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기와 거주하기> 4장 세미나 후기

꿈틀이
2020-09-28 23:11
431
 

4장에서 세넷은 상하이와 ,인도 델리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시테와 빌의 뒤틀린 연결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파울 클레의 <새로운 천사>라는 그림을 소개하며 우리에게 많은 영감과 여운을 던져 주었다.

어린 아이가 그린 것 같기도 하고, 천사라고 하기엔 얼굴이 너무 이상하고.. 하지만 이 그림은 발터 벤야민이

생전에 제일 아꼈던 그림이라고 한다. 독일 나치의 감시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을 시도하다 실패하여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 벤야민은 그의 저서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테제 9의 내용을 이 <새로운 천사>로 시작한다.

천사는 변화에 바람에 이끌려 가면서도 눈은 뒤쪽을 보고 있다. 그의 발 아래에는 폭풍의 바람에 이리저리

날려든 잡석의 조각들이 쌓여간다.

그런데 <짓기와 거주하기>를 설명하는 세넷이 왜 이 그림으로 4장을 마무리하는 것일까?

세넷은 상하이의 도시 건설가 Q부인과의 만남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녀는 중국의 문화혁명 이후 개방의 바람을 타고 승승장구 하고 있던 상하이의 번영을 건설했다.

모든 개발이 그렇듯이 사람들이 비공식적으로 거주하고 삶을 쌓아가던 정신적인 축적은

축출되었고 개인화되고 배타적인 거주의 형태적 변화는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공간은  되었지만

거주?하는 공간은 되지 못했다. Q 부인은 자신을 비롯한 동료들이 선택한 상하이의 건설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사람들을 한데 모이게 하는 장소로서 기능을 잃어버린 데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과거로 시선을 돌린다. 시쿠멘( 비공식적 정착촌-마당에서 공동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했다) 지역을

개보수 해서 하나의 시물레이션으로 과거를 현재에 끌어 들인다. 그들은 현재의 공허한 범주를

이 시물레이션으로 채우고자 한 것이다.

세넷이 말하고 있는 지점은 바로 이것이다. 지구화라는  도시 기능의 글로벌화는 사람들을 당위적인 진보의 바람으로

몰아세우며 끌고 가고 있지만 그들의 눈은 과거를 향하며 현재의 불안함을 채워놓고 있다. 하지만 이 과거는 현재와 단절된

하나의 연극이다.

 <새로운 천사>의 그림에 대한 세넷의 설명을 읽으며 좀 복잡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다.

인간은 시간이라는 범주 속에 놓여있는 절대적인 운명 속에 존재하지 않은가..

미래는 언제나 이끌고 있고, 과거는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것.

세넷은 도시를 박물관으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사라지면 애석할 과거와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버내큘러 건축법으로

풀어낸다.옛날 형식으로부터 출현한 새 형식이 여전히 과거와 연결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는, 시간속에서 나가아는 내러티브 보존의

논리..

이것은 짓는 것과 거주하기의 문제이면서도

나 개인이 과거와 어떤 식으로 연결하여 현재를 생성해야 하는지..매서운 미래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어떻게 지금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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