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젝트3-4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후기

토토로
2021-09-12 13:56
508

1.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이반 일리치(1974)

참 낭만적인 책 제목이다. 드라마 제목인듯, 심리치유(힐링) 에세이인듯...

원제는 <Energy and Equity>로,  에너지와 공정에 관한 것이다. 갑자기 낭만적인 제목이 확~사회학 책으로 다가온다.

나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웃긴건, 이 책의 분류 위치가 '수송, 운송, 항공'  파트 였다. 

사회과학 서적인지, 운송에 관한 실용서인지, 행복에 관한것인지.. 아리송한 책, 바로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되겠다!!

 

2. 

엊그제 걸어서 볼일을 보러가는 중에, 길에서 두 건의 교통 트러블을 목격했다.  그중 한건을 소개해 보자면, 전동 킥보드를 탄 여자가 무단횡단을 했고, 좌회전 하던 운전자는 갑자기 튀어나온 그 여자 때문에 크게 놀랐다.  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여자에게 분노에 찬 고함을 지른다. "죽고 싶어 환장 했어? 어!!!!"  그 광경을 지켜보는 나는 무섭고, 민망하다.

전동 킥보드, 자전거, 각종 자동차, 오토바이, 걷는 사람들이 뒤섞인 거리.

그 거리의 첫번째 강자는 암만 봐도 가장 덩치 크고 속도도 빠른 자동차이다. 물론 요즘엔 교통 신호쯤은 거뜬히 무시해 주는 오토바이가 상당히  늘어서 늘 주의해야한다. 인도 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가로지르는 킥보드도 그렇다. 

달팽이쌤은 강의중에 코로나 감염,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일에는 온 나라가 난리이면서,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교통사고로 죽는다는 것엔 별 관심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3.

일리치는 <행복은 자동차를 타고 온다>에서 '수송'과 '자력이동'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던졌다.

 

 

자동차 이동이 과연 효율적인 방법인가.

자동차 이동이 과연 공정, 공평한 방법인가.

자동차 수송 산업은 무엇을 독점하고 있는가.

수송 수단의 속도가 높아지는것이 오히려 누군가의 시간을 횡령하는게 아닐까.

자동차 이동, 운송 산업에 한계를 줘야하지 않을까.

수송이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속도가 적절한 속도일까.

자동차를 덜 이용한다면,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이동할수 있을까.

자전거를 이용한 이동에대해 생각해 볼래......

넌 얼마나 걸어서 이동하니...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면 더 행복해지고, 더 공정해지는데 넌 어떻게 생각하니.....

너도 걸어볼래? 자전거타고 다녀볼래?

 

책을 다 읽고, 강의와 토론을 마치고 나니, 세미나 맴버들 모두가 결의에 차서 각오를 밝힌다.

"네!! 이제 될 수 있음 걸어서 다니겠어요!!!!!!"

 

4.

나도 9월이 되고 나서는 가능한 걸어서 이동중이다.

날이 조금 시원해졌기에 그럭저럭 걸을만하다.

귀에 이어폰을 끼고, 노래에 맞춰 (속으로) 흥얼거리거나, 손가락을 까딱거리거나, 아무 생각도 안하거나,

혹은 팟캐스트나 강의를  듣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한다.

마스크를 쓰고 걷는게 답답하긴 하지만 나름 재밌고, 기름값도 안들고, 운동도 되니 좋다.

 

이게 공정을 이루는 방법인지는 사실 그다지 모르겠다. 체감하기 어렵다.

그치만 이것이 '풍요로부터의 해방'과 '의존으로부터의 해방'을 이루기 위한 작은 발걸음 이란것은 느낀다.

또한 차를 타는 것보다는, 걷는것이 훨씬 좋은점이 많다는걸 알기에... 나는, 우리는 걷는다.

(카톡방에 올라온 걸으면서 찍었다는 사진들)

댓글 4
  • 2021-09-13 16:01

    루틴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루틴이 아닌것은 승용차를 이용하게 되네요 저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 2021-09-13 16:13

    요즘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자주 하늘을 보게 되더라구요~ 걷다가 잠시 하늘 보셔요^^

  • 2021-09-14 05:30

    이 책을 읽으며 든 질문 중에 하나는.. 자전거나 걷기가 루틴이 아닌 레저나 운동이란 개념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이었어요.

    저또한 하루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이미 너무 익숙하게 자동차를 위한… 그리하여 자동차가 너무 많이 다니는.. 자전거나 인도가 없는 도로를 꼭 지나야하는 이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너무 … 어렵겠다는 체감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풍요, 의존! 으로부터의 해방은 많~~~~~이 체감되도라구요. 

    그래서 자전거나 걷기를 루틴속으로 가져오려고 할 것 같습니다. 지속되어야 하는데….

    후기 감사해요 ^^


     

  • 2021-09-15 08:57

    자동차를 대신하여 일상의 교통으로 자력이동을 배치하기 가능한 부분들을 늘려가야겠어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969
N 3차시 <세상 끝에서 춤추다> 후반부 후기 (2)
달팽이 | 2024.03.28 | 조회 25
달팽이 2024.03.28 25
968
[세상 끝에서 춤추다] 2회차 메모 (11)
관리쟈 | 2024.03.26 | 조회 88
관리쟈 2024.03.26 88
967
2차시 <세상 끝에서 춤추다> 전반부 후기 (10)
뚜버기 | 2024.03.26 | 조회 66
뚜버기 2024.03.26 66
966
2차시 <세상 끝에서 춤추다> 메모 (10)
관리쟈 | 2024.03.19 | 조회 95
관리쟈 2024.03.19 95
965
첫시간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후기 (6)
토토로 | 2024.03.13 | 조회 121
토토로 2024.03.13 121
964
첫시간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 메모 (7)
관리쟈 | 2024.03.12 | 조회 101
관리쟈 2024.03.12 101
963
에코프로젝트 첫 시간 공지입니다!!
관리쟈 | 2024.03.01 | 조회 128
관리쟈 2024.03.01 128
962
[2024 에코프로젝트 시즌1] 비인간&인간: 에코-인문학적 상상 (10)
관리쟈 | 2024.02.10 | 조회 1385
관리쟈 2024.02.10 1385
961
에코프로젝트 Ⅱ 마무리 발표회 후기 (7)
| 2023.12.19 | 조회 226
2023.12.19 226
960
시즌2 <문명 너머를 사유하다> 최종에세이 올립니다 (4)
띠우 | 2023.12.01 | 조회 193
띠우 2023.12.01 193
959
마무리 발표회에 초대합니다 (12/1 오전10시15분) (10)
뚜버기 | 2023.11.28 | 조회 654
뚜버기 2023.11.28 654
958
세계 끝의 버섯 3회차 후기
느티나무 | 2023.11.24 | 조회 147
느티나무 2023.11.24 147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