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프로젝트 시즌3 첫 강의 <팬데믹, 김종철... 그리고 이반일리치>

2021-08-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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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3의 시작은 [팬데믹, 김종철... 그리고 이반일리치] 문탁샘의 강의 였습니다. 제목이 강의의 모든 것을 말해주겠죠?

이 세 키워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혹은 이 키워드들로 시즌3을 통해 나에게 남겨질 주제는 무엇일까?

 일단 코로나로 애 셋이랑 집에서 줌으로 세미나를 듣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대면으로 현장의 에너지와 함께하는 것이 좋더라구요. 애들이 집에 있어서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도 당연하겠지만 현장에서 강사님의 에너지를 받으면 집중력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그러나 지금은 untact with 코로나 시대. 방학이기도 하지만 애 셋이랑 집에서 세미나를 듣는 것은 쉽지 않지만, 부족한 부분은 선생님들이 댓글로 채워주시면서 함께 강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국가별 코로나19 상황을 보니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등의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의100만명당 사망자 비율이 높았습니다. 왜? 선진국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되네요. 그리고 코로나로 요즘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고 있습니다. 출근을 하지 않고 학교에 가지 않게 되는 일들이 많아지고 조금은 익숙해 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질문들을 이미 1970년대에 한 사람이 이반 일리치라고 하네요. 책 제목을 보니 경제 성장, 학교, 병원, 운송 수단 등에 대한 담론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어느 세미나에서 만난 선생님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모태 신앙을 버리게 되었다고, 그리고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단 한권의 책을 통해 오랜 시간의 신앙을 버리고 자동차도 단절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무엇인가 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강의를 통해 들은 몇 구절의 말들로도 인상 깊었습니다.

 

 

 

“내 인생의 길은 우정의 길이었다... 서로에게 늘 충실하며, 우정이 없었더라면 서로에게 불가능했을 존재 형식에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 바로 그것이야말로 내가 살아온 길이다.”

 저는 이말을 듣고 가슴이 벌렁거렸습니다.

문탁에서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요즘 제가 느끼는 것은 ‘나도 선생님들처럼 멋진 말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입니다. 왠지 문탁이라는 곳에서 좋은 사람들 곁에 있다보면 언젠가 저도 멋진 말을 해줄 수 있는 어른스러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러려면 공부, 우정, 실천 등등 여러 키워드가 없이는 힘들겠지요? 그렇기에 서로에게 늘 충실할 수 있었던 우정이 인생의 길이었다는 이 말 ! 참 멋있습니다.

 

"각 사회에는 그에 맞는 자연스러운 규모가 있다. 각각의 규모에서 자기 환경에 상응하는 자연스러운 규모를 훨씬 웃도는 기간, 공간, 에너지를 필요로하는 도구는 역기능을 일으킨다"

 주위를 보며 모든 것이 필요 이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렇기에 환경문제도 이렇게 까지 된 것 같고요. 공교육이나 사교육, 필요 이상으로 병원에 의지하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되어 많은 부분 공감되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교육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고 그러면서 한동한 모든 것에 많이 회의적이고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 가치’에 많은 생각도 하게되었고요. 친구들과 놀면서 재미있게 다니긴 했지만, 아무생각없이 성적 받기에만 급급했기에, 어떤 지적 호기심은 충족되지 않고 회의감만 남아있더라구요. 삶은 우연한 접점들의 연결이라 믿기에 그래도 그 어떤 곳에서 연결되는 부분이 있고 현재의 내가 있겠지만, 그 시간들이 참 아깝습니다. 그래서 학교와 사회의 구조 탓, 남탓만 하며 회의감과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있었던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지금도 어느정도 진행과정 속에 있을 수도 있고요.) 어쩌면 이 사회 속에서 살면서 그 구조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 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용감하지 못하더라구요. 어쩌면 자연스러운 규모는 필요할 수도 있고 지금은 그 규모를 너무 웃돌기에 역기능을 일으키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이 구절을 통해 해보았네요.

 

 마지막으로 ‘버내큘러와 커먼이라는 키워드가 시즌3를 시작으로 앞으로의 큰 키워드가 될 것 같습니다. (처음 들은 말이라 아직은 감각적으로만 들었지만요.) 우리는 산업사회가 제공하는 도구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그에 따라 살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도로가 넓지도 않고 잘 정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역 정부에 민원을 넣습니다. “차가 다니기에 불편함이 많다. 도로를 넓히거나 정비를 해달라는” 저는 제 남편의 이말이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을 우선시 하여 정비해달라고 말하지는 않는다는 것을요. 이미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은 ‘차’만은 위한 길임이 너무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전거나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을 우선시하여 만들고 정비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시골같은 저희 동네에 국한될수도있음) 그리고 얼마 전 로얄층 아파트에 사는 친척집에 갔다가 한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움직이는 순간 뒤꿈치 들고 걸으라고,, 결국은 가만히 티비만 보고있으라고 해야했던 경험...

