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대장정> 마지막 날 - 장자/들뢰즈 강학원 후기!

송우현
2019-12-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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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일간의 에세이 대장정도 어느덧 마지막 날을 맞이 했네요~ 물론 저에겐 매우 긴 나날들이었답니다ㅎ

 

오늘따라 유난히 화려한 간식들이 저희를 맞이해 주었는데요! 이거 에세이 못 써서 간식으로 떼우려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정도였어요~ 

오늘도 어김없이 은방울의 뉴 아이템 생강차도 준비돼었었구요~ 아주 맛있답니다.

그렇게 대장정의 마지막이 시작되었고 읽게 된 에세이들은 굉장히 수준이 높아서 듣는 내내 귀가 즐거웠답니다! 1부에는 라라샘, 마음샘, 블랙커피샘의 에세이를 들었는데요, 라라샘 언니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뢰즈 개념과 엮으셨어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것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 오히려 '수동-되기'를 이야기 하신 게 인상 깊었습니다. 마음샘도 '-되기' 개념을 가지고 자신의 깨지는 경험을 이야기해주셨죠. 블랙커피샘은 사람들과의 불화 속에서 한 걸음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그 방법 역시 '-되기' 였죠!

열심히 듣고 계신 우리 학인 여러분... 피곤하실텐데 아주 고생들입니다 그려

2부는 길드다의 청년들이 각자의 고민들을 풀어주었어요. 고은누나는 분별이라는 안경에 집착하던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그 안경을 벗어보겠다는 글이었어요. 들뢰즈/가타리의 개념들만 나오다가 장자가 나와 괜히 반가웠답니다(둘다 모르는 건 똑같은데ㅎ). 지원이형은 시작 전부터 자기 잘썼다고 떵떵거리길래 아주 눈에 불을 켜고 달려 들었지만... 뭐.. 좀 썼더라구요~ㅎ 현대에서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회의로 인해 자기 정체성을 작가이자 작업자인 '작-업자'로 설정한 이야기부터 들뢰즈가 말한 표현적 질과 스타일을 얻는 것, 그걸 자신의 목공인문학과 결합시켜 모든 것은 예술이라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은 예술이-된다('예술-되기')라고 마무리를 지으며 개념들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도 재밌게 잘 풀어내었습니다. 우리의 명식쓰는 파시즘이 만연한 현대사회에서의 배치를 기계적 노예화의 개념과 엮어 이야기 했습니다. 역사와 정치 등을 아우르는 글이었어요. 저에겐 좀 어려웠답니다ㅎㅎ.. 논쟁지점도 있어서 질문 시간 뿐만 아니라 식사 시간에도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맛있게 밥을 먹고 와서도~ 에세이는 계속 됩니다! 다음은 진달래, 오영, 뿔옹샘이 각자 자기들의 영역과 들뢰즈의 개념들을 엮은 에세이를 발표하셨답니다.

진달래샘은 달밤더치로, 오영샘은 담쟁이베이커리2.0(쿠키무이)로, 뿔옹샘은 퇴근길 인문학 튜터로 활동하고 계시죠! 각자마다 고민들로 들어찬 에세이였어요. 달밤더치는 정말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는 걸까? '자립'과 '청년활동'이라는 키워드에 얽매여 일을 그르치고 있는 건 아닐까? 메뉴얼을 따라하기도 벅찬 쿠키무이는 언제쯤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혼돈의 카오스를 만들어내는 직원들과 어떻게 더 잘해낼 수 있을까? 혹은 백수와 퇴근길 사이에서의 자기 정체성은 무엇일까? 등등의 고민들이었죠. 디테일한 해결방안이라던가 그런건 없어도 고민의 심화는 확실히 보였던 것 같습니다. 2020의 달밤더치, 쿠키무이, 퇴근길이 기대가 됩니다!

 

이렇게 2019 문탁 인문학 축제 - 에세이 대장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제 내일 난-장판만 남았어요! 마지막까지 준비들 잘 하시구 신나게 놀아봅시다~ 

댓글 3
  • 2019-12-14 06:45

    코스모스샘이 찍어주신 사진이 좋아서 올려드립니다

    KakaoTalk_20191213_162234091_04-tile.jpg

  • 2019-12-16 15:58

    일년을 마무리하는 에세이였는데, 발표하고 나니까 여전히 좀 조심스러운(?) 글이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평이한 느낌이나 원론적인 느낌도 있었던 것 같구......내년에는 좀 더 다채로운 공부를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한 발 나아가는 에세이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학원 팀 모두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9-12-16 21:51

    글쓰기강학원 팀 에세이를 들으며 ..내심 선생님들이
    1년동안 공부하신 엑기스를 이렇게 쉽게 받아먹어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ᆢ
    제가 어디에 가서 이렇게 수준높고 살아있는 글을 읽고 들을 수 있을까요. 에세이 내용들도 특색있고 재미있었고요..너무 뛰어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들뢰즈의 '되기'와 붓다의 '무아'가 많이 닮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글쓰신다고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덕분에 저 같은 사람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