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기웃기웃’ 오픈 기념 북 콘서트 후기

초빈
2019-09-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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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먹고 사는 일에 관심이 많고, 그만큼 불안감도 많습니다. 그래서 토요일 날 ‘어떻게 밥벌이하고 살 것인가’에 대한 간담회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힌트라도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솔깃한 마음에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간담회라는 사실만 듣고 참석한 거라 북 콘서트가 있다는 것도, 카페 첫 오픈 날이라는 것도 도착해서 처음 알았습니다... 헐!)

 

 사실.. 간담회의 주제였던 ‘돈벌이’에 대해 딱히 힌트를 얻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문탁과 비슷한 공간에서 모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고,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꽤 위로를 받았던 자리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까지 문탁과 비슷한 공간이 (드문드문 들은 몇 단체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크게 봤을 때 문탁은 이질적인 공간이고,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한 발자국만 떠나면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문득 불안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인지 같은 것을 지향해나가는 ‘이질적인’ 존재들이 생각보다 꽤 많구나, 라는 사실에 괜히 울컥했습니다. 누가 했던 말인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마치 같은 파도를 타고 있는 사람들 같다고. 그런 울렁임 속에 저도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떤 분이 마무리하며 소감을 한 마디씩 하면서 돌아가는 시간에 하셨던 말이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공부를 하면서 ‘행복’해진 것 같냐고. 저는 말씀드릴 수 있어요. 행복해지진 않았지만 행복해져가는 중이라고. 행복은 1과 100으로만 존재하는 아니잖아요. (60 언저리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사실... 공부를 하면서 더 고통스러워지는 경험도 했어요. 많은 부분을 다르게 보기 시작하면서 그만큼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특히나 저 같은 경우에는 학교를 다니면서 일리치의 책들을 읽었기 때문에(...) 더 불만이 많았고, 왜 이렇게 비관적이냐, 왜 이렇게 이상주의적이냐, 등등... 여러 반응들을 받았던 것 같네요.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그만큼 명료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삶 속의 불투명한 불안감들이 이름을 가지고 다시 제게 다가오는 느낌이에요. 그걸 어떻게하면 잘 다뤄 나갈 수 있을지 방향을 찾기도 했고요. 아직 불확실한게 확실한 것보다도 많은 지금, 그럼에도 저는 제 삶속에서 가장 확실한 시기를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더 확실해지고 싶기 때문에 공부에 욕심을 내는 것이구요^^ 물론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 번만이라도, 공부의 쾌감을 느껴보실 수만 있다면.. 지원쌤의 말을 빌려 절대 인문학을 배우기 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해요.

댓글 2
  • 2019-09-29 14:22

    초빈이에게도 맛이 찾아오겠지! 나는 초빈의 후기에서 새콤한 맛이 느껴지는데^^

  • 2019-09-29 16:54

    신속하고, 간결하고, 개인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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