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도보순례

새털
2019-08-2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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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기를 쓴다.

8월 21일 수요일 아침 7시 20분 문탁 앞에서 뚜버기, 띠우, 작은물방울, 새털은 추장님 노라가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 용인성당으로 출발했다. 8시 용인성당에 도착하면 바로 '탈핵도보순례'를

시작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어야 하고, 탈핵순례의 의미도 짚어봐야하고, 경과도 들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 않는가? 그래서 모처럼 성당에 들어가 기도를 올렸고

'저는 393구간 순례단원***입니다'라고 인사도 나누고 서로 손을 잡고 율동을 포함

"발 맞추어 나가자 앞으로 가자~ 어깨동무하고 가자 앞으로 가자~" 노래도 불렀다.

이런 의례를 순조롭게 마치고 드뎌 걷기를 시작했다.

성원기교수님을 비롯한 탈핵도보순례단은 문탁네트워크라는 생소한 단체에서

네 명이나 왔다고 무척 기뻐해주셨다!!

(모처럼 '문탁'이 뭐예요? 얘기를 수차례 들었다^^)

 

 

순례길의 시작은 아이들 방학이 끝났다고 기뻐하시는 학부모님들과 함께 

학생들 등교시간과 맞춰 활기차게 시작되었다.

전단지를 돌리니, 예전에 수지구청 앞에서 탈핵집회하던 생각도 나고

전단지를 받는 분들의 반응도 예전보다는 호의적이라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하고....이런 걸 만감이 교차한다고 하나?

암튼 아침을 걷기로 시작하는 일은 산뜻하고 신선하고 흐뭇한 일이었다.

 

 

탄핵도보순례단에는 두루마기를 입으신 예술가도 한 분 계셨다!

저런 패션으로 걸으시면 아무래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게 된다.

그러나 용인시청에 도착했을 때 저분의 포스를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탈핵도보순례단은 하루에 한 번 퍼포먼스를 한다.

이 날은 용인시청 소녀상 앞에서 학춤을 추었다.

춤을 추시는 분은 무형문화제 3호(혹은 4호)라고 하신다.

아침에 처음 만나 인사를 하고 할 때는 농담을 하셔서 그냥 재미있는 분인 줄 알았는데

학춤을 추시는 순간 모두 깜짝 놀랐다. 정말 한 마리 새처럼 가볍게

공간을 가로지르며 '평화와 탈핵'을 기도하는 몸짓을 보여주셔 마음이 고요해졌다.

용인시청에 일 보러 오신 많은 분들도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진지하게 감상하셨다.

예술은 참 멋지다! 여러 말이 필요없다!!

 

퍼포먼스를 마치고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점심밥도 맛있게 먹고, 밥 먹으며 막걸리로 한 잔 하고

16.7킬로미터 순례를 마치고 죽전효주아녜스성당에 도착하니 오후 4시 30분쯤 되었다.(순례일정 중 제일 짧은 구간이고 보통 20킬로미터쯤 걷는다고 한다)

기념촬영과 소감을 나누고 다시 성당에서 기도를 드리고 8월 21일의 순례를 끝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다리가 무겁다...

골반도 약간 틀어진 느낌이고 몸이 노곤하다...

순례의 의미가 몸으로 느껴지는 아침이다.

어제도 그제도 그그제도 그리고 오늘도 내일도 모래도 계속 걷고 계신 분들의

수고와 노고와 기도가 무엇인지 잠시 잠깐 느껴본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댓글 3
  • 2019-08-22 09:15

    더운 여름날, 탈핵도보순례를 계속하고 있는 분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네요.
    어제 다녀오신 '문탁'의 벗들에게도 감사를 보냅니다.

  • 2019-08-22 10:10

    아... 걷기의 미덕을 또 한번 알려주신^^ 새털님^^훌륭합니다~
    하루의 걷기가 또 다른 걷기로 이어질 때 까지...
    다음엔 뭐든간에 함께 걸어봅시다~

  • 2019-08-22 10:10

    수고하셨어요. 감사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