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겨울캠프 후기

자작나무
2020-02-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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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놀고 싶다!''

 

2020년 겨울 캠프를 마치고 동겸이가 한 말, “더 놀고 싶어요. 노는 시간이 부족했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조금 깜딱 놀랐다. 부모님을 홀리기 위해서 <서당에서 놀자>라고 ‘서당’을 내세웠으나, 그래도 이번 캠프의 모토는 바로 ‘놀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첫째 날 토요일 오전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맘껏 뛰어놀았고, 문탁 2층에 와서도 조를 나눠서 놀고 또 놀았다고 [우리는] 생각했는데, 아이들은 그것으로는 부족해요!! 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쉬 아이들은 노는 것이 크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한편으로 평소에 얼마나 안 놀고 열심히 공부^^했으면 이럴까 ...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첫날 스케치
토요일(2월1일) 오전에는 오티 겸 새로 만난 친구들과 좀더 빨리 친해지기 위해서 몸으로 치고받고 하는 놀이 ‘개-고양이’ 놀이도 했고, ‘오징어-달구지’라는 레트로 놀이도 했다. 후자의 놀이는 사실 지역에 따라 그 이름이 다른데, 누구는 ‘오징어-달구지’라고 부르고 누구는 그냥 ‘오징어’라고 부르는 놀이였다. <무한도전>의 <명수는 12살>을 참고하시라.

 

사실 이 놀이를 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기도 했다. 우리가 ‘하는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젊은 고은샘은 인터넷을 뒤져서 하는 방법을 익히고, 좀 연식이 있는 느티나무샘이나 나의 경우는 지역 차이로 하는 방법이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규칙을 몰랐고 규칙이 다소 달랐기에, 노는 데 규칙이란 무엇인지 특히 연령대가 다른 동생이나 형과 함께 놀 때는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상대를 어떻게 배려하면서도 더 재밋게 놀 수 있을 것인지를 공부하는데 정말 도움이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은 토요일 오후 프로그램이었던 <놀이 만들기> 시간에 서로를 배려하고 협동하면서 창의적 놀이를 만들었다. 팀을 만들고 서로 논의를 통해서 한정된 재료와 도구(가령 신문지, 줄, 책상, 방석, 종이, 스카치테잎, 한자 카드 등)를 선택해서 나름의 놀이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무슨 놀이를 만들었냐고? 

 

신문지로 만든 공 하나만 있어도 즐거울 수 있는 놀이. 이 놀이의 필요조건은 아마도 같이 놀 친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맘 맞는 친구, 혹은 맘이 맞지않아도 놀 준비가 된 친구, 동생, 형 등등. 그 속에 고등학생, 대학생, 어른, 부모도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같이 몸으로 노는, 깔깔깔 큰 소리로 노는 놀이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쭈욱.

 

둘째날 스케치.
오전에는 또 다시 손곡중학교 운동장에서 한바탕 뛰어다녔고, 점심 식사 후에는 한자 카드 찾기, <소학>의 주제-孝와 우애에 대해서 팀별로 논의를 하고 연극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이 낭송서당>은 흡사 전통처럼 참여 아이들이 발표 대본을 서로 같이 짜고 연습을 한다.

물론 마지막으로 극에 오르기 전에 리허설도 하지만, 단맛이 있으면 쓴맛도 있듯 중간 중간에 장난 치고 집중 하지 않은 친구들은 쌤들에게 혼나기도 했다.

아래 사진은 발표 모습.

 

 

 

 

컵라면도 먹고 과자도 먹었지만, 잠자리가 불편하기도 하고 형에게 서운해서 울적해지기도 했다. 아마도 집에서 하지 못했던 관계맺기에 대해서 경험해본 귀중한 시간, 그것이 이번 캠프였으리라고 생각해본다.

 

 

 

<서당에서 놀기>라는 제목을 내기까지 우리는 ‘놀이’란 무엇인지 생각해야 했다. 또 놀도록 풀어놓는다고 했지만 놀이 속에 담긴 ‘의미’와 ‘공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했다. 그래서 놀이는 관계다, 배려다, 다양한 감정을 배우는 기회다 등등을 행간에 끼워두었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그냥 놀이는 놀이일뿐, 놀이에 푹 빠져서 놀다보면 의미를 익힐 것도 없이 놀이가 공부고 공부가 놀이인 경험을 할 것 같다는. 아, 나도 애들처럼 의미, 공부... 이런 생각 없이 그저 놀아봤으면...어떠한 잡념도 없이 그저 놀이 그 자체에 푹 빠져, 나 자신에 충실한 시간을 가졌으면... 육아에 힘든 학부모님도 애들과 함께 놀기를...

 

 

마지막으로 맛있는밥상을 차려주신 봉옥샘, 도라지, 스르륵님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잘 먹고 건강하게 캠프를 마쳤습니다^^

 

 

 

댓글 2
  • 2020-02-19 09:32

    아, 기립박수 치고 시퍼......!!!

    SSI_20200213154226_V.jpg

  • 2020-02-19 15:14

    컵라면과 공부방! 너무 참신한 매칭이다!!!
    애들이라 사진이 예뻐 보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