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셈블리 3부 후기: 즐거운 전투! 아래로부터 전선을 형성하자

뚜버기
2020-05-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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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전투! 아래로부터 전선을 형성하자

 

블로그를 해서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고도 하고, 최근엔 유튜버로 성공해서 부자가 되는 게 소원인 초딩들도 많다. 처음엔 그게 무슨 소릴까 이해가 되질 않았다. 광고가 붙고 클릭수에 따라 플랫폼에서 입금을 해준다는 둥의 이야기들을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런 광고 아무도 안 보는데 누가 거기에 돈을 쓰고 또 돈이 오가는 걸까. 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금융은 디지털이라는 기반에서 만들어진 사회적 생산물들 (정보를 찾아다니고 추가하고 공유하면서 형성된 인간 지혜의 퇴적물들)을 가치라는 형태로 포획한다. 사람들의 사회적 삶의 흐름들에서 형성되는 공통적인 것에서 가치를 추출한다.

네그리와 하트는 가치의 추출이라는 관점에서 오늘의 금융자본주의를 이해하게 해주었다. 사람들이, 더 나아가 지구의 생명들이 함께 향유하고 생산하는 공통적인 것들에 빨대를 꽂고 가치라는 형태로 응고시켜 쪽쪽 빨아내는 것이 바로 21세기의 금융자본주의였던 것이다!! 알수 없는 길다란 이름이 붙은 파생상품들이 바로 각종 빨대들이다. 은행원 말만 믿고 덜컥 전재산을 파생상품에 투자(투기?)했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심심찮게 접하게 된다. 단지 당했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도 셈나시간에 나왔다. 어떤 인간의 욕망들이 이 빨대들을 향해 달려들고 더 많은 빨대들을 만들어내는 걸까.

우리도 IMF사태로, 또 한미통상협정 등의 경험을 통해 신자유주의의 협치와 그것의 비호하는 21세기 금융의 막강한 힘을 잘 알고 있다. 꿈틀이는 메모에서 직장인으로 겪었던 IMF 당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네그리/하트는 이 지점에서 단지 금융자본을 인간욕망에 이라고 비난만 하거나,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하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제언하지 않는다. 금융이 자신들이 만들어 냈다고 하는 부가 사실 사회적으로 생산된 것을 추출해냈다는 것에 눈을 돌리라고 한다. 그때 그때 모습을 바꾸는 유연함을 자랑하는 신자유주의가 사실은 아래로부터 온 위기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금융이 억지로 가치라는 형태로 고정시켰지만 사회적 활동은 사실은 측정불가능한 것이다. 돌봄에는, 예술활동에는, 지적활동에는 시장에서 사고 팔수 없는 그 무엇이 저너머에 있다. 더 나아가서 사회적인 생산을 위해서는 정보와 소통을 막을 수 없다. 그것들을 억지로 잡아놓으려고 하는 신자유주의는 늘 위기를 만나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늘 모습을 바꾼다. 하지만 이 지점을 전선으로 이해한다면 가능성이 열린다. 사회적 생산을 가치로 응고시키는 대신 공통적인 것으로 다시 가지고 오면 되지 않겠냐고 네그리와 하트는 우리에게 제안한다. 그를 위한 새로운 주체성을 형성하라고 제안한다. 자유를 찾아 떠난 난민들을 동정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주체성의 처소로 보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사회적 협력관계를 공통적인 것으로 과감하게 만들어내는 공유인되기 역시 새로운 주체를 만들어내는 방법중 하나일 것 같다. 이렇게 해서 지난 번 책과 이어지는 걸 보면 이번 책을 읽기를 잘 한 것 같다.^^

 

네그리와 하트는 사회적 생산을 공통적인 것으로 재전유하는 것의 가능성에 대해 "사회창조의 위엄과 공통적인 것을 구성하는 즐거움"을 제기한다. 공통적인 것을 만들어 낸다는 것 자체가 가지는 힘을 우리는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요요샘 메모에서 언급했듯,  우리에게 닥치는 일상의 사태들(코로나..)을 어떻게 신자유주의협치에 휩쓸리지 않고 다르게 겪을까 역시 새로운 주체성의 형성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대항품행일 것이다. 어떤 대항품행일까... 즐거운 전투를 위해서는 힘을 빼야 한다...그러려면 비워야 한다...그러려면 수행이 필요하다...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거기에 힘을 들여야하지 않나...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아뭏든 기억에 남는 것은 즐거운 전투를 하자는 것! 

 

저자들은 화폐의 새로운 용법을 다음부에서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화폐를 사회적 관계의 제도화로 보기 때문이다. 새로운 화폐적 용법을 통한 새로운 관계의 형성. 네그리/하트는 오히려 기본소득이나 양적완화 쪽으로 접근하는 것 같지만, 문탁의 공동체 화폐인 복과 관련해서도 관심이 많이 가는 주제라서 마지막 세미나 시간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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