 산 옆 주택에 살면서 마트, 정거장, 편의 시설이 옆에 없는 불편함을 많이 토로했는데, 그렇기에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충분히 더누리지 못하고 불평만 하고 있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실컷 마당에서 놀라하고, 더 걸어가니고, 더 안사고 해야하겠어요.

 그리고 약을 잘못먹어서 간이 나빠져 생긴 후천성 아토피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긴 병원에 대한 불신으로 섭생이나 자연치유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마도 백신은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근데 그럴려면 자가 면역력을 높여야 하겠지요. 면연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해결이 될 만한 구체적인 상상이나 실천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 환경, 건강한 먹거리 등의 기초적인 노력도 있어야 겠지만, 정신적인 요인도 중요할 것입니다.  산업 문명은 외형상의 물질적 풍요는 가져다 주었는지 모르지만 그 풍요한 불건강한 것도 많거든요.

 

"우리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의 첫째 조건은 타자들-사람들 포함한 뭇 중생들-과의 평화로운 공생의 삶이다. 그리고 공생을 위한 필수적인 덕목은 단순 소박한 형태의 삶을 적극 껴안으려는 의지(혹은 급진적 욕망)이다. 내 목소리부터 낮춰야 새들의 노래도, 벌레들의 소리도 들린다. 그래야만 풀들의 웃음과 울음도 들리고, 세상이 진실로 풍요러워진다. 이 세상헤서 가장 무서운 바이러스는, 공생의 윤리를 부정하는, 그리하여 우리 모두의 면역력을 끊임없이 갉아먹는 '탐욕'이라는 바이러스다"(김종철,<녹색평론>)

 

 

 이미 그 상상은 시즌1부터 조금이나마 실천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저의 생활 방식들이 나와 혹은 주위에 어떻게 연결되어 고유한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는지, 어떤 생태적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겠습니다.(뭔가 큰 포부같은???)

앞으로도 계속 소박한 삶을 위한 집(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우정의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걸으며 인간과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창조적인 문화 환경을 만들고 싶네요.

 

댓글 10
  • 2021-08-21 14:04

    정성 가득한 후기로 다시 특강의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에코프로젝트로 만난 우리들의 연결이 버내큘러와 커몬의 소박하지만 생생하고 활기찬 삶들을 엮어볼 수 있을 거 같네요^^

    우정으로 함께 길을 내 보아요~

     

    • 2021-08-21 19:07

      우정~!ㅋㅋㅋㅋㅋㅋ

  • 2021-08-21 14:20

    후기를 읽으니,

    유님의 따뜻하고도 생기발랄한 에너지가 느껴지네요.

    비오는 주말이라 그런지 몸도 공기도 무거웠는데, 

    따뜻한 유님 에너지 받고, 늦은 점심 준비하려고요^^
    감사합니다💚

    • 2021-08-21 19:07

      감사합니다 ^^

  • 2021-08-21 14:55

    유님은 어른이 되고 싶으시군요.

    저는 가끔 철없는 아이가 되고 싶은데^^;;;

    이 미친 세상에서 우리는 탈출구를 찾을수 있을까. 일리치가 무엇을 제시할지 기대됩니다.

    후기 잘 읽었어요~

     

     

    • 2021-08-21 19:12

      저는 넘~무 철이 없어서요 ㅜㅜㅜㅜㅜ

      그럼.. 철든 아이???ㅎㅎㅎㅎㅎㅎ

      시즌3도 함께하게되어 기쁩니다~^^

  • 2021-08-22 16:37

    유님,

    한 시즌이지만 함께 공부해서인지 읽는데 느낌이 다르네요^^
    정성스런 후기 고맙습니다~
    변효(?)의 기운이 아름다운 흐름을 만들 것 같아요ㅋㅋ

    • 2021-08-22 20:29

      ㅋㅋㅋㅋㅋ 저도 변효의 기운을 썼다 지웠다능…..ㅋㅋㅋㅋ

  • 2021-08-24 11:51

    이 후기를 쓰느라 시간을 아껴썼을 유를 생각하니 후기가 더욱 귀한 선물로 느껴지네요

    시즌 3 하자고 계속 꼬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리치 읽으며 어떻게 살지 좀 더 갈피를 잡아가 봅시다

    우정으로 길 내기 함께 해봐요~~~

  • 2021-08-24 12:02

    우정의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걷는것.. 생각만해도 감동이에요. 

    함께 걸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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