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공부 노트를 공개합니다^^

문탁
2020-06-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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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저는  '공부'에 대해 엄청난 잔소리를 해댔습니다.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 지 맘대로 안 읽는다. 그래야 알던 대로 읽는 책읽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번 이상 읽어라. 반드시 제대로 요약을 하면서 읽어야 한다. 요약은 독해의 기본이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노트, 메모, 포스트 잇, 카드...어떤 걸 활용해도 무방하다. (심지어 저의 노트, 메모, 정리카드를 숱하게 깠었죠^^)
이상한 부분은 원서를 찾아봐라. (PDF 파일을 많은 분들에게 드렸습니다.^^)
쓰기의 시작은 발제이다. 발췌가 아니라 발제를 해야 한다.
후기도 쓰기의 연장이다. 스토리가 있는(자기식으로 요약한, 자기의 질문이 들어간) 후기를 써라.
그리고 후기는 꼭 써야 하는 것이다. 왜냐? 공부는 세미나 날만 하는게 아니라 일주일 내내 하는 것이며 그 과정의 공부는 후기를 쓰고 읽고 댓글을 다는 과정이다.
뿐만 아니라 후기는 문탁의 다른 세미나친구들에게도 우리 공부를 나누는 과정이다. 우리를 궁금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후기에는 꼭 댓글을 달아야 한다. 그것 역시 공부의 연장이고 공부의 횡단이며 친구에 대한 응답이다.
결석을 하면 반드시 결석계를 내야 한다. 친구가 어떤 이유로 결석하는지도 모른다면 '동학'이라 할 수 없다. 그리고 동학이 되어가는 공부가 아니라면 공부는 지식의 사적소유로 귀결된다!!!
고로, 무엇을 읽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읽느냐이고, 어떻게 읽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읽느냐이다.
그 밖에도 블라블라블라.......

 

그리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때는 저도 월욜엔 화욜세미나 준비, 화욜엔 수욜 강의 준비, 수욜엔 목욜 세미나 준비, 목욜엔 금욜 발제 준비..... 로 정말 숨이 턱턱 막히는 '열공'의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일주일을 (빵꾸내지 않고) 무사히!'가 삶의 모토였고(진짜 그날 그날'만' 살았습니다. ㅎㅎ),
내가 죽으면 '세미나葬'으로 치뤄줘~~ 라고 말할 정도였죠.

 

어느때부터인가 그런 잔소리를 안 하게 되었습니다.
제 말에 제가 지루해지기도 했고....어쩌면 체념? 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러면서 저도 느슨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어제처럼 친구들의 이런 노트를 발견하면 뛸 듯이 기뻐집니다.
저 역시 다시! 맘을 가다듬습니다. (열쒸미 공부해야쥐~~ ㅋㅋㅋ)

 

 

 

M의 노트 (M은 매번 이렇게 읽고 있고 허접한 나의 강의안을 다 제본해놓고 반복해서 읽는다.)

 

 

 

C의 노트 (책을 끝까지 읽는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정리하면서 읽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댓글 2
  • 2020-06-21 18:09

    어제 상가에서 페친을 만났다. 그 페친 왈 "야! 너 독서생애자지? 논문 쓸 것도 아니고 뭐 할 것도 아니면서 그냥 책만 읽더라....."
    독서생애자도 다른 품행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공부로 뭐 해야 하나? 그냥 공부하면 안 될까?
    물론 그냥 공부만 하고 싶다고 해도 그것만 할 수는 없다.
    그래도 되도록이면 공부만 할 수 있는 야무진 꿈을 꿔본다.
    M과 C의 노트를 보며 요런 다짐을 해봅니다.

  • 2020-06-28 10:53

    와~~ 반성모드로 바로 들어서는 데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