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기금 : 441-910008-41705 (하나은행) 정성미
문탁에서 공부하는 젊은이들의 공부와 자립을 위한 복주머니입니다. 청년들의 활동과 장학금 그리고 기본소득을 지원합니다.

연대기금 : 352-0621-1403-73 (농협) 권성희

좋은 삶을 위한 인간, 비인간의 분투에 공감하고 배우며 지원하는 일에 쓰입니다. 새로운 연대활동 제안과 참여를 언제나 환영합니다.

용인 이주노동자쉼터에 다녀왔습니다.

달팽이
2020-05-29 16:05
553

쉼터에 같이 가자고 꼬인 친구들이 여섯이었습니다.

우선 비누팀인 자누리(금욜 오전 관자셈나때문에 못가셨음), 뚜버기, 노라 셋에다가

띠우는 자주 만나다보니 자연스레 꼬셔졌고,

기린도 금요일 오전 별다른 일정이 없다하여 같이 가기로 했답니다.

띠우에게 간다는 소식을 들은 지금도 기꺼이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오늘이 노라의 밥당번 날이었습니다.

함께 가는 사람들이 반찬 하나씩 가져오자 어쩌자 의견들이 오고가다가

노라가  전날 카레를 해두고 가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노라는 어제 저녁 바쁜 일정이 겹쳐 오늘 새벽 5시에 문탁에 와서 카레를 만들어 두고

다시 집에 가서 준비를 하고 지금과 띠우를 태우고 쉼터로 왔답니다.(짝짝짝)

그리하여 여섯명이 용인 터미널 맞은 편 건물  6층에 자리잡고 있는

용인노동자쉼터에서 고기복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쉼터는 60평이라는데 여성숙소, 남성숙소, 한글교실 2개, 사무실로 배치되어 있더군요.

복도가 거의 반을 차지하고 있어 쓸만한 공간은 약 40평정도? 

외국인고용허가제 시절에는 40명이 머물렀던 적도 있으시다던데 그러기엔 비좁아보였습니다.

지금은 10분정도 계신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여자분들이 많다는데 용인 처인구 농촌지역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랍니다.

한국어시험 성적에 따라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농축산업에 배정되는데

캄보디아 분들이 성적이 안좋으시다네요

쉼터가 그 장소에 자리잡은  것은 2004년부터였다고 합니다.

제주도가 고향인 고기복님은 젊은 시절 코이카봉사와 인도네시아 체류 경험이 인연이 되면서

1997년부터 이주노동자관련 활동을 하셨답니다.

영어와 인도네시아어 소통이 자유로우신데다 주변에 언어능력자 분들도 

꼬이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이주노동자들과 엮이게 되었다고.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고 계시는 이주노동관련단체들이 많았는데

쉼터 운영에서는 급여를 받지 않으셔서 늘 투잡 쓰리잡을 뛰신다네요

한 때는 대형교회 부목사도 하셨는데 기존 교회가 영 체질에 맞지 않으셨대요

24년째 이일을 하는 이유를 묻자 연루된 인연이 많아 털고 도망갈 수가 없다고 하시면서

이주노동자들 축구대회를 열면 전국에서 용인으로 사람들이 몰려와

라이트를 켜야만 하는 밤까지 경기가 이어졌던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아마도 그렇게 사람들과 만나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는 분 같았습니다.

저희와 비슷하게 정부지원을 일체 받지 않으신다는데 지원을 받으면

쉼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중 배제해야 하는 분들이 생긴답니다.

지원 안 받고 모두를 품으면서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싶다셨어요.

저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여쭈어보니 

인문학공부를 한다고 하니 반갑다면서 항상 하고 싶었던 일이 이주인권 리터러시 활동이었다고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강사료 많이 드리고 이주인권 대중강의를 열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농촌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존중하며 생산된 농산물을 착한 소비로 연결한다던가

관련 지방자치조례를 만든다던가 그런 일들도 하고 싶으시다고

돌아오면서 우선 재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후원금신청서를 들고 왔습니다.

이번 재난소득으로 모금된 돈이 그리 많지 않으니 후원회원을 모아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기금도 보내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살짝 막연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인연의 씨앗을 심었으니 싹이 돋아날려나 물을 주고 돌봐줘야겠지요

고기복님이 씨앗을 심어 키우셨다는 종려나무 화분을 자랑하셨는데 

우리도 작은 화분 하나라도 이주인권의 씨앗용으로 들여야 하나 싶습니다.

 

 

 

 

 

 

 

댓글 12
  • 2020-05-29 16:31

    마스크 쓰고 먼 길 다녀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이야기를 들으니 어떤 활동을 하는지 좀 감이 오네요^^

  • 2020-05-29 16:56

    인문학 공부하는 단체에서 왔다고 무지 좋아하셨어요. 시민 대상으로 강의도 같이 하고, 같이 고민하고 활동하는 일이 생기길 바라시는듯 했어요.
    다음에 한번 모셔서 얘기 들어요.

  • 2020-05-29 17:06

    텍스트에서 읽었던 연대 ㆍ함께있음ㆍ 모이다를
    실천하시는 샘들의 모습에서 부끄러움과
    따뜻함을 동시에 느낍니다
    달팽이샘 어제 그옷? 사신거죠? 우리가
    예쁘다고 했었던 원피스요 ㅋ
    잘 어울려요!!

    • 2020-05-30 06:02

      어버이날 선물받았음다 ㅋㅋ

  • 2020-05-29 18:24

    코로나때문에 쉬고 있다는 한글교실 얘기 듣는데 이주민 분들과 논어 읽고 싶다던 여울아 생각 났어요~~~

  • 2020-05-29 18:49

    긴 이야기를 짧게 듣고 왔네요. 문탁에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 가져도 좋을 것 같아요~

  • 2020-05-29 19:18

    후원금 자동이체신청서는 파지사유에 비치해 뒀습니다.
    신청 부탁드리고 작성된 신청서는 모아서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

  • 2020-05-29 20:16

    이 기회에 화분 하나 들여볼까요?^^

  • 2020-05-29 20:48

    장난스럽게 들리겠지만
    장난이 아니라
    왜 저는 만화 '아기 공룡 둘리'가 생각나는지요.
    고기복 선생님.
    둘리 또치 마이콜...이랑 오손도손, 아웅다웅
    잘 지내는 맘씨 좋은 고길동.

    고기복 선생님을 강사님으로 만나뵙고 싶어요!

    20200529_203618.jpg

    • 2020-05-30 06:12

      둘리와 도치와 도우너들도 이주생명체들 이네요

  • 2020-05-30 07:50

    수고했어요!

  • 2020-05-31 01:31

    인연 잘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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