔 밤에 사람은 물론 고양이도 없다’고 하신 거였군요.
    언니님들과 울고 웃다 정들어 버린 세리였습니다. 손나 간지~~

    • 2020-02-02 15:15

      감정까지 완벽한 통역!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만나요~~~

    • 2020-02-04 11:23

      세리짱의 감정통역 덕분에 우리도 말랑말랑 마음이 춤을 추는 그런 기분이 들었어요
      이렇게 댓글까지 고맙습니다~

  • 2020-02-03 10:54

    다께짱의 눈물에 다들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지막날까지

    이 후기들은 탐방 스케치이고요.
    스즈카 곳곳에 대해 한주제씩 에세이(?)가 천천히 올라올 계획입니다.

  • 2020-02-04 00:20

    물방울이 다녀오더니
    배우 남궁민이 입는 니트를 사달라 했더니
    너가 행복하다면 두 개 사렴 이라 이야기 해서 긴장했어요 ㅎㅎ
    평소같으면... 야!!! 니가 그거 입는다고 남궁민이 되냐? 넌 돼지룡야!! 라고 소리쳤을텐데
    아 뭔가 물방울이 내 이야기를 막 듣는 낯 선 느낌.. 아 뭐지?

    • 2020-02-04 08:35

      우하하하

      전 이제 유머담당에서 물러납니다
      물방울과 자룡이 더 웃겨서ㅋㅋ

    • 2020-02-04 11:19

      물방울과 자룡은 평소에 이런 대화를 하는군요.
      재밌다 ㅋㅋㅋ
      이번 여행은 함께 간 모든 친구들의 조금 다른 모습을 보는 시간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물방울에 대해서는 짐작도 못했던 걸 봤어요.
      솔직하고 발랄함 속에 숨겨져 있는 속살같은 것.. ㅋㅋ

    • 2020-02-06 15:28

      아~ 미춰미춰~ 둘이 개그 만담 만들어서 넷플에 나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

  • 2020-02-06 20:47

    저도 이번에 가장 큰 수확이 물방울과 씀샘의 재발견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번 여행을 통해 새롭게 만난 두 사람,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