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대한 예술적 상상" 필름이다 원데이 상영 후기

청실장
2019-09-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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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예술적이다

 

글 : 청실장

 

 

 

지난 9월 6일 ‘제2회 머내영화제’와 함께한 ‘필름이다’의 ‘원데이 상영’이 즐겁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원데이 상영은 오후에 시작해서 다음 날 아침까지 하나의 주제로 영화를 봅니다.

이번에는 ‘마을에 대한 예술적 상상’이라는 주제로 메인 2편의 영화 <뉴욕 라이브러리에서>와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를 비롯해서

모두 5편의 영화를 이어서 감상했습니다.

머내영화제 전야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다 보니 많은 지원도 있었습니다.

외부에 설치할 수 있는 배너와 원데이 상영작들이 소개된 리플렛이 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직접 머내영화제 집행위에서도 일부러 관심을 갖고 원데이 상여에 참석해셨습니다. 짝짝짝~~고맙습니다.

첫 상영작인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가 오후 4시였음에도 불구하고, 필통회원 외에도 많은 분들이 와주셨어요.

물론 저도 회사 땡땡이치고 오랜만에 일찍 문탁에 들렀습니다.

바르다는 영감, 창작, 공유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만들고 상영한 영화들을 아주 유쾌하게 소개했습니다.

특식으로 오리훈제가 나온 맛있는 저녁을 먹고 두 번째 영화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를 봤습니다.

도서관을 그저 책만 보는 곳이 아니며 지역과 주민과 소통하며 계속 변화해가는 공간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뉴욕 공립도서관과 분관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활동들이 교차되고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나자 갑자기 뒤쪽에서 함성과 함께 큰 박수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영화가 그만큼 좋았다는 뜻이겠지요.

그리고 물론 3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을 견딘 관람객 모두들도 대견했습니다.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와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이후 토크가 있었습니다.

좀 더 풍부한 문탁이 되길, 골목이 되길, 마을이 되길 원하는 사람들의 창작 아이디어들이 솟아나왔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영감을 받을 수 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보다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그중 몇몇 아이디어를 적어봤습니다.

 

  1. 문탁의 회원들과 함께 (예전에 시도했던) 릴레이 인터뷰를 해서 축제 때 상영을 해 보자.
  2. ‘게으르니’(물론 다른 사람이 될수도 있다)의 백일수행을 비롯한 지금까지의 10년의 개인사를 통해 문탁을 들여다보자.
  3. 문탁에서 실패했던 역사를 되돌아본다.
  4. 문탁에 진행했던 일들의 모든 포스터들을 모아 전시를 한다. 나중에는 각각 한 장씩 불을 태워 올려 보낸다.

 

그렇게 토크는 밤12시가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자리를 옮겨야 할 때입니다.

이후 바르다 영화 3편은 2층 대강의실에서 상영합니다.

많은 분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새벽까지 영화를 볼 4~5명 정도가 2층 강의실에서 편한 자세로 맥주와 함께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영화는 <5시에서 7시까지의 클레오>입니다. 바르다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영화입니다.

 

30분 정도 흘렀을까요? 새벽 1시에 갑자기 2층 대강의실 문이 열리면서 8명의 손님들이 찾아오셨습니다.

동천동에 사는 주민도 계셨고, 친구들과 영화 보러 동천동에 온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머내영화제의 시간표를 확인하고 ‘바르다 영화’가 보고 싶어 찾아오신 분들이었습니다. 너무 놀랐고 감사했습니다.

12시 이후 원데이 심야 상영 중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봐주셨어요.

아.....그런데, 너무 어수선했고 당황했던 나머지 필름이다 필통회원에 대한 홍보를 전혀 못 했습니다.

<방랑자>와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까지 모두 감상하고 나니 아침 7시가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영화가 모두 끝나고 자다가 일어난 둥글레샘이 보이차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원래는 새벽에 관람객들을 위해 드리려고 했었는데...

최종으로 남은 이는 모두 4명이었습니다.

기린, 새털, 달팽이, 둥글레......감사합니다. 짝짝짝~~

솔직히 점점 원데이 상영이 부담되기도 합니다.

밤을 새워 영화를 보는 건 좋은데 다음 날이 힘듭니다.

그래도 원데이 상영은 멈추지 않을 듯 합니다.

우리가 밤에 나눴던 토크들, 그리고 함께 봤던 영화들은 분명 우리의 예술적 상상을 풍성하게 할 겁니다.

 

 

 

댓글 3
  • 2019-09-18 17:55

    몸이 고단했던 건 확실한데 지나고보니 예술적이었네요!! 예술할 기회를 주셔 감사합니다^^ 수업시간에 이삭줍는 사람들 트레일러영상 보여줬더니 학생들이 놀러더라구요~ 좋은 자극제가 됐어요...

  • 2019-09-18 18:13

    쿨쿨 잘 잤습니다만 바르다의 영화를 놓친게 못내 아쉽네요.
    날 잡아서 '방랑자'는 꼬옥 보고 싶어요~~

  • 2019-09-18 20:35

    뉴욕라이브러리, 대단했어요. 자리를 뜨지 않았던 모두에게 박수를!
    영화가 거의 끝나갈 때 집에 가려다가 붙잡혀서 토크시간까지 함께 해준 장지혜샘, 피곤했을텐데 죄송하고 고마웠습니다. 동은이가 붙잡는 사람도, 붙잡히는 사람도 참 대단하다고 하더군요. ㅋㅋ
    심야상영관에서 튼 바르다 영화 보고 싶